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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버페스트와 독일의 맥주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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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이지용(독일)

 

 

<2024 옥토버페스트 야경>

(출처: 이지용)

 

 

지난 9월 21일부터 10월 6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가 진행되었다. 옥토버페스트는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일본의 삿포로 눈 축제와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손꼽히는 독일의 대표 축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옥토버페스트가 10월에 열린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이 축제는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부터 10월 첫째 주 일요일까지 16일간 진행된다. 올해 2024년 옥토버페스트는 189회째 축제로, 9월 21일 오전 9시에 문을 열었고, 실제 맥주 판매는 뮌헨 시장인 디터 라이터(Dieter Reiter)가 맥주통을 공식적으로 개봉한 9월 21일 정오에 시작되었다.

 

옥토버페스트의 유래

 

옥토버페스트는 원래 맥주 축제로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첫 번째 옥토버페스트는 1810년 10월 12일에 열렸으며, 바이에른의 세자 루드비히 1세와 작센의 테레제 공주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개최된 경마 경기가 그 시작이었다. 이 축제가 발전하면서 지금의 옥토버페스트로 이어졌다. 경마 경기가 열렸던 잔디 공원은 테레제 공주의 이름을 따서 테레지엔비제(Theresienwiese)로 불리게 되었다.

당시 루드비히 1세는 고대 그리스 문화에 깊이 매료되어 있었고, 한 신하가 축제를 고대 올림픽 경기처럼 열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면서, 첫 번째 옥토버페스트는 스포츠 경기를 중심으로 한 축제로 열리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19세기 냉동기 발명 이전에는 바이에른에서 여름철 맥주 양조가 금지되어 있었다. 1553년에 제정된 바이에른 맥주 제조법에 따르면, 맥주는 매해 9월 29일부터 다음 해 4월 23일 사이에만 양조할 수 있었으며, 주로 3월에 맥주를 많이 만들었다. 3월에는 조금 더 강한 구리색의 라거를 양조하여 여름 동안 시원한 지하실에 보관하는 것이 전통이었다. 따라서 새로운 맥주 제조 기간이 시작되기 전, 3월까지 저장된 맥주를 소진하기 위해 가을 축제를 열었다. 이 축제에서는 가장 오래된 맥주인 3월의 맥주, 즉 메르첸(Märzen)을 먼저 마시는 것이 관례였다. 이렇게 시작된 맥주 축제가 왕실 결혼식을 기념하기 위한 스포츠 행사와 결합되었고, 1819년에는 연례 행사로 확정되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옥토버페스트 방문객 수와 맥주 소비량

 

옥토버페스트는 매년 600만 명 이상이 찾는 축제로 알려져 있다. 통계에 따르면, 1980년에는 510만 명이 방문했으며, 이후 방문객 수가 꾸준히 늘어나 약 600만 ~ 700만 명이 이 축제를 찾았다. 그러나 2014년부터 유럽 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증가하면서, 옥토버페스트 입장객에 대한 몸수색 및 소지품 검사가 의무화되었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 방문을 꺼리는 현상이 겹치면서 방문객 수가 크게 줄기도 했다. 그 후 방문객 수가 다시 증가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한동안 옥토버페스트가 열리지 않았다. 축제가 재개된 2022년에는 570만 명의 방문객이 찾아 예전보다 다소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2024년에는 16일간의 축제 기간 동안 670만 명이 방문했으며, 현재까지 최다 방문객 수는 2023년의 720만 명이다.

 

옥토버페스트는 맥주 축제인 만큼 맥주 소비량도 어마어마하다. 축제에서 맥주 텐트를 운영할 수 있는 회사는 몇몇 허가를 받은 회사로 제한되며, 그 허가를 받은 양조장은 Augustiner, Hacker-Pschorr, Hofbräu, Löwenbräu, Paulaner, Spaten의 6개 양조장뿐이다.

