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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내수 관광의 주역,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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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임유정(프랑스)

 

 

세계여행관광협회(World Travel & Tourism Council, WTTC)가 2024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한 국가는 프랑스였다. 2023년 프랑스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8,940만 명에 달하며, 프랑스는 다시 한번 ‘관광 대국’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프랑스 대표 관광 명소, 몽생미셸

(출처: 임유정)

 

프랑스는 2025년 현재 총 54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이탈리아(60개), 중국(59개), 독일(55개)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수치다. 대표적인 유산으로는 베르사유 궁전, 몽생미셸과 그 만, 루아르 계곡 고성 지대 등이 있다.

 

또한 프랑스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미슐랭 가이드의 탄생지이기도 하다. 미슐랭 외에도 프랑스 내에서는 고에미요(Gault & Millau), 르 루따흐(Le Routard) 등 다양한 여행 가이드북이 활용된다. 미슐랭이나 고에미요는 주로 고급 레스토랑과 미식 문화를 중심으로, 르 루따흐는 경제적이고 체험 중심의 여행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각각의 특색을 가지고 있다.

 

이와 함께 프랑스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독특한 매력을 지닌 여행 가이드북이 있다. 바로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Les Plus Beaux Villages de France)’이다. 이 책자는 동명의 협회에서 발간하며, 소규모이지만 역사와 전통, 아름다움을 간직한 마을들을 소개한다. 

 

 

Sainte-Suzanne 마을 입구에 걸려있는 ‘아름다운 마을’ 표지판

(출처: 임유정)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협회

 

이 협회의 기원은 19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 남서부 콜롱주-라-루즈의 시장이었던 샤를 세이약은 우연히 리더스 다이제스트에서 발간한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사진집을 접했다. 그는 농촌 공동화로 쇠락하던 지방 마을을 되살리는 방안으로 ‘아름다운 마을’을 보호하고 홍보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이에 뜻을 함께한 66명의 시장이 모여 1982년 3월 살레르(Salers) 마을에서 협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협회는 14개 지역, 71개 주에 걸쳐 총 182개 마을을 지정하고 있다. 협회는 단순히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영혼 없는 박물관 같은 마을이 되지 않도록”, “놀이공원처럼 변질되지 않도록”, “미래를 염두에 둔 지속 가능성”이라는 원칙을 지키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선정 기준

 

협회는 43년의 역사를 지녔지만, 지금까지 선정된 마을은 182곳으로, 해마다 평균 4곳 정도만 등재되고 있다. 2025년에도 새롭게 이름을 올린 마을은 몽 도팡과 샹봉-쉬흐-부에즈 단 두 곳으로, 선정 과정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잘 보여준다.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30개가 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인구가 2,000명을 넘지 않아야 하며, 최소 두 개 이상의 문화재·기념물·유적지 등 보호 구역을 보유해야 한다. 또 마을 공동체 전체가 등재를 원한다는 합의된 의사를 갖추어야 한다.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비로소 평가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이후 ‘마을 진입로의 상태’, ‘건물 지붕 색상의 조화’, ‘공용 주차장의 관리’, ‘숙박 및 여가 시설의 유무’, ‘안내 표지판 설치 상태’ 등 32개가 넘는 세부 항목이 평가된다. 이 과정을 통과해야만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등재되고, 마을 입구에 그 명예의 간판을 걸 수 있다. 

 

 

Sainte-Suzanne 마을의 관광 안내소

(출처: 임유정)

 

등재 신청 후 최종 발표까지는 보통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협회의 위원회가 후보 마을을 직접 방문해 꼼꼼히 평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 번 등재되었다고 해서 영구적으로 자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지정된 마을은 6~9년마다 재심사를 받아야 하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간판을 잃을 수도 있다.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선정 효과

 

작은 시골 마을이라도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아름다운 마을’로 지정되면 단숨에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관광객 증가다. 신규 선정 마을은 협회 가이드북에 소개되고, 공식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널리 홍보된다.

 

관광객이 늘어나면 지역 경제에도 활력이 돌기 시작한다. 숙박업과 요식업은 물론, 기념품점과 지역 공예품 산업이 활성화되고, 자연스레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 지역 소득이 증가한다.

