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rity: Notice
Messag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LANGUAGE
Filename: libraries/user_agent_parser.php
Line Number: 226
Severity: Notice
Messag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LANGUAGE
Filename: libraries/user_agent_parser.php
Line Number: 226
미국의 30% 관세가 남아공에 미치는 영향 | |||
---|---|---|---|
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박혜린(남아프리카공화국)
관세 부과의 배경과 맥락
미국은 2025년 8월 1일부터 남아공산 농산물·자동차·섬유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 수준에서 30%로 대폭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남아공은 오랫동안 아프리카 성장기회법(AGOA)의 혜택으로 미국과의 교역에서 관세 면제를 받아 왔으나, 이번 조치로 그 특혜가 사실상 사라지게 되었다. 미국 정부는 자국 제조업과 농업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으며, 이 결정은 철강·자동차 노동조합의 정치적 압력과 세계 공급망 재편 과정과 맞물려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남아공 정부는 이번 조치가 미국의 일방적 결정이며, 자국 수출품이 미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25%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불공정한 무역 장벽이 양국 간 오랜 협력 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인상의 배경에 미국 국내 정치 요인과 보호주의 기류가 결합돼 있다고 지적하며, 브라질에 대한 50% 관세 사례와 함께 신흥국을 겨냥한 압박이 확산되는 흐름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남아공의 자동차·농업 수출품에 30% 관세를 부과해 논란을 일으켰다. (출처: Medium)
남아공과 미국의 무역 구조: 규모와 주요 품목
미국은 남아공의 제5위 수입국으로, 자동차 부품, 항공기, 기계·전자제품 등을 공급하며 상호보완적 무역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남아공의 대미 수출은 약 82억 달러 규모로, 전체 교역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 품목은 귀금속 및 보석 류(29억 9천만 달러), 자동차(14억 달러), 알루미늄(5억 3,452만 달러), 철강(5억 606만 달러) 등이다. 이와 함께 플래티넘 그룹 금속, 팔라듐, 망간, 오렌지·포도·와인 등 농산물, 기계류와 전자기기 등이 주요 수출군을 이룬다. 이들 품목은 남아공 제조업과 광업, 농업의 핵심 수익원이자, 대규모 고용을 창출하는 기반 산업이다.
2024년 미국으로 수출된 남아공 주요 품목과 금액 (출처: UN COMTRADE)
관세가 초래할 경제적·사회적 파장
관세 30%가 현실화될 경우, 남아공 경제는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연구기관들은 관세 부과로 최대 10만 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남아공 제조업 고용의 중심을 이루고 있어 관세로 인해 차량과 부품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농업 부문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오렌지·포도·와인 등 미국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은 품목들이 관세 대상에 포함되어 농가와 와인 수출업체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철강 및 관련 제품만 해도 약 18억 달러 규모의 수출이 위험에 처해 있으며, 수출 기업들은 생산량 축소와 인력 감축을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충격은 공급망을 따라 광산·운송·금융 등 연관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고, 국가 재정 수입 감소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노동시장에 미칠 충격도 우려된다. 이미 청년 실업률이 40%를 넘어선 상황에서 추가적인 구조조정은 사회 불안과 빈곤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노동조합은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해 기업과 정부의 삼자 협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피해 노동자들을 위한 재취업 교육과 사회 안전망 확대가 시급하다.
또한 미국 시장 접근이 제한되면 환율 불안과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금융 부문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남아공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관세 갈등은 국가 정체성과 무역 주권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출처: African Insider)
정부와 산업계의 대응
남아공 정부는 관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첫째, “수출 지원 데스크”를 설치해 관세로 피해를 입는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접수하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둘째, 경쟁법을 임시로 완화하는 블록 면제(block exemption)를 추진하여 동종 기업 간 정보 공유와 공동구매를 허용함으로써 공급망 혼란을 최소화하려 한다.
셋째,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피해 기업에 저리 대출을 제공하고, 고용보험기금을 활용해 실업자에게 임시 생활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동시에 미국과의 외교 채널을 통해 관세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이 설정한 관세 예외 목록 확대를 위해 협상에 나서고 있다.
산업계 역시 대응 전략을 마련 중이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미국을 대신할 시장을 찾기 위해 중동과 동남아시아로 판로를 넓히고 있으며, 농가와 와인업체들은 제품 포장을 미국 현지 기준에 맞추거나 원재료의 원산지를 조정함으로써 관세를 회피하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섬유업체들은 미국 현지에 조립·가공 시설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상당한 투자 여력이 요구되므로, 중소기업의 경우 실행에 어려움이 따르고 장기적 산업 구조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
대체 시장과 새로운 기회
남아공 경제의 대미 수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 멕시코, 유럽연합 등이 일부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미국 시장 전체를 대체할 수 있는 국가는 없다고 지적한다. 원자재형 상품인 커피, 설탕, 주스, 광물 등은 국제 가격이 형성되어 있어 비교적 쉽게 시장을 전환할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부품, 항공기 부품, 귀금속 촉매제 등 고도한 기술과 까다로운 인증이 필요한 품목은 대체 시장 확보가 쉽지 않아 장기적 전략이 필요하다.
국제 해상 운송은 남아공 수출경제의 핵심이며, 관세 정책은 해상 물동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출처: Atlantic Pacific Global Logistics)
미국의 관세 인상이 장기화될 경우, 남아공은 아시아 및 중동 국가와의 무역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유럽연합과의 경제동반자협정(EPA), 브릭스(BRICS) 회원국과의 협력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을 확대할 수 있다. 아울러 아프리카 역내에서 고속도로, 철도, 항만 등 인프라를 개선해 역내 무역을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한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적 맥락과 비교
남아공이 직면한 관세 갈등은 세계 무역 질서가 보호주의와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미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지정학적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가까운 우방국 중심의 공급망 만을 중시하며, 그 밖의 국가에는 높은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적용하는 경향이 있다. 브라질 역시 2025년 8월부터 대미 수출품에 50% 관세가 부과될 예정으로, 소고기·철강·항공기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아공과 브라질의 사례는 미국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신흥국 경제에 얼마나 큰 취약성을 안겨주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각국이 무역 파트너를 다변화하고 역내 경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결론
미국의 30% 관세 부과는 남아공 경제에 단기적으로는 위협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 구조 전환의 계기로 작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남아공은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기술 혁신을 촉진하며, 사회적 안전망과 교육 시스템을 확충해야 한다. 이러한 종합적 전략은 관세라는 외부 충격 속에서도 경제의 지속 가능성과 회복력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