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PHP Error was encountered

Severity: Notice

Messag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LANGUAGE

Filename: libraries/user_agent_parser.php

Line Number: 226

A PHP Error was encountered

Severity: Notice

Messag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LANGUAGE

Filename: libraries/user_agent_parser.php

Line Number: 226

알림마당 > 뉴스레터 - 모로코 청년 세대, 전통과 혁신 사이

알림마당 행복 경제의 새바람
경북 프라이드 기업

모로코 청년 세대, 전통과 혁신 사이

14.jpg

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박한별(모로코)

 

 

북아프리카의 관문이자 아랍, 유럽, 아프리카 문화가 뒤섞인 모로코는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독특한 사회적 긴장을 겪고 있다. 청년 세대는 전통적인 가족 중심 가치관과 세계화의 강력한 흐름 사이에서 자신들의 정체성과 미래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도전하고 있다.

 

 

심각한 취업난

 

모로코 청년들이 가장 크게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는 높은 실업률이다. 2024년 말 통계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은 36.7%로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대학 졸업자들조차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졸업장이 오히려 짐이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필자가 만난 청년 중 한 명인 무아드(25세)는 수도 라바트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는 "작년에 졸업할 때만 해도 부모님께서 자랑스러워하셨어요. 그런데 벌써 1년째 무직이에요. 전공과 맞지 않는 일자리라도 알아봤지만, 경쟁률이 너무 높아 면접 기회조차 얻기 어렵네요. 이제 졸업장이 짐처럼 느껴져요."라고 토로했다. 그는 최근 친구들과 함께 캐나다나 프랑스 이민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있으며, 유럽과 북미가 선호되는 목적지로 꼽히고 있다.

 

모로코의 높은 청년 실업률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 특히 고학력자일수록 사무직이나 전문직을 선호하지만, 이러한 일자리는 충분히 창출되지 않고 있다. 최근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모로코에서는 매년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 수가 새로 생기는 일자리 수를 훨씬 넘어서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일자리가 비공식 부문에 집중되어 있어, 고학력 청년들이 기대하는 직업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크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청년들의 좌절감과 사회적 불만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출처: mcc.gov)

 

 

정부와 국제기구의 지원

 

청년들의 암울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모로코 정부와 국제기구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포르사(Forsa)'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에게 창업 기회와 자금을 지원하는 국가적 창업 촉진 프로그램이다. 2022년에 시작된 포르사 프로그램은 창업 교육, 비즈니스 멘토링, 최대 10만 디르함(약 1만 달러)의 초기 창업 자금을 지원하며, 특히 디지털 기술, 농업 혁신, 친환경 사업 분야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 약 2만 개 이상의 창업 프로젝트가 지원을 받았으며, 실제 이 중 상당수가 사업화에 성공했다.

 


(출처: forsa.ma(좌), innovibe.ma(우)

 

또한, EFE-Maroc (Education For Employment Morocco)은 청년 취업을 전문으로 지원하는 비영리 국제기구다. EFE-Maroc은 실무 중심의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모로코 내 유력 기업들과 협력하여 청년들에게 직접 일자리를 연결해 준다. 특히 IT, 호텔 관광, 금융, 의료 서비스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서 구체적인 직업훈련을 제공하며,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의 직업 능력과 자신감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최근 3년간 EFE-Maroc 프로그램 수료자의 평균 취업률은 약 80%를 넘으며, 이는 모로코 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청년 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디지털 문화 세대

 

모로코 청년들은 디지털 세대답게 SNS와 유튜브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현재 모로코의 소셜 미디어 사용자 수는 인구의 절반을 넘었고, 특히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의 청년층이 가장 높은 사용률을 보인다. 하루 평균 3시간 이상을 온라인에서 보내며, 글로벌 문화와 최신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습득한다. 유명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은 새로운 문화와 생활 방식을 제시하며 전통적인 사회적 제약을 넘어선 자유로운 삶을 모색하도록 청년들을 이끌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모로코 청년들 사이에서는 디지털 콘텐츠 창작과 온라인 사업이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유튜브와 틱톡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모로코 출신 크리에이터들은 사회적 이슈부터 글로벌 트렌드, 문화 소개까지 다양한 주제로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사회의 보수적 가치관에 도전하며, 자신만의 개성과 창의성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전자상거래, 디지털 마케팅 등 온라인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성공 사례들이 나오고 있으며, 이는 취업이 어려운 현실에서 청년들이 스스로의 역량으로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다. 

 

 

전통과의 충돌

 

이러한 디지털 문화와 현대적 가치관은 전통적인 가족 구조와의 갈등을 일으킨다. 모로코 사회는 이슬람 종교와 오랜 문화적 전통에 바탕을 둔 강력한 가족 중심의 가치관을 고수하며, 독립적인 삶을 원하는 청년들과의 갈등이 곳곳에서 발생한다.

 

카사블랑카에서 독립적으로 디자인 일을 하며 SNS를 통해 작품을 알리고 있는 사미라(26세, 가명)는 최근 가족과 큰 갈등을 겪었다. 그녀는 "부모님이 원하는 건 안정된 직장과 일찍 결혼해 전통적인 가정을 꾸리는 거예요. 제가 독립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크게 반대하셨어요. 특히 제가 히잡을 벗고 현대적인 옷차림을 SNS에 올린 후, 가족들과 심각한 갈등이 생겼어요. 부모님은 제가 전통과 종교적 가치를 버린다고 생각하세요. 제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님과의 관계가 요즘 가장 힘들어요."라고 털어놓았다.

 

 

(출처: ttgmedia.com)

 

젊은 남성들도 이슬람적 가치에 따른 책임과 개인적 꿈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전통적으로 모로코 가족은 안정적인 직장과 일찍 가정을 꾸리는 삶을 기대하며, 이러한 기대는 종교적·문화적 배경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기대를 충족하기 어려운 청년들은 내면적인 갈등과 사회적 압박 속에 스트레스를 겪는다.

 

 

도전하는 청년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많은 모로코 청년들은 혁신적인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최근 카사블랑카, 라바트와 같은 주요 도시에 테크 허브가 조성되며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있다. 인공지능, 핀테크, 친환경 산업 분야에서 청년 창업자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들은 정부와 민간의 지원을 받아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핀테크 스타트업인 캐시플러스(CashPlus)는 빠르게 성장하며 북아프리카 핀테크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들어 유럽 및 중동 투자자들이 모로코 스타트업 생태계에 주목하며, 해외 자본의 유입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이 더욱 활발히 창업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모로코 경제의 장기적인 혁신과 성장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모로코의 미래는 이처럼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하는 청년 세대에 달려 있다.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보여주는 창의성, 열정, 사회 참여는 새로운 모로코를 만들어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들이 어떻게 전통과 혁신을 조화시키고 자신만의 정체성을 형성해 나갈지, 모로코의 젊은 세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