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김도연(베트남)

18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초반까지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 기술은 혁신과 새로운 제조 공정으로 사회, 경제 그리고 인간의 삶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당시 산업 혁명의 기술은 증기기관으로 에너지를 얻는 기술이었고, 1870년대부터 기술은 점차 전기에너지로 전환되었다. 1970년대에는 자동차 산업의 급격한 발달로 로봇을 활용한 자동차 및 중공업 산업이 발달하게 되었고, 2010년 초반부터 다양한 IT기술을 접속한 스마트 팩토리 기술이 등장했다. 

산업화와 기술 진화 

(출처: 테크밸리 리포트)

현재는 1차 산업화(증기기관)는 종료되고 2, 3, 4차 산업이 공존하고 있다. IoT, Big Data, AI 등을 활용해 발전한 스마트 팩토리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한 국가의 산업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반 산업이 되었으며 상대적으로 풍부한 IT 기술 인력과 생산, 제조, 조립 경험을 갖추고 있는 베트남에도 해외 및 국내 기업을 통한 스마트 팩토리 도입이 2010년 초반부터 시작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를 이루는 요소들

스마트 팩토리의 핵심은 ‘데이터 수집–분석–예측’이다. 스마트 팩토리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다. 각 공장과 산업현장에는 전류, 진동, 온도, 생산량을 파악할 수 있는 센서나 현장 설비가 있어서 이를 디지털, 데이터화 하여 회사 내부의 네트워크(Wi-Fi, 네트워크 장비)를 통해 회사 내 서버나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한다.

스마트 팩토리 주요 요소 

(출처: 태크밸리 리포트)

이렇게 저장되고 분류된 데이터는 실시간 데이터를 처리하는 MES 혹은 데이터 처리 완료 후에 공장 운영과 경영에 필요한 재무, 회계, 구매, HR 등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ERP 시스템으로 연동된다. 일반적으로 스마트 팩토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데이터의 수집, 전송, 분석뿐만 아니라 수집되고 정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량, 매출 등의 ‘예측’을 제공한다.

해외 기업 주도의 베트남 스마트 팩토리 산업

베트남의 스마트 팩토리 산업은 해외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2010년 초반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기업들은 생산시설을 중국과 동남아까지 확대했다. 당시 베트남은 인건비가 저렴해 스마트 팩토리의 도입이 크게 필요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게 된 배경에는 글로벌 대기업의 ‘생산 표준화’가 있다. 

미국의 코카콜라는 2013~2016년 하노이, 호찌민, 다낭에 코카콜라 생산 공장을 세웠다. GE(General Electric)는 베트남 하이퐁 지역에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했으며, 유럽의 보쉬(Bosch)는 베트남 롱탄(Long Thanh) 산업단지에 독일의 선진 기술을 도입하여 자동차 부품, 하이테크 제품 중심의 스마트 팩토리 제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 다른 유럽 기업 ABB(스위스), SIEMENS(독일), Henkel(독일)도 2010년 초반부터 베트남 스마트 팩토리 구축과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스마트 팩토리를 주도하는 해외 기업 

(출처: 테크밸리 리포트)

한국의 경우 삼성전자가 베트남 북부 박닌 (Bac Ninh), 타이응우옌(Thai Nguyen) 지역에 휴대전화와 디스플레이 생산 시설을 첨단 제조 기술, 로봇, 자동화 시스템으로 구축하였고 최신 IoT, AI, Big Data 기반으로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베트남 스마트 팩토리

(출처: savills)

LG전자는 베트남 북부 하이퐁(Hai Phong)에 LG Display, LG Innotek 공장 중심으로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했다. 

베트남의 스마트 팩토리 분포 

(출처: 테크밸리 리포트)

베트남 주도의 스마트 팩토리 산업

베트남 정부는 ‘2030년까지의 과학·기술의 발전 및 혁신을 위한 전략에 관한 결정문 제569/QD-TTg호’를 발표하고 자동화 기술을 먼저 육성한다는 계획이 있다. 

