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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업계 가격인하 경쟁, 지갑 닫은 소비자들 다시 잡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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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권영일(미국) 

 

 

미국 패스트푸드 업계가 최근 가격 할인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맥도날드, 버거킹, 서브웨이 등 대형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할인된 가격의 세트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이는 가격 인상으로 등을 돌린 소비자들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서민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패스트푸드가 업계의 과도한 가격인상으로 최근 급격히 외면당하고 있다.

(출처: tacostopanddeli 홈페이지)

 

 

올해 들어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대폭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어들었고, 이는 업체들의 매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미국은 최근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팬데믹 이후 치솟은 물가와 높은 금리까지 겹쳐, 많은 사람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민들이 즐겨 찾던 패스트푸드마저 가격이 오르자,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아예 지갑을 닫거나 일반 음식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연 소득 5만 달러 미만의 사람들 중 약 25%가 패스트푸드 가격 상승을 이유로 관련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패스트푸드 가격이 2019년 대비 33%나 급등한 것에 기인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전국 패스트푸드점을 찾은 손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줄어들었다.

 

이에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저렴한 식사를 원하는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브웨이는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8일까지 모든 풋롱 샌드위치(12인치 크기)를 6.99달러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단, 이 할인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주문한 고객에 한정되었다. 이전에 동일한 샌드위치가 14달러에 판매되었음을 고려하면 큰 폭의 할인이다. 또한 월마트는 버거킹과 파트너십을 맺어 멤버십 프로그램에 혜택을 추가했다. 월마트 플러스 회원에게는 앱을 통해 물품을 주문할 때 25%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무료 배달도 포함되어 있다. 스타벅스는 커피와 아침 베이커리 메뉴를 5~6달러에 제공하는 ‘페어링 메뉴’를 선보였다. 고가 정책으로 유명한 스타벅스가 이런 저가 메뉴를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 맥도날드에 이어 웬디스도 ‘5달러 밀’ 전략에 동참했는데, 너겟, 소프트 드링크, 프렌치 프라이, 더블 스테이크 샌드위치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세트 메뉴를 내놓았다. 프라이드 치킨 전문점 팝아이즈 또한 저렴한 세트 메뉴 프로모션을 출시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할인 전략이 매출 감소를 막기 위한 패스트푸드 업계의 고육지책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할인 행사가 한정된 기간 동안만 진행된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맥도널드가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5달러 밀 전략을 폈다.

(출처: McDonald’s)

 

 

가격인하 경쟁에 불을 붙인 맥도날드

 

이에 앞서 맥도날드는 지난 7월 25일부터 한 달 동안 미국에서 ‘5달러 햄버거 세트’를 판매했다. 이 세트에는 맥치킨 또는 맥더블 샌드위치, 치킨 맥너겟 4조각, 소형 감자튀김과 음료가 포함되었다. 또한 맥도날드는 앱을 통해 주문하는 고객들에게 무료 감자튀김을 제공하는 등의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조 얼링어 미국 맥도날드 사장은 “가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회사의 규모를 감안했을 때, 저가 제품 판매로 인한 추가 비용은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맥도날드는 매출 증대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가격 인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할인 행사를 진행한 것이다.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맥도날드가 지나치게 비싸졌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 실제로 SNS에서는 코네티컷에서 빅맥 세트 메뉴가 18달러에 판매되는 등, ‘지난 몇 년간 맥도날드 가격이 두 배로 올랐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확산되기도 했다.

 

맥도날드는 앞으로도 이와 같은 할인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링어 사장은 “가치와 경제성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가치와 경제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 업계의 거물인 맥도날드가 이러한 할인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업계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버거킹의 모기업인 레스토랑 브랜드 인터내셔널의 패트릭 도일 회장은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인식이 있다”고 인정하며, “저가 제품에 대한 논의는 패스트푸드 업계 전체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일부 소비자들이 다시 패스트푸드를 찾도록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 패스트푸드 업계가 불황을 탈출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출처: 1000logos)

 

 

최저임금 인상이 주된 요인

 

당초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한 주요 이유는 식자재 가격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임금 인상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미국 50개 주 중 절반인 25개 주에서 최저임금이 인상되었다. 많은 주가 2024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시간당 임금을 올렸다.

 

캘리포니아, 메릴랜드, 뉴욕 주 등 22개 주에서 약 990만 명의 근로자가 임금 인상 혜택을 받게 되었다. 이들의 임금 인상 규모는 70억 달러에 달한다. 워싱턴주는 최저임금이 16달러 28센트로 인상되었고, 캘리포니아와 뉴욕주는 시간당 16달러가 되었다. 뉴저지, 메릴랜드 등도 15달러 대에 진입했으며, 애리조나, 콜로라도, 메인주는 14달러를 넘어섰다. 일리노이, 로드아일랜드, 하와이도 1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월 1일에는 네바다와 오리건 주가 최저임금을 인상했으며, 오는 9월 30일에는 플로리다도 최저임금을 인상할 계획이다. 워싱턴DC는 지난 7월에 최저임금을 17달러에서 17.5달러로 인상했다.

 

워싱턴DC에 위치한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EPI)의 분석에 따르면, 임금 인상 혜택을 받는 근로자의 대다수는 여성이며, 흑인과 히스패닉 근로자들 사이에는 여전히 불평등이 존재한다. 노동통계국(BLS)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의 평균 시간당 임금은 34.10달러로, 지난 12개월 동안 4% 증가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2022년 9.1%에서 지난해 11월 3.1%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가 상승 압박이 있어 근로자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크지 않다.

 

이러한 상황을 보완하기 위해, 알래스카, 몬태나, 버몬트 등 12개 주는 최저임금을 인플레이션과 연동시켜 인상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근로자들에게 재정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팬데믹 이후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식품비, 임대료, 기타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최저임금 인상이 지나치게 가파를 경우 고용주의 부담이 커져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해 말 미 의회 예산국은 2029년까지 연방 최저임금을 시간당 17달러로 인상할 경우,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캘리포니아는 올해 4월부터 패스트푸드 업계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16달러에서 20달러로 인상했다. 주 단위에서 최저 시급 20달러가 보장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약 50만 명의 노동자가 적용 대상이다. 패스트푸드 업계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별도로 정한 이유는, 이 업종이 대표적인 저임금 서비스 산업일 뿐만 아니라 팁을 받지 않는 노동 조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다른 식당의 노동자들은 임금 외에도 가격의 15~25% 수준의 팁을 고객으로부터 받는다. 따라서 많은 주에서는 팁 노동자들에게 보편적인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이 허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패스트푸드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메뉴 가격을 인상하기 시작했고, 이는 운영난을 이유로 이어져 전체적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