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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불고 있는 e스포츠 열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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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맹현철(인도)
인도를 대표하는 스포츠는 단연 크리켓이다. 인도 1위 OTT 플랫폼이던 디즈니 플러스 핫스타(Disney+ Hotstar)는 2023년 인도 크리켓 리그(India Premier League, IPL)의 온라인 중계권을 당시 경쟁사인 릴라이언스의 지오시네마(Jio Cinema)에 빼앗기게 되었다. 디즈니 플러스 핫스타에서는 유료로 시청해야 했던 IPL을 지오시네마에서는 무료로 시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결과 디즈니 플러스 핫스타의 유료 가입자는 약 6,100만 명 수준에서 4,000만 명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2023년 2사분기에만 1,250만 명의 유료 고객이 급격히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도에서 크리켓이 얼마나 큰 인기와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렇다면 크리켓 다음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는 무엇일까? 전통적인 스포츠를 넘어서 e스포츠까지 범위를 확장하면, 크리켓 다음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의 유력한 후보로 e스포츠를 꼽을 수 있다. 그만큼 인도에서 e스포츠의 인기가 최근 매우 뜨거워지고 있다.
2025년 4월 27일, 웨스트벵갈을 대표하는 도시인 콜카타(구 캘커타)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대회(공식 명칭: Battlegrounds Mobile India Series)가 막을 내렸다. 총 상금 3,210만 루피(약 5억 5,253만 원) 규모의 이번 대회는 예선전이 1월 초에 시작되었으며, 총 1,080개 팀이 참가하였다. 이번 대회의 결선에는 15,000명 이상의 인도 청년들이 현장을 찾아 관람하였고, 영어, 힌디어뿐만 아니라 마라띠어, 구자라띠어, 벵갈어, 텔루구어, 타밀어, 칸나다어 등 총 10개 언어로 온라인 중계가 이뤄졌다.
이 대회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게임(공식 명칭: Battlegrounds Mobile India, 이하 BGMI)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e스포츠 대회이며, BGMI는 한국 게임회사 크래프톤이 제작한 유명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의 인도판 모바일 게임이다. 크래프톤 인디아는 초청 프로 선수를 대상으로 한 대회(Battlegrounds Mobile Pro Series)와, 초청받은 프로 선수뿐 아니라 예선을 통과한 아마추어 선수들도 참여할 수 있는 대회(Battlegrounds Mobile India Series)를 주최하고 있다. 아마추어 게이머도 참가할 수 있는 대회의 경우, 매번 2만 명 이상의 참가자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크래프톤 인디아뿐만 아니라 여러 단체들도 전국 또는 지역 단위의 BGMI 대회를 활발히 개최하고 있다. 소규모 지역 대회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세 자릿수를 넘어설 정도로 많은 대회가 열리고 있다.
BGIS 2025 콜카타 무대 사진 (출처: 크래프톤 제공)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에 이어, 인기와 규모 측면에서 인도 2위 e스포츠 게임은 액티비전의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이다. BGMI의 e스포츠 대회와 마찬가지로, 액티비전이 개최하는 콜 오브 듀티 대회 역시 아마추어 선수도 참여하는 대회(Call of Duty: Mobile India Cup – Open)와, 프로 선수 및 오픈 대회 상위권 선수가 함께 참여하는 대회(Call of Duty: Mobile India Cup)로 구성되어 있다. 오픈 대회의 총상금은 100만 루피(약 1,636만 원), 본 대회의 총상금은 250만 루피(약 4,091만 원)이다. BGMI 대회의 상금과 비교하면 적은 금액이지만, 인도 물가를 감안하면 결코 적은 수준은 아니다. 예를 들어 국제 대회인 EVO Japan에서 철권8의 상금이 275만 엔(약 2,651만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콜 오브 듀티 인도 모바일 대회의 상금도 결코 작지 않음을 알 수 있다.
COD 2024년 챔피언십 (출처: COD 유튜브 채널)
현장에서 체감되는 e스포츠의 인기는 통계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인도를 대표하는 e스포츠 행사 기업 NODWIN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의 대회를 기준으로 2024년에는 17개 게임에서 e스포츠 대회가 열렸으며, 총 참여 인원은 약 207만 명에 달하였다. 이는 2023년의 179만 명과 비교해 15.6% 증가한 수치이다. 총상금 규모는 2022년 1억 5,000만 루피, 2023년 1억 8,100만 루피, 2024년에는 1억 8,700만 루피로 증가하였으며, NODWIN은 2025년에는 약 33% 증가한 2억 5,000만 루피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라이브 중계와 녹화 중계를 합한 전체 e스포츠 방송 시간은 2022년 4,500시간, 2023년 6,500시간, 2024년 7,400시간을 기록하였으며, 2025년에는 9,000시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평균 분당 시청자 수(Average Minutes Audience)는 2023년에 2억 4,000만 명, 2024년에는 2억 8,700만 명에 달했으며, 2025년에는 3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청년 남성의 취미로 여겨졌던 e스포츠에 여성의 참여가 증가하고 있는데, 2024년 기준으로 여성 팬 비율은 25%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의 22% 대비 3% 증가한 수치이다.
