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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커피 산업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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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조상우(필리핀) 

 

 

지난 2019년 12월 30일, JTBC는 <루왁인간>이라는 단막극을 방송했다. 드라마는 해고 위기에 처한 50대 직장인을 통해 우리네 가장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커피 원두를 수입 과정에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주인공이 커피 생두를 낳는 ‘루왁인간’이 되면서 인생이 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드라마 도입부에 나오는 네 글자는 바로 ‘코피 루왁’이다. 

 

‘코피 루왁(Kopi Luwak)’은 인도네시아에서 재배하고 생산하고 있는 커피 중 하나이다. 루왁은 사향고양이(Civet)를 뜻하는 단어로 사향고양이가 커피 열매를 먹고 배출한 배설물에서 남은 원두로 만든 커피를 ‘코피 루왁’이라 한다. 코피 루왁은 생산량이 많지 않은 비싼 커피로 알려져 있지만, 과거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에서는 가난한 커피 재배 농가에서 소비되던 커피였다.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에서 재배한 후추와 커피 등을 유럽으로 수출하는 과정에서 인도네시아인이 커피를 수확하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일부 농민들이 사향고양이가 커피 열매를 먹고 배출한 배설물에서 커피 원두를 찾아 커피를 만들어 마신 것이 코피 루왁이 시작된 계기였다. 

 

코피 루왁,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루왁 커피는 주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자바, 발리, 술라웨시와 동티모르에서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만 루왁 커피가 생산되는 것은 아니다. 필리핀 여러 섬에서도 루왁 커피가 생산되고 있는데, 필리핀 코르디예라 지역에서는 ‘카페 모티트(Kape motit)’, 민도나오 지역에서는 ‘카페 멜로(Kape melo)’, ‘카페 무상(Kape musang)’, ‘카페 알라미드멜로(Kape alamid)’ 등으로 불리고 있다. 

 

필리핀에 커피가 처음 들어온 것은 1740년이었다. 유럽 선교사가 가져온 커피 묘목은 바탕가스와 리파에서 주로 재배됐으며, 100년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는 필리핀에서 유럽으로 커피를 수출했다. 1880년이 되자 필리핀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커피를 많이 수출하는 국가가 됐다. 하지만 스리랑카에서 시작된 커피 녹병(Coffee Rust)이 필리핀에 상륙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커피나무에 치명적인 커피 녹병으로 인해 커피 생산량이 1/6 이하로 줄면서 필리핀은 사실상 커피 산업을 포기했다.

 

 

 

필리핀에서 판매 중인 커피 사진

(출처: 조상우)

 

 

필리핀 커피 원두 판매점

(출처: 조상우)

 

 

소비 증가에 따른 커피산업 육성 노력과 주요 커피 업체들 성장 중

 

하지만 2000년대가 되면서 필리핀에서도 인스턴트커피가 아닌 커피 원두를 내려서 마시는 커피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소비 증가에 따라 필리핀 정부는 「필리핀 커피산업 로드맵 2017-2022(2017-2022 Philippine Coffee Industry Roadmap)」을 내놓으면서 자국 커피산업 규모를 키우고자 했다. 

 

이어서 커피 산업 촉진을 위해 「필리핀 커피산업 로드맵 2021-2025(2021-2025 Philippine Coffee Industry Roadmap)」을 다시 내걸면서 커피 재배 촉진을 위해 분주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필리핀 내 커피 생산량은 과거보다 증가했지만 여전히 기니, 토고, 마다가스카르 같은 소규모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생산량은 여전히 적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필리핀 내 커피 소비량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필리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9년까지 필리핀 내 커피 소비량은 연 6.8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필리핀 커피산업 로드맵 2017-2022」에 따르면 필리핀 내 커피 소비자의 60%는 인스턴트커피를, 40%는 아메리카노와 같이 원두를 바로 가공하여 마시는 커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율로 볼 때 인스턴트커피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더 많은 필리핀이지만 간편함보다는 맛있는 커피를 즐기려는 수요도 충분하다. 이에 따라 아메리카노, 플랫 화이트 등을 만드는 업체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커피를 판매하는 업체 중에서 필리핀을 대표하는 업체로는 1996년 세부에서 시작해 14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는 보스 커피(Bo's Coffee)가 있다. 하지만 현재 필리핀에서 가장 많은 커피 매장을 연 업체는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STARBUCKS)이다. 