 

마을의 문화, 역사, 건축 자산 보존 효과도 크다. 선정 및 재심사 과정에서 요구되는 ‘마을 관리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문화재 보호와 관리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며, 이는 관광 명소의 가치를 지키는 데 기여한다. 또한 지자체와 민간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져 마을 인프라가 개선된다. 예를 들어, 민간 투자는 축제를 더 큰 규모로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자체는 환경 정비에 힘을 보탠다.

 

무엇보다 주민들에게 자긍심을 불어넣는 효과가 있다. ‘아름다운 마을’에 산다는 자부심은 마을을 더욱 가꾸는 원동력이 되며, 관광객에게도 더 친절하고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Sainte-Suzanne 마을

(출처: 임유정)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문제점

 

그러나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된다고 해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23년 이탈리아 베니스가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인해 관광세를 도입한 것처럼, 일부 마을은 지나친 관광객 유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이미 관광지였던 마을이 추가로 ‘아름다운 마을’로 지정된 경우 문제가 심각하다. 인구 2천 명 이하의 작은 마을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인프라에 과부하가 걸린다. 주차 공간 부족, 협소한 식당의 만석, 환경 훼손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며, 일부 몰지각한 관광객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와 주민-관광객 간 갈등도 나타난다.

외부 투자를 받아 인프라가 개선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마을은 관광객 증가에 따른 추가 비용을 자체적으로 감당해야 한다. 쓰레기 처리 비용이 늘어나고, 공동 공간과 문화재 훼손에 따른 보수 비용 부담도 커진다. 

 

 

문제 개선 및 해결 방안

 

이 같은 오버투어리즘 문제는 관광객 분산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요 축제를 성수기 대신 비수기에 열거나, 비수기 숙박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방법이 있다. 인근 마을과 연계해 관광객을 나누어 받거나, 일일 방문객 수를 제한해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환경 파괴, 쓰레기 증가, 관리 비용 상승 문제는 재정 지원으로 개선할 수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지원이 확대된다면 마을 환경 보전에 큰 도움이 된다. 나아가 중앙정부 차원에서 ‘친환경 관광 정책’을 홍보한다면 쓰레기 처리와 환경 보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의 해외판

 

1982년 시작되어 프랑스 국내 여행의 대표 가이드북으로 자리 잡은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은 인근 국가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1994년 프랑스어권 벨기에 남부 왈로니 지역에서 농촌 마을 관광 활성화를 위해 협회가 설립되었고, 1997년에는 캐나다 퀘벡, 2001년에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협회가 잇따라 만들어졌다. 이후 일본(2005), 스페인(2011), 스위스(2015)에서도 같은 취지의 협회가 설립되어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여행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다른 여행 가이드북과의 차이점

 

프랑스 여행의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하는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외에도 여러 여행 가이드북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미슐랭 가이드다. 미슐랭 가이드는 프랑스 타이어 회사가 1900년에 처음 발간한 여행 및 음식 평가서로, 자동차 여행자를 위해 식당, 숙박, 여행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히 식당을 별 1~3개로 평가하는 방식은 오늘날 전 세계 요식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아름다운 마을 가이드북이 문화유산과 농촌 마을을 중심으로 한다면, 미슐랭 가이드는 철저히 ‘식당’ 중심의 평가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 하나는 르 후따흐(Le Routard)다. 아름다운 마을 가이드북보다 9년 앞서 시작된 이 책은 이름 그대로 ‘배낭여행자’를 위한 안내서다. 가성비 있는 여행을 지향하며, 잘 알려진 명소뿐만 아니라 현지인만 아는 숨은 장소, 저렴한 숙소, 대중교통 이용법 등을 소개한다. 문화유산 보존과 농촌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아름다운 마을 가이드북과 달리, 르 후따흐는 자유여행자를 위한 실용적 종합 관광서라고 할 수 있다.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인 우나위르(Hunawihr) 입구 표지판

(출처: 임유정)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가이드북은 이제 프랑스 국내 여행자뿐만 아니라 해외 여행자들에게도 신뢰받는 안내서다. 농촌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된 만큼 다른 가이드북과는 분명한 차별성이 있다. 오버투어리즘이라는 과제는 남아 있지만, 비수기 방문 장려나 이웃 마을과 연계한 관광 전략 등을 통해 문제 해결의 가능성도 함께 열려 있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