 

옥토버페스트 맥주의 특징과 맥주가격

 

 

 

옥토버페스트 맥주 6종

(출처: Oktoberfest.de)

 

 

옥토버페스트 맥주는 일반 시중 맥주보다 알코올 도수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축제의 즐거움을 위해 특별히 뮌헨의 몇몇 양조장에서만 양조되는 매우 특별한 맥주이다. 이는 맛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가격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옥토버페스트 맥주는 기본적으로 알코올 도수가 6%인 하면 발효 라거 타입의 맥주이다. 또한, 이 맥주는 총 6개의 양조장에서만 제조되며, 이 양조장에서 나온 맥주만 옥토버페스트 맥주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2022년 부터 옥토버페스트 맥주 가격 변화

(출처: Statista)

 

 

축제이다 보니 맥주 가격이 시중 식당보다 높게 책정되며, 올해 2024년 옥토버페스트의 맥주 가격은 13.60유로에서 15.30유로 사이였다. 이는 각 맥주 회사의 텐트마다 가격 차이가 있기 때문이며, 전년 대비 약 3.87%의 가격 인상이 있었다. 2023년 옥토버페스트 당시 맥주 가격은 12.60유로에서 14.90유로 정도였다.

 

2002년 유로화 도입 이후 옥토버페스트 맥주 가격은 약 6유로로 시작하여, 2014년에는 10유로를 넘어섰고, 코로나 이후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옥토버페스트 기록 및 재밌는 사실들

 

첫째, 옥토버페스트에서 판매되는 맥주는 기본적으로 1L 잔에 제공되며, 이 잔을 ‘마쓰(Maß)’라고 부른다. 빈 잔의 무게는 약 1.3kg이며, 1L 맥주가 가득 찬 잔의 무게는 2.3kg에 달한다. 옥토버페스트 텐트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이 잔을 최대 18개까지 들어 서빙하기도 한다. 이를 무게로 환산하면 약 41.4kg에 달한다. 옥토버페스트 맥주 잔을 가장 많이 들고 서빙한 기록은 2017년 올리버 스트륌펠(Oliver Strümpfel) 씨가 세운 29잔이며, 2023년에는 여성 서버인 베레나 앙거마이어(Verena Angermeier)가 1L 맥주잔 13잔을 한 번에 서빙하는 영상이 TikTok에서 6,000만 뷰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둘째, 옥토버페스트가 처음 열린 이래로 취소된 횟수는 총 25회로 집계된다. 1813년 바이에른 왕국이 나폴레옹 전쟁에 휘말리면서 축제가 열리지 못했으며, 제1차 세계대전 기간인 1914년부터 1918년까지도 축제가 열리지 않았다. 이후 1919년과 1920년에는 패전 후의 정치적 혼란과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축제가 작은 규모로 열렸으며, 1923년과 1924년에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축제가 취소되었다. 나치 집권 초기인 1933년부터 1938년까지는 축제가 열리긴 했으나, 나치의 정치 집회로 변질되는 수모를 겪었고, 제2차 세계대전 동안인 1939년부터 1945년까지는 축제가 전면 중단되었다.

 

셋째, 옥토버페스트는 매년 뮌헨 시장이 맥주 꼭지를 맥주통에 망치로 연결한 후 "O’zapft is!"(바이에른 사투리로 "맥주통에 맥주 꼭지가 잘 연결되었다!")를 외치면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이 전통은 1950년 당시 뮌헨 시장이었던 토마스 빔머(Thomas Wimmer)가 시작했으며, 당시에는 망치로 17번이나 맥주 꼭지를 때려야 맥주통에 연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최소 망치질 기록은 2005년, 2008년~2012년 당시 뮌헨 시장인 크리스티안 우데(Christian Ude)와 2015년~2019년, 2023년 현 시장인 디터 라이터(Dieter Reiter)가 2번의 망치질로 맥주통 연결에 성공한 것이다. 최다 망치질 기록은 20번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최소 망치질 기록을 보유한 크리스티안 우데 시장이 세운 기록이다.

