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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내 재생에너지 선두 주자로 우뚝 선 스페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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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최지윤(스페인)
오늘날, 전 세계는 기후 변화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세기 말부터 여러 국가가 지구 온난화에 경각심을 갖고, 기후 변화를 방지하기 위해 뜻을 모으기 시작했다. 교토 의정서를 시작으로 보다 확실한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많은 나라가 참여했으나, 교토 의정서에는 명확한 한계점이 드러났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파리 기후 변화 협약이 채택되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유럽은 2050년까지 유럽을 기후 중립 대륙으로 만들겠다는 거대한 포부를 담은 ‘유럽 그린 딜(Europe Green Deal)’을 발표했다. 2030년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55%를 감소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에 따라 유럽 연합 내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의 32%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지침(Renewable Energy Directive)을 시행하고 있다. 유럽 전역에서는 환경 보존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으며, 각 국가는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관련 정책 및 기업에 아낌없는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은 유럽 내 재생에너지 사업을 선도하는 국가로 손꼽힌다. 페드로 산체스 정부는 2030년까지 전력수요의 8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 2050년까지 탈탄소화를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특히 러시아산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 자립을 위해 막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페인 전력회사 레드 엘렉트리카에 따르면, 스페인은 2023년에 5,594MW의 새로운 태양광 발전 용량을 추가하며 기록적인 성장을 이뤘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생산량은 15.1% 증가한 134,321GWh에 도달했고, 스페인 전력 생산의 50.3%를 차지하게 되었다. 스페인의 주요 재생에너지원은 풍력(23.5%)과 태양광(20.3%)이며, 재생에너지 생산량의 증가로 탄소 배출은 전년 대비 28% 감소하는 쾌거를 이뤘다.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번 (출처: ipsom.com)
스페인에서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거대한 풍력 터빈이 종종 눈에 띈다. 이는 스페인 전역에 걸쳐 강한 바람이 부는 환경을 적극 활용한 결과로, 스페인은 대서양과 지중해 사이에 있어 두 해양의 기류가 만나 강한 바람이 형성된다. 또한, 산악 지형과 해안가 지역이 많아 풍력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생성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스페인 풍력발전 산업협회(AEE)의 자료에 따르면, 풍력 에너지는 스페인 재생에너지 생산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술이다. 앞서 언급했듯, 2023년에는 전체 재생에너지 생산량의 23.5%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이미 25%를 넘어섰다. 스페인은 유럽 내 두 번째, 전 세계적으로는 다섯 번째로 풍력 발전 시설이 많이 설치된 국가다. 현재 스페인에 설치된 풍력 터빈은 2만 개가 넘는다. 현재 47개 주에서 풍력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으며, 20개 주에서는 풍력 에너지로 1TWh가 넘는 전기를 생산한다.
스페인 북서쪽 내륙에 위치한 카스티야 이 레온(Castilla y León)은 스페인 내 가장 많은 풍력 발전 시설이 설치된 지역이다. 고지대와 산악 지대가 많아 강한 바람이 많이 부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지역 다음으로 풍력 에너지로 유명한 지역은 아라곤(Aragón)과 카스티야 라 만차((Castilla-La Mancha)이다. 스페인의 풍력 에너지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약 4만 명에 달하고, 국내 총생산(GDP)의 0.5%에 기여하는 만큼 국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풍력 에너지와 함께 스페인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는 재생에너지원은 태양광 에너지다. 스페인의 연간 일조 시간은 무려 2,500시간에 달하며, ‘태양의 나라’라는 말에 걸맞게 해를 볼 수 있는 날이 260일~300일에 이른다. 이런 기후적 이점을 활용해 스페인은 태양광 에너지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3년 스페인에서 태양광 에너지 생산량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엑스트레마두라(Extremadura)로, 총 9,167GWh를 생산하여 스페인 전체 생산량의 약 24.6%를 차지했다. 이어 카스티야 라 만차(Castilla-La Mancha), 안달루시아(Andalucía)도 각각 8,511GWh와 8,470GWh의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했다.