 

스타벅스는 작년 10월 기준 필리핀에서 44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인구가 필리핀 절반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 매장이 1,810개나 있다. 이를 보면 필리핀 내 매장 수가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인구가 필리핀 두 배가 넘는 인도네시아에 스타벅스 매장이 581개라는 점을 본다면 경제력 대비 그렇게 적은 수는 아니다. 스타벅스에 이어 졸리비가 소유한 커피빈(Coffeebean)이 필리핀 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졸리비는 지난 2019년에 미국 커피빈을 인수했고, 올해 7월에는 한국 컴포즈커피를 인수하기도 했다.

 

 

필리핀 시장에서 성공적인 한국 카페 프랜차이즈와 그 전략

 

스타벅스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필리핀에 가장 먼저 진출한 한국 커피 프랜차이즈는 할리스 커피(Hollys Coffee)다. 할리스 커피는 1998년 6월에 한국 최초로 에스프레소 전문점을 개점한 업체로, 2007년 1월에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으로 나섰다. 2011년, 필리핀에도 진출하여 2024년 현재 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할리스 커피에 이어 2012년 카페베네(caffebene)도 필리핀에 진출했다. 카페베네는 한때 5개까지 확장했으나 2024년 기준, 3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작년 2월에 필리핀에 진출한 빽다방(paikdabang)은 1년 반 사이에 매장을 8개까지 늘렸다. 빽다방은 아메리카노 가격을 국내 가격 2배에 상당하는 150페소(약 3,500원)로 책정했다. 국내에서는 저렴한 커피로 잘 알려진 빽다방이지만, 필리핀에서는 쇼핑몰에 입점하는 등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 중증 장애인 바리스타 카페로 유명세를 탄 히즈빈스(HISBEANS COFFEE)도 필리핀에 진출하여 장애인 바리스타와 함께 성공적으로 1호점과 2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우주라이크(WOULDULIKE), 커피스미스(coffeesmith) 등도 필리핀에 진출했다.

 

 

 

필리핀 탐앤탐스에서 판매 중인 유자차

(출처: 조상우)

 

 

필리핀 탐앤탐스 클락점

(출처: 조상우)

 

 

필리핀에 진출한 여러 한국 카페 프랜차이즈 중에서도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는 바로 탐앤탐스(TOM N TOMS)다. 탐앤탐스는 2015년 2월 27일에 필리핀 바콜로드에 1호점을 열며 본격적으로 필리핀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고, 이후 꾸준히 매장을 늘려 현재 전국적으로 19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탐앤탐스는 프레즐과 허니버터브레드를 출시했으며, 2020년에는 건강을 중시하는 필리핀 소비자들을 겨냥하여 오미자차와 오미자에이드 같은 한국 음료를 선보였다. 또한 한국산 유자가 들어간 차도 판매하면서 한국적인 맛을 알리는 데에 노력하고 있다. 탐앤탐스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인기에 힘입어 달고나 라테를 출시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필리핀에서 인기 있는 한국 대중문화를 마케팅적으로 활용하면서 탐앤탐스는 필리핀 시장에서 더욱 주목받았으며, K-팝과 K-드라마에 열광하는 현지 고객들을 사로잡았다. 아늑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춘 탐앤탐스는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자 하는 현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이 방문한 탐앤탐스

(출처: 탐앤탐스 필리핀 인스타그램)

 

 

탐앤탐스와 키스더티라미수 같은 브랜드들은 한국 드라마에서 익숙하게 보아온 카페 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필리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적인 맛과 감성을 살린 음료와 음식을 제공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 탐앤탐스는 필리핀 내에서 한국 카페 문화를 알리는 동시에 필리핀 특산물인 칼라만시를 활용한 음료를 한국 시장에 출시하는 등 양국 사이 교류와 상생을 촉진하고 있다. 탐앤탐스가 필리핀 시장에서 보여준 이러한 전략은 해외 진출에 있어 필수적인 현지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문화적 이해, 그리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제품 개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한다. 특히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를 기반으로 현지 문화와 소비자 취향을 존중하는 접근 방식은 필리핀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외 시장에서도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은 단기적으로 판매 실적 향상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고객 충성도와 신뢰를 구축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탐앤탐스가 보여준 현지화 및 경쟁력 강화 전략은 필리핀뿐 아니라 다른 해외 시장에서도 유효한 사례로 평가된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