에릭슨 그룹(Ericsson Group)의 자료에 따르면 2025년까지 글로벌 제조 거점(hub)의 67% 이상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되며, 베트남은 현재 체결된 16개의 FTA 덕분에 상당한 규모의 FDI를 유치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스마트 팩토리를 주도하는 베트남 국내 기업들 

(출처: 테크밸리 리서치)

스마트 팩토리 산업은 단순히 기술 도입이나 건설뿐만 아니라 정부의 도시 개발 계획, 부동산 개발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다 보니 정부나 국영 기업 주도의 산업단지 조성과 사회 간접투자 프로젝트 사업과 병행된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북부에 박린, 하이퐁 공업단지, 남부에 동나이, 롱탄, 빈증 지역에 스마트 팩토리 건설이라는 대대적인 국가 및 민간 주도형 사업과 기업의 인센티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베트남 빈증(Binh Duong)지역은 베트남 국영 기업 베카멕스(Becamex)가 산업 부동산과 도시 개발 계획, IT와 데이터센터 구축 운영을 바탕으로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시티 모델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 기업과 협업, 빈증 지역의 인재 양성을 위한 EIU(Estern International University)를 설립 및 지원,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남부 Binh Duong의 Becamex 산업단지 

(출처: Nguoi Dua Tin)

베트남 주도의 스마트 팩토리는 베트남 기업 비나밀크(VINA Milk)가 2013년 베트남 남부 빈증(Binh Duong)지역에 비나밀크 메가팩토리 설립과 함께 시작됐다. 당시 기술의 핵심인 로봇 기술은 한국의 LG가 제공하였고, 독일의 쉐퍼(Schafer)가 IoT 기술이 접목된 물류 및 창고 관리 시스템을 지원했다. 베트남 기업에 의해 설립된 스마트 팩토리이지만 ISO, GMP, FSSC와 같은 굵직한 국제 표준을 통과하였고 2019년에는 천만 불의 투자로 동남아에서 가장 큰 우유 공장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비나밀크 메가팩토리 

(출처: vtv.vn)

이러한 베트남의 스마트 팩토리 프로젝트는 베트남 자동차 산업의 시작으로 급격하게 발전했다. 베트남 빈그룹(Vingroup)은 빈패스트(VinFast)라는 베트남 최초의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 베트남 북부 하이퐁에 최첨단 로봇 시설을 가지고 있는 GM 베트남 공장을 2018년 인수하였고 2022년부터는 베트남 최초의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베트남 남부의 THACO 역시 2018년 스마트 팩토리 시설을 기반으로 기아, BMW Mini, 마쓰다, 푸조 자동차를 베트남에서 조립 생산한다.

베트남 VINFAST와 THACO의 스마트 팩토리에서 자동차 생산 

(출처: 테크밸리리포트)

그 외의 베트남 VNPT 자회사 POSTEF는 2019년 베트남 북부 박닌(Bac Ninh)에 베트남 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광섬유 통신케이블 제조 및 R&D 센터를 설립하였고, 베트남 플라스틱 생활용품 제조사 Sunhouse는 2019년 하노이를 비롯하여 베트남 8개 공업단지에 플라스틱 공장을 설립했다. (참고로 Sunhouse는 한국산 MES, ERP, MPS, MRP 제품을 사용한다.)

향후 베트남 스마트 팩토리 전망

2010년경부터 시작된 베트남 스마트 팩토리 산업은 산업용 로봇, IoT, AI, Big data 기반으로 제조업에 큰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며 베트남의 여러 산업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하나의 비즈니스가 또 다른 비즈니스를 생성하는 거대한 이코시스템의 플랫폼 사업과도 유사하다. 

하지만 베트남의 저렴한 인건비와 자동화의 시급성을 고려해 봤을 때 스마트 팩토리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베트남 자동화 협회(VAA, Vietnam Automation Association)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 팩토리 자동화 수준을 7단계로 분류할 때, 대부분의 베트남 기업은 3~5단계의 자동화 공정을 운영 중이라고 답했다. 이는 많은 베트남 현지 기업들이 아직 제한적인 자동화를 실현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자동화에 들어가는 산업용 로봇과 생산라인은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의 강력한 4차 산업 육성과 지속적인 해외기업의 자본 투자, 젊은 IT 신규 인력의 사회 유입 등의 긍정적인 면이 우려 사항을 점차 개선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