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rity: Notice
Messag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LANGUAGE
Filename: libraries/user_agent_parser.php
Line Number: 226
Severity: Notice
Messag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LANGUAGE
Filename: libraries/user_agent_parser.php
Line Number: 226
‘투잡’ 뛰는 미국 직장인 늘고 있다 | |||
---|---|---|---|
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권영일(미국)
레슬리(Leslie)는 애틀랜타에 있는 한 카이로프랙틱 클리닉의 안내 데스크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수입을 늘리기 위해 최근 주말에도 일할 수 있는 파트타임 잡(part-time job)을 찾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처럼 이른바 ‘투잡(two jobs)’을 갖는 직장인들이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정규직으로 일하면서도 부업이나 ‘긱 이코노미(Gig Economy: 단기 계약이나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는 형태)’를 통해 추가 수입을 얻는 것이다.
최근 경기 불황에 따른 얇아진 월급봉투가 직장인들을 투잡으로 이끌고 있다. (출처: 애틀랜타 저널)
미국 노동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에 따르면, 현재 두 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미국인은 약 890만 명으로 전체 민간 노동력의 5.4%에 해당하며,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흐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지는 경제 불안, 불충분한 후생복지, 일자리 안정성에 대한 우려와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
최근 경기 둔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본업 외에 추가 수입을 모색하는 정규직 노동자가 더욱 늘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애틀랜타의 경우, 직장인의 약 8%가 두 개 이상의 직업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 전문업체 렌딩트리(LendingTree)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애틀랜타 직장인들의 7.7%가 복수 직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에서 9번째로 높은 수치다. 50대 대도시 가운데는 밀워키, 피닉스, 인디애나폴리스가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반대로 복수 직업을 가진 비율이 낮은 도시로는 캘리포니아주 산호세(1.3%)와 노스캐롤라이나주 랄리(2%)가 꼽혔다. 이들 지역의 평균 임금은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다. 애틀랜타(7.7%) 보다 높은 비율을 보인 도시는 캔자스시티(7.8%), 콜럼버스(7.9%), 프로비던스(8%)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투잡’ 현상에 대해 “일부는 생계를 유지하거나 당장 필요한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 두 개 이상의 직업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즉, 복수 직업을 가진 사람들 대부분이 선택보다는 필요에 의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투잡을 뛰는 직장여성의 생활을 소개한 한 유튜브 (출처: Audrey Victoria 유튜브 캡쳐)
HR 플랫폼 업체 리모트(Remote)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응답자의 18%는 이미 부업이나 두 번째 직업을 갖고 있다고 답했으며, 57%는 앞으로 부업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또 정규직 사무직 근로자 가운데 단 17%만이 “현재 직장에서 안정감과 동기 부여를 느낄 수 있는 충분한 자원과 지원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79%는 전년 대비 미국 경제 상황에 더 큰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주요 요인으로는 은퇴 자금 마련과 재정 준비 부족(60%)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해고 가능성(45%)과 고용 안정성(44%)이 뒤를 이었다. 특히 평균 임금 수준이 낮은 지역일수록 복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경향을 보였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이 저임금 구조나 근무시간이 불규칙한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교육, 의료, 운송, 접객업 종사자들이 근무 외 시간이나 주말에 다른 부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 직업 종사자의 주당 평균 근로 시간은 44시간이며, 이 가운데 세컨드 잡에서 일하는 시간이 평균 13시간을 차지했다. 복수 직업 종사자의 평균 연령은 37세로, 단일 직업 종사자의 평균 연령(39세)보다 다소 낮았다. 또한 여성(5.5%)이 남성(4%) 보다 복수 직업을 가질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역설적이게도 이렇게 더 오래 일함에도 불구하고, 복수 직업 종사자의 주당 평균 수입은 단일 직업 종사자보다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직장인들의 연봉은 줄어드는 추세
투잡 직장인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줄어든 월급봉투 때문이다.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 직장인들의 연봉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노동부가 발표한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직장인의 중간 소득(median salary)은 연봉 6만 2,088달러(주급 1,194달러, 월급 5,174달러)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주급은 1,307달러, 여성은 1,096달러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 16% 적게 받았다. 특히 아시아계 여성은 무려 20% 적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5~54세가 7만 1,552달러로 가장 높았고, 55세를 기점으로 소득이 줄어들어 65세 이상은 6만 3,544달러를 기록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16~19세 청소년은 3만 3,686달러, 20~24세 초년생은 4만 1,184달러를 받았다.
또한 소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가운데 학력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사 학위 이상 소지자는 평균 10만 달러 이상, 대졸은 8만 3천 달러, 고졸은 4만 9천 달러 수준이었다. 학사 학위자는 고졸 근로자보다 68% 이상 더 많이 받아, 연간 3만 달러 이상의 임금 격차가 벌어졌다.
인공지능(AI) 발전도 한몫
디지털 일자리를 통한 부업도 크게 늘고 있다. 디지털 부업으로 소득을 늘린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온라인에서 그림을 판매해 월평균 2만 달러 이상을 벌고 있는 직장인도 있다. 그는 “퇴근 후나 주말 시간을 활용해 주당 10시간 정도 PC로 그림을 그려 부수입을 올린다”고 말한다. 물론 누구나 고소득을 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부업에 나서는 직장인 자체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디지털 일자리를 통한 부업도 한몫하고 있다. 디지털 부업으로 소득을 늘렸다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출처: 센스 HR)
그렇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히 남아있다.
채용 플랫폼 잡리드(JobLeads)는 세계은행(World Bank Group)과 온라인 노동 관측소(Online Labour Observatory)의 데이터를 분석해 온라인 기반 긱 워커 시장을 주도하는 국가 목록을 최근 공개했다.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온라인 프리랜서 시장에서 미국이 28%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소프트웨어 및 기술 직군이 전체 프리랜서의 36.4%로 가장 많았고, 이어 크리에이티브·멀티미디어 분야(21.1%), 사무·데이터 입력 업무(18.2%) 순으로 나타났다.
가트너의 한 디렉터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이제 기업들은 직원이 부업을 병행한다고 해서 문제로 간주하지 않는 새로운 기준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2020년 팬데믹 이전까지만 해도 기업은 직원이 다른 회사에서 일하는 것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