 

넷째, 옥토버페스트가 189회 열리는 동안 여러 차례 테러 위협이 있었으며, 1980년 9월 26일에는 실제로 옥토버페스트 행사장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13명이 사망하고 221명이 다쳤으며, 그중 68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폭탄 테러를 일으킨 인물은 극우주의자였던 군돌프 쾰러(Gundolf Köhler)로, 폭탄 설치 후 빠져나가지 못해 현장에서 사망했다. 2014년에는 유럽을 휩쓴 이슬람 극단주의의 영향으로 옥토버페스트에 다시 큰 테러 위협이 있었으나, 다행히 실제 테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 옥토버페스트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독일 바이에른 전통의상을 입고 방문한다. 남성은 레더호젠(Lederhosen, 가죽 바지)을, 여성은 던들(Dirndl)을 착용한다. 이 전통의상은 독일 바이에른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남부 티롤 지방에서도 입는 옷으로, 원래는 노동할 때 입는 워크웨어였다. 초기 옥토버페스트에서는 이 전통의상을 입고 방문하는 문화가 없었다. 1950년대 영상과 사진 기록에서도 대부분 방문객은 양복과 넥타이,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현재처럼 가죽바지와 전통의상을 입고 옥토버페스트를 방문하는 문화는 1990년대부터 시작되었으며, 특히 1990년대 중반 크리스티안 우데 시장이 가죽바지를 입고 맥주 꼭지를 연결하면서 전통의상이 대중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통의상을 입은 옥토버페스트 방문객

(출처 : alpenherz.de)

 

 

독일의 맥주 양조장 수 및 맥주 종류, 맥주 소비량

 

독일에는 약 1,500개의 양조장이 있으며, 6,000여 종 이상의 맥주가 생산되고 있다. 독일이 맥주로 유명하기 때문에 유럽에서 양조장이 가장 많은 나라가 독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독일은 유럽에서 세 번째로 양조장이 많은 나라다. 1위는 프랑스(2,500개), 2위는 영국(1,830개)이다.

 

독일의 맥주 소비량은 작년 기준 693만 리터에 달했다. 맥주는 독일을 대표하는 음료로 여겨지지만, 통계에 따르면 독일에서의 맥주 소비량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1994년 독일 내 맥주 소비량은 1,070만 리터였으며, 2000년대 들어 1,000만 리터 이하로 떨어졌다. 당시 1인당 맥주 소비량은 125리터였다. 2023년 기준으로는 2000년 대비 약 300만 리터가 감소했으며, 1인당 맥주 소비량도 88리터로 줄어들었다. 유럽 내 1인당 맥주 소비량을 기준으로 보면 체코가 1위(136리터), 오스트리아(102리터), 폴란드(93리터)에 이어 독일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독일 내 맥주 소비량 변화 (단위 : 100L)

(출처: Statista)

 

 

최근 맥주 소비량이 줄어든 원인으로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임금 상승률보다 소비 물가가 더 빠르게 오르다 보니 사람들이 맥주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외국인 이민자와 난민 유입이 증가하면서, 종교적 또는 문화적 이유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의 수가 독일 내에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1인당 맥주 소비량은 전체 인구를 기준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 무슬림이나 미성년자도 포함되어 있어, 정확한 통계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이로 인해 1인당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또한 중요한 요소는 독일 맥주의 해외 수출량이다. 국내 소비가 줄어들더라도 해외 수출이 증가하면 산업이 여전히 탄탄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 맥주의 해외 판매량은 2016년까지 꾸준히 증가했으나, 이후 소폭 하락세를 보였으며, 코로나와 미국 및 유럽의 대중 무역 갈등으로 인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술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 중 하나인 중국과의 갈등이 맥주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기적으로 무역 갈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물가 상승으로 인해 술 소비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독일 맥주 산업은 당분간 어려운 시기를 겪을 것으로 보이며, 새로운 전환점을 찾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