BGIS 2025 콜카타 대회 입장 대기 중인 관중 (출처: 크래프톤 제공)
인도 e스포츠의 첫 번째 인기 요인은 온라인 게임 자체의 인기에서 찾을 수 있다. 게임의 인기가 있어야 이를 기반으로 한 e스포츠도 인기를 끌 수 있으며, 다시 e스포츠의 인기는 해당 게임의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EY가 2025년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인도의 온라인 게이머 수는 약 4억 5,500만 명으로, 이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미국보다도 1억 명가량 많은 수치이다. 이 숫자는 2025년에는 5억 1,7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게임 앱 다운로드 횟수는 85억 건으로, 이는 전년 대비 11% 감소한 수치이다. 온라인 게임 산업 규모는 2023년에 2,360억 루피를 기록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소폭 감소한 2,320억 루피를 기록하였다. 게임 이용자 수는 증가하는 반면, 다운로드 횟수와 산업 규모는 감소한 이유는 인도 정부의 도박형 온라인 게임에 대한 세율 인상 때문이다. 대부분의 도박이 금지된 인도에서 소액 온라인 게임은 현금 거래가 가능한데, 이들 게임에 대해 정부가 28%의 세율을 부과하면서 관련 산업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슈팅 게임 등 다른 장르의 게임 산업은 2023년 460억 루피에서 2024년 530억 루피로 15% 성장하였다. 인도 e스포츠 산업을 이끄는 게임이 속한 장르는 슈터(Shooter) 장르인데, 전체 게임 다운로드 중 이 장르가 차지하는 비율은 6%에 불과하지만, 앱 내 결제(In-app purchase) 비중은 51%에 달한다. 다시 말해, 수익성이 매우 높은 게임 장르라는 점에서 e스포츠 기반 게임으로서 강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인도 인기 게임 프리 파이어 (출처: The Mobile Indian)
인도 e스포츠 인기의 두 번째 원인으로는 온라인 라이브 방송의 인기를 들 수 있다. 인도 e스포츠의 초창기 멤버 중 가장 인기 있는 선수로는 스카우트(Scout)와 모탈(MortaL)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인도 e스포츠 초창기 인기에 큰 기여를 한 인물들로, 당시 e스포츠 산업 규모는 지금처럼 크지 않았으나, 큰 인기를 누리며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고 경제적 성공도 거두었다. 이러한 성공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라이브 방송이었다. 스카우트는 1996년생, 모탈은 1997년생으로, 두 사람 모두 20대에 큰 성공을 이뤄냈다. 적은 자본과 인력으로도 라이브 방송을 통해 수많은 사람을 끌어들여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성취도 이루어낸 것이다.
유명 선수들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선수 활동을 이어갈 수 있으며, 팬들은 경기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콘텐츠도 자주 접할 수 있어 서로에게 긍정적인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참고로 현재 스카우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약 507만 명, 모탈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약 700만 명에 달한다.
스카우트의 유튜브 채널(상)와 모탈의 유튜브 채널 (하) 스카우트 채널 구독자 507만, 모탈 채널 구독자 700만
인도 e스포츠 인기의 세 번째 원인으로는 ‘참여 가능성’을 들 수 있다. 인도 거리에서 크리켓을 즐기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그 수는 모바일 게임 이용자보다 적다. 특히 인도 학생들은 8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입시에 돌입하면서 체육 활동 시간이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덜 줄어든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인도에서는 온라인 미디어와 함께 모바일 게임의 인기가 급격히 상승하였다. 야외 활동이나 타인과의 물리적 연결이 제한된 시기에, 다수가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은 단순한 유희를 넘어 사회적 연결의 수단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런 흐름 속에서 온라인 게임 이용자들은 자연스럽게 e스포츠의 관객이 되기도 하고, 직접 대회에 참여하기도 한다. 대규모 상금이 걸린 전국 단위 대회뿐 아니라 지역 단위의 크고 작은 대회가 수시로 개최되고 있으며, 인도에서는 누구나 손쉽게 이러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관객 또는 선수로서의 직접적인 참여 경험을 통해, 인도 청년들은 e스포츠에 더욱 깊숙이 관여하게 된다.
BGIS 2025 콜카타 대회 우승자 (출처: 크래프톤 제공)
현재 인도에서는 e스포츠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한국 기업인 크래프톤이 개발한 게임이 있다.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느끼는 한편, 아쉬운 점도 있다. 이번 대회의 공식 스폰서는 중국계 모바일폰 브랜드인 리얼미(Realme)였다. 인도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한국의 삼성 갤럭시와 중국계 브랜드인 샤오미(Xiaomi), 오포(Oppo), 비보(VIVO), 리얼미(Realme)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비즈니스에 국적을 따질 필요가 없다는 주장에도 일리는 있지만, 리얼미가 적힌 스폰서 배너 자리에 한국의 다른 유명 브랜드가 있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바람이 드는 것은 한국인으로서 어쩔 수 없는 감정인 듯하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