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rity: Notice
Messag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LANGUAGE
Filename: libraries/user_agent_parser.php
Line Number: 226
Severity: Notice
Messag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LANGUAGE
Filename: libraries/user_agent_parser.php
Line Number: 226
대륙판 ‘당근마켓’과 Z세대 소비패턴 | |||
---|---|---|---|
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임지연(중국)
매년 7~8월 중국 대학가에서는 졸업이나 새 학기를 앞둔 학생들이 사용하던 ‘중고’ 물건을 판매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고향 집을 떠나 대학 내부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것이 일반적인 중국에서는 캠퍼스 공터 곳곳에 돗자리를 펴고 한동안 사용했던 각종 물건들을 거리에 진열해 놓고 가격을 흥정하며 판매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은 풍경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모습이 크게 달라졌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학가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학생들 간의 중고 서적이나 옷, 가방 등을 사고파는 현상이 온라인 중고 플랫폼으로 대체된 것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에서는 한국의 중고나라, 당근마켓에 버금가는 대형 중고거래 시장이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확산 중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대표적인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는 중국 온라인 유통업체 알리바바 산하의 쉬엔위(闲鱼)을 꼽을 수 있는데, 그 외에도 리에취(猎趣), 주안주안(转转) 역시 온라인 플랫폼에 익숙한 청년 Z세대들이 자주 찾는 플랫폼이다.
물론 온라인 플랫폼의 특성상 금전을 거래하는 것에 대한 각종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자들은 거래 전 판매자의 실명 인증 여부와 신용도, 거래 빈도 등을 기준으로 거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당근마켓처럼 같은 지역 거주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주로 거래가 이루어진다. 이 같은 특성 덕분에 해당 중국 플랫폼에서는 취미나 물건에 대한 기호가 같은 사용자들이 물건 거래 후에도 지속적으로 모임을 갖는 등 추가적인 기능이 돋보인다. 심지어 판매 물품의 가격이나 거래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플랫폼 이용자도 다수라는 점은 매우 흥미로운 점으로 꼽힌다.
과거 중국 대학가에서는 학기가 끝나거나 시작할 무렵 기존에 사용했던 각종 생활용품들을 판매하는 대학생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출처: 웨이보)
무조건 비싼 것 대신 옳은 소비 지향
얼마 전 DT연구원(DT研究院)과 중국 최대 배달업체인 메이퇀와이마이(美团外卖)는 중국 청년 세대의 흥미로운 소비 패턴과 성향에 대해 유의미한 공동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이 최근 공개한 ‘현대청년소비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약 65.4%가 ‘본인의 수입에 따라 소비를 해야 한다’고 답변했던 것. 또 47.8%는 ‘낭비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의 최소한의 소비를 해야 한다’고 응답했을 정도로 중국 Z세대의 상당수가 합리적인 소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베이징에 거주하는 20대 사무직 여성 우이 씨는 연간 평균 약 5만 위안(한화 약 934만 원)의 비용을 스킨케어 제품과 같은 미용 제품에 지출해오고 있다. 하지만 그는 해당 제품의 주요 구입처를 온라인 중고 플랫폼을 통해 거래하고 있으며, 고가의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오프라인 상점 대신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자신에게 맞는 물건을 적극적으로 찾아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우이 씨는 “물건을 구매할 때 스스로 느낄 수 있는 만족 효능감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서 “가격이나 브랜드와 같은 기존 세대들의 가치관과는 크게 다르다. 비싼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옮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이 같은 Z세대의 소비 패턴에 대해 설명했다.
중국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 ‘시엔위’ (출처: 웨이보)
이와 관련해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지인 「징지러바오(经济日报)」 역시 최근 1995년부터 2009년 사이에 출생한 중국 Z세대의 소비패턴과 관련한 기사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Z세대 청년층의 상당수는 적은 액수를 소비하면서도 최상의 만족도를 추구하는 합리적인 소비 성향을 가졌으며, 자연 친화적인 소비 환경에 매우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향의 젊은 청년세대들은 최소한의 금액을 소비하면서도 최상의 만족을 경험하기 위해 주로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이용했는데, 특히 한정판 또는 이미 절판된 모델의 제품을 구매하는 주요 채널로 해당 중고 거래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례가 다수 목격됐다.
소위 Z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들은 중국에서 일명 ‘네트워크 생성 세대’ 또는 ‘인터넷 세대’라고 불리는데, 이들은 기존의 청장년층 세대와는 다른 그들만의 또렷한 소비 패턴이 있다고 해당 매체는 보도했다. 국가통계국이 조사한 결과, 1995~2009년 사이에 출생한 Z세대는 중국 전체 인구의 약 20%에 해당하는 2억 6천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이 현재 중국 전체 소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절반에 가까운 약 40%에 육박했다. 더욱이 오는 2035년까지 Z세대가 중국 전체 소비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현재보다 약 4배 이상 더 증가한 16조 위안(한화 약 2,990조 원)에 달하는 등 중국의 미래 소비 시장 성장의 핵심 요소로 지목됐다.