마드리드 스마트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출처: 최지윤)
국제에너지기구 태양광 발전 협력사업(IEA-PVPS)의 자료에 따르면, 스페인은 2023년에 7.7GW의 태양광 에너지를 추가하여 누적 설치 용량을 37.6GW로 확대했다. 스페인 태양광 발전연합(UNEF)의 보고서를 보면, 태양광 에너지는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1.23%에 해당하는 180억 1,500만 유로(한화 약 26조 5,840억 원)로, 국가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2023년을 기준으로 태양에너지 산업은 16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였다. 생활 속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재생에너지원 역시 태양광 에너지다. 대도시의 쇼핑몰과 상업 단지는 친환경 경영을 위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일부 에너지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또한, 마드리드 일부 버스 정류장에도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는 디지털 안내판, 조명, 핸드폰 충전 포트 등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데 사용된다. 마드리드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고자 다양한 친환경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2023년 태양광 발전 에너지 연간 설치 용량, 누적 설치 용량 상위 10개 국가 (출처: IEA-PVPS)
스페인 일간지 엑스판시온(Expansión)의 보도에 따르면, 전력회사를 비롯한 다국적 그룹, 투자 펀드가 스페인의 탄소 중립을 위한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 설립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는 스페인 정부의 진취적인 재생에너지 정책,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재생에너지 기술 덕분에 스페인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다수의 프로젝트가 스페인 정부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2022년 10월 1일부터 작년 말까지 스페인 정부로부터 사전 행정 허가와 환경 영향 평가를 받은 풍력 및 태양광 발전소는 총 214개에 이르며, 이들 프로젝트의 총용량은 31,500MW 이상이다. 승인된 풍력 발전소는 31개로, 3,750W 이상의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실제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지방 정부 및 시의회의 허가도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200개 이상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뒤에는 이베르드롤라(Iberdrola)나 엔데사의 모기업인 에넬(Enel)과 같은 대형 전력회사부터 프랑스의 토탈 에너제스(Total Energies), 영국의 BP 같은 석유 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또한, 외국 투자 펀드와 스페인의 신재생에너지 전문 기업들도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스페인 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국제 자본의 높은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스페인 주요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 리스트
최근 스페인에서는 수상 태양광을 이용한 전력 생산에 주목하고 있다. 이베리아반도에 위치한 스페인은 풍부한 해양 및 수역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수양 태양광 발전은 스페인에서 큰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7월에는 수상 태양광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법안이 통과되었고, 이에 따른 정부 지원금도 발표되었다. 수면 위에 설치되는 태양광 패널은 설치 과정이 까다롭고, 각 지자체의 규정을 준수하며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설치되어야 한다. 현재 규제에 따르면, 저수지 전체 면적의 최대 15%까지만 패널 설치가 허용되고 있다. 이런 규제에도 불구하고, 생태계에 피해를 미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포르투갈의 전문가들은 수상 태양광 패널이 저수지 전체 면적의 극히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수생 환경에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패널은 강바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고정되고, 발전소가 철거되어도 물과 주변 환경은 원래대로 복원된다고도 전했다.
스페인은 재생에너지 생산에 매우 적극적인 국가이지만, 최근에는 전력 과잉 생산이라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다. 팬데믹 이후 스페인 경제는 한동안 침체했으나 서서히 회복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전력 소비는 감소하는 추세이며, 2023년 수요는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물가 상승 등의 이유로 가정에서는 전기 요금을 절감하고자 하는 것이다. 스페인 부동산 사이트 이데알리스타에 따르면, 스페인 평균 전기 요금은 월 60.26유로(9만 원)에 달한다. 스페인 정부는 전기 요금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 왔고, 최근 몇 년 동안의 전기 요금보다 훨씬 저렴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전기 요금은 여전히 비싸다. 에너지 가격은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세금 문제로 인해 국민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스페인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생산과 탄소 중립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히 존재한다. 재생에너지로 과잉 생산된 전력을 처리하기 위해 스페인 정부는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 남는 전력을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유럽 내에서는 각국이 자국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우선으로 소비하려는 경향이 강해, 이러한 수출 방안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스페인은 에너지 저장 용량을 확충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저장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EY가 발표한 2024년 6월 재생에너지 국가 매력 지수(RECAI)에 따르면, 최근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의 중요성이 국제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RECAI 순위에서 미국이 1위, 중국이 2위를 차지했으며, 스페인은 12위에 올랐다. 스페인은 유럽의 재생에너지 선진국이지만, 전력망 혼합과 생산 제한 등의 문제로 인해 경쟁력이 다소 저하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스페인의 PPA(전력 구매 계약) 시장에서 높은 PPA 가격이 재생에너지 투자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점도 지적되었다. 그렇지만 스페인에서 재생에너지 산업은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아서 외국 기업들의 진출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 기업에도 중요한 비즈니스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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