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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전 국경 넘는 이민자들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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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권영일(미국)

 

 

미국인 대부분은 이민자이거나 이민자의 자손일 만큼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다. 이렇다 보니 미국은 세계에서 문화적, 인종적으로 가장 다양한 국가가 되었다. 미국의 역사에서도 새로운 이민자들은 미국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이처럼 미국에서 이민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또한 미국에는 1875년 이전까지 이민을 제한하는 연방법이 없었다. 사실상 도착하는 모든 사람에게 입국이 허용되었고, 주로 유럽인들이 대규모로 이주해 와서 백인 사회를 형성했다. 1875년 이민을 최초로 제한하는 이민법이 만들어지면서 미국에서는 외부인에 대한 제한을 두기 시작한다. 이후 미국은 1882년 ‘중국인 배척법’이나 1917년 ‘아시아금지 지역’을 설정하여 중국이나 아시아 국가로부터 이민을 차단하였다. 백인 ‘인종의 순수성’을 유지한다는 명목이었다.

 

미국이 다시 모든 국가로부터 이민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1965년 ‘이민 및 국적법’(INA)을 채택한 이후이다. 인종차별을 철폐한 1964년 민권법에 의거하여 출신 국가에 근거한 이민 차별을 철폐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는 이전처럼 지구촌 곳곳에서 이민자가 몰려들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11월 14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OECD 38개 회원국으로 영주권을 받고 이민한 사람은 모두 650만 명에 이르렀다, 사상 최대 규모이다. 이는 2022년 600만 명보다 10%가 늘어난 숫자이다.

 

이 가운데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나라는 당연 미국이다. 실제 미국은 지난해 모두 118만 9,800명의 이민자를 받았다. 전년보다 13.4% 늘어난 숫자이다.  

 

 

미국으로, 미국으로 몰려드는 중남미인들

(출처: 애틀랜터 저널)

 

당파에 따라 변하는 이민정책 

 

이민 제한법이 사라지자 미국은 유럽에서 남미와 아시아로 이민의 물결이 전환되었다. 미국과 남쪽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 출신이 가장 많이 들어왔다. 멕시코인은 미국 이민자의 24%(2019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의 인도와 중국이 뒤를 잇고 있는데, 미국 내 중국 이민자 비율은 6%에 달하며, 이어 필리핀 출신이 5%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인은 미국 이민자의 2%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이들은 합법적으로 입국한 이민자들이다. 

 

이런 가운데 INA 채택 이후 불법 이민자들도 멕시코를 비롯한 남미에서 대거 들어왔다. 덩달아 이들에 의한 미국 사회의 이민자 문제도 커지지 시작했다. 이에 따라 연방의회는 1986년 ‘이민 개혁 및 관리법’(IRCA)을 제정했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가 최근 점점 더 당파적 렌즈를 통해 불법 이민 사태를 바라보면서 이민제도는 교착상태에 빠졌다. 사면을 남발하고 이민단속은 방임하는 파행적 집행이 거듭되자 불법 이민은 오히려 급증한 것이다.

 

클린턴 행정부의 경우 1996년 ‘불법이민개혁 및 이민책임법’(IIRIRA)을 제정하여 불법 이민자의 체포, 구금, 추방을 쉽게 하고, 장기간 불법 체류자의 재입국을 금지시켰다. 또 합법적인 이민자에게도 일정한 자격을 갖추지 않으면 푸드 스탬프와 노인 주거비 등 정부의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2001년 9.11 테러 사건은 미국 당국의 이민정책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 이민보다는 국가안보를 중시하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부시 행정부는 2003년 ‘국토안보부’(DHS)를 설립하여 테러와의 전쟁과 함께 불법체류자의 단속을 강력하게 집행했다. 이민이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국경 단속을 강화하고 서류 미비자의 출입을 금지한 것이다. 그러나 당파적 대립으로 인해 불법 이민자들은 꾸준히 증가하여 이민에 대한 정치적 분열을 심화시켰다. 

 

공화당은 현지인의 일자리를 우선시하는 반면, 민주당은 서류 미비자들의 합법적 신분 구제를 주장하면서 서로 맞서고 있다. 당파적 양극화는 대통령의 행정 명령에 의한 임시 방편적인 이민 정책의 양산을 초래했다. 

 

 

도널드 트럼프 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

(출처: Reuters)

 

불법 이민자 급증으로 사회문제 심각

 

미국 내 불법 이민자 급증은 마침내 사회문제로 확대되었다. 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불법 이민자 수가 2019년보다 167%나 증가한 100만 명이 훨씬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불법 이민자에 대한 우려와 불만 속에서도 매일 미국의 국경을 불법적으로 넘는 불법 이민자는 수천 명에 달하고 있다.

이는 미국 사회에서 경제 손실, 사회 갈등, 국가 안보 위협 등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불법 이민자들이 생계 전선에 뛰어들면서 저임금 노동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교육 및 의료 서비스 부담도 증가하는 데다 범죄율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불법 총기로 인한 사망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저임금 노동자의 5%는 불법 이민자로 추정되며, 미국 공립학교에서 불법 이민자 자녀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7%에 해당한다. USCIS에 따르면, 불법 이민자들은 주로 멕시코(약 50%), 중남미(약 30%), 아시아(약 20%)를 차지한다.

 

불법 이민 문제의 심각성이 대선이 본격화되면서 논란이 커지자, 여론조사업체 갤럽은 2024년 2월 전국의 성인 902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실시한 조사를 발표한 바 있다. 전체 응답자 10명 가운데 6명 이상(61%)이 불법 이민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답변했다. 이는 2019년 46%보다 15%나 오른 것이다. 

 

 

텍사스주 방위군이 국경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출처: 엑스(X) 그렉 애봇 주지사 계정)

 

트럼프 취임 후 불법 이민자 단속 강화

 

바이든 행정부는 불법 이민의 근원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적이고 다각적인 접근을 주장했다. 반면 공화당은 불법 이민자들의 석방과 구제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 당선인은 국경 장벽 설치와 국경 경계 인력 증원, 더 많은 구금과 추방 등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지난 47대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 이슈와 함께 불법 이민자 문제로 인해 트럼프와 공화당에게 압승을 안겨주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트럼프는 당선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차기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불법 이민자 추방을 거론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집권 첫날 대규모 행정명령을 통해 대대적으로 이민자를 추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가 백악관 비서실장에 이어 두 번째 단행한 인사는 국경 문제를 총괄하는 ‘국경 차르(border czar)’였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톰 호먼을 미국 국경을 총괄하는 ‘국경 차르’에 임명한 것이다. 이로 인해 중남미의 인신밀수업자들이 트럼프가 2025년 1월 20일 취임하기 전 이주민들이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최근 보도했다.

 

이에 따라 텍사스주 방위군은 혹시라도 있을 대규모 이주민들에 대비해 남부 국경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그렉 애봇 텍사스 주지사가 밝혔다. 

 

뉴욕포스트는 최근 평균 300명의 불법 이민자가 매일 텍사스주 이글패스로 국경을 넘고 있으며, 당국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에 "대규모" 국경 통과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