소비 시장에서 이들의 빠른 부상에 대해 중국인민대학 경영대학원 딩잉 부교수는 “Z세대가 중국 고유의 문화에 대해 더 포용적”이라면서 “이들은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지해 소비를 결정하고 있으며, 소비하는 행위 자체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길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고물품 전문 거래 플랫폼 ‘주안주안’은 최근 온라인 시장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출처: 웨이보)
소비자 10명 중 4명이 중고품 구매, 이유는?
중국 소비자 10명 중 4명이 중고품을 구매하거나 판매한 경험이 있으며, 가장 큰 이유로 ‘친환경적인 소비’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중국 중고 물품 전문 거래 업체인 주안주안그룹(转转集团)은 지난 7월 「중고물품순환거래통찰보고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플랫폼 상에서의 중고 물품 판매 사례는 전년 대비 약 35% 이상 증가했으며, 주요 거래 중고물품에는 휴대폰과 같은 전자기기와 의류, 시계 등의 제품이 있었다.
특히 중국산 국내 휴대폰의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거래가 성사된 휴대폰 브랜드에는 애플과 화웨이가 각각 1~2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비보(Vivo), 샤오미, 오포(OPPO) 등의 국내 브랜드가 상위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더욱이 최근 중국 중고 시장에서 거래되는 물품은 이전과 다르게 다양화되는 추세가 또렷하게 목격됐는데, 스포츠 용품과 사무용 기기, 각종 전자 제품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 워치 제품의 경우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321.81% 이상 거래량이 늘었고, 스마트 펜이나 태블릿PC 등에 대한 거래량도 큰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뿐만 아니라 신제품 개발과 출시가 빠른 게임기기 역시 중고 플랫폼에 대거 등장하는 경향이 짙었는데, 중고품 게임기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4.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비교적 고가로 책정돼 거래가 가능한 시계 품목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꾸준한 거래 양상을 보였다. 남성과 여성 시계 브랜드 중에서도 티쏘(tisso), 론진(longines) 등 해외 수입 브랜드의 제품이 활발하게 거래됐다. 또, 어린이 전문 서적의 경우 중고도서 거래량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 학부모들 사이에 합리적인 소비와 친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한 수요 패턴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주안주안그룹 관계자는 “중고 물품 전문 거래 플랫폼이 불티나게 이용되고 있는 현상은 중국 소비자가 가진 각기 다른 소비욕구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다”면서 “플랫폼이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만나 가격과 품질을 더욱 투명하게 만들어 궁극적으로 중고 제품이라도 새 제품처럼 소비되고 순환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출처: 바이두 이미지DB)
거주지 인근에서 믿고 거래, 중국판 당근마켓 ‘시엔위’(闲鱼)
시엔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플랫폼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이미 10억 위안(한화 약 1,869억 원)을 돌파한 상황이다. 이미 지난해 기준, 이 플랫폼의 가입자 수는 1억 명을 넘어섰으며, 일평균 400만 개 이상의 중고 물품이 해당 플랫폼에 공유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창업한 이 업체는 설립 이후 불과 5년 사이에 거래 규모가 30배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 2년 사이에는 매년 2배 이상의 성장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당근마켓과 유사하게 운영되는 시엔위 이용자의 약 70%는 95년대 이후 출생한 Z세대다. 2000년도 이후 출생한 사용자의 비중도 약 40%에 달한다. 대부분의 이용자가 젊은 세대라는 점은 오히려 이용자들 사이에 상품의 품질 관리에 신뢰를 가질 수 있는 긍정적인 면으로 꼽힌다는 게 이 업체의 설명이다. 실제로 해당 플랫폼 이용자들의 상당수가 ‘젊은 세대가 양도한 중고품의 경우 품질이 좋고 가격도 저렴해 믿고 거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용자들은 시엔위 플랫폼에 대해 “일종의 생활양식과 같다”면서 “최근에는 단순히 중고 물품을 거래하는 것 외에도 사용자들 사이에 물건을 주문, 제작해 판매하는 맞춤형 판매 양식이 등장했고, 또 일부의 사용자들은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이용자들과 취미가 같은 사모임을 구축해 나가는 등의 패턴이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당 플랫폼에는 최근 맞춤형으로 주문, 제작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이용자의 수만 약 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엔위의 한 관계자는 “플랫폼을 통해 중고품이 거래될 때마다 탄소 배출량이 크게 줄어들 정도로 중고품 거래가 활발해지는 양상은 곧 친환경적인 소비 패턴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시엔위에서 주로 거래되는 중고 러닝화 한 켤레가 판매될 때마다 약 9.3kg의 탄소 배출량이 감소된다. 새 러닝화 대신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중고 러닝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주목은 매우 의미 있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