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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외식업계에 증가하는 한식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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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조상우(필리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도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필리핀 외식산업 규모는 161억 2,000만 달러(약 22조 4,300억 원)로, 연평균 14.32%씩 성장하여 5년 뒤인 2029년에는 314억 7,000만 달러(약 43조 7,9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 외식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문은 패스트푸드로, 필리핀 인구의 50%가 최소 주 2회 햄버거나 피자와 같은 패스트푸드를 섭취하고 있다. 그중 25%는 온라인으로 배달 주문을 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배달음식 전문업체들이 다른 업종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출처: Mordor Intelligence)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필리핀인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육류는 닭고기를 포함한 가금류로 1인당 연간 14.05kg을 소비하고 있으며, 그다음으로 많이 소비하는 육류는 돼지고기(10.66kg)이다. 닭고기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어 건강한 식단에 적합하며, 다른 육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선호한다. 또한, 한국의 삼계탕이나 미국의 프라이드치킨처럼 인기 있는 요리들로 인해 닭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으며, 종교적인 이유로 돼지고기나 소고기 대신 닭고기를 선택하는 이들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닭고기는 돼지고기나 소고기 대신 전 세계적으로 널리 소비되는 고기이다.

 

필리핀에는 치킨 아도보(Chicken Adobo), 기나따앙 마녹(Ginataang Manok), 딸루난(Talunan), 치킨 이나살(Chicken Inasal) 등 닭고기를 주재료로 한 다양한 요리가 있다. 아도보처럼 간장을 기본 양념으로 하거나, 이나살처럼 숯불에 구워내는 요리는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방식이지만, 기나따앙 마녹처럼 코코넛 밀크를 사용하거나 딸루난처럼 식초에 재워 독특한 맛을 내는 요리도 있다. 또한, 필리핀을 대표하는 패스트푸드 체인 ‘졸리비(Jollibee)’를 비롯해, 필리핀 내 많은 패스트푸드점에서도 닭고기 요리를 판매하고 있어 닭고기는 필리핀 사람들의 일상 식단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한편,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대중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한국 음식의 인기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필리핀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로, 한국 매체를 통해 삼겹살, 치맥(치킨과 맥주), 떡볶이, 비빔밥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작성한 「2022 필리핀 진출전략」에 따르면, 필리핀 내 한류의 인기로 인해 한국 음식에 대한 필리핀인들의 인지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의 주요 상업 지역에는 삼겹살 구이를 파는 식당과 카페들이 있으며, 이러한 식당들은 도심을 벗어난 지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본촌치킨: 필리핀에서 한국식 치킨의 성공

 

한식 인기에 힘입어 필리핀에서는 삼겹살을 파는 한국 식당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아직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은 많지 않다.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중 교촌치킨은 2014년 필리핀에 가장 먼저 진출하여 한때 3개의 매장을 운영했으나, 2021년 완전히 철수했다. BBQ 치킨은 2022년 필리핀에 처음 진출하였고, 2023년 11월 18일에 네 번째 매장을 열었다. 2024년 기준으로 BBQ 치킨은 한국 내 매출 2위, 교촌치킨은 3위를 기록할 정도로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필리핀에서는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다. BBQ 치킨은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중 가장 많은 해외 지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필리핀 내 매장은 4곳에 불과하다.

 

필리핀에서 한국식 치킨을 판매하는 가게 중 가장 유명한 회사는 본촌치킨이다. 본촌치킨은 2010년 11월 필리핀에 진출해 현재 약 14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본촌치킨

(출처: 조상우)

 

 

본촌치킨은 서진덕 대표가 2002년 부산에서 창업한 회사로, '본촌(本村)'이라는 이름은 ‘내 고향(My Hometown)’을 뜻한다. 본촌치킨은 2006년 미국 뉴저지주 포트 리(Fort Lee)에 첫 해외 지점을 열었고, 2009년에는 미국 뉴욕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이후 한국에 있던 유일한 지점은 2016년 6월에 폐업했다. 

 

이러한 이유로 본촌치킨은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업체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본촌치킨은 2022년 전 세계 400대 프랜차이즈 중 186위를 차지했고, 매출은 3억 2,700만 달러에 달했으며, 가맹점 수는 전년 대비 19.5% 증가했다. 2022년 말 기준으로 본촌치킨은 전 세계에 409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중 가장 먼저 진출한 미국에는 122개 지점이 있다. 하지만 미국보다 더 많은 138개 매장을 필리핀에서 운영 중이며, 이는 미국을 제외한 해외 매장 287개 중 약 48%, 전체 매장의 33.7%에 해당하는 수치다. 필리핀과 미국 다음으로 매장이 많은 국가는 태국(101개)이며, 전 세계 본촌치킨 매장의 약 65%가 아세안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본촌치킨이 필리핀에 진출하게 된 데에는 필리핀 사업가 스콧 탄(Scott Tan)의 역할이 컸다. 현재 본촌치킨 필리핀 대표로 활동 중인 탄 대표는 뉴욕에서 처음 본촌치킨을 맛본 순간 성공을 직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본촌치킨의 맛에 매료된 그는 그 맛을 필리핀에 소개하고자 서진덕 대표에게 연락했고, 직접 만나 설득한 끝에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해외에 직접 진출하는 대신 현지 사업자에게 가맹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현지 진출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대신 현지 사업자의 운영 능력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 구조이다. 

 

본촌치킨은 탄 대표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2010년 11월 필리핀에 진출했다. 필리핀에 진출한 본촌치킨은 2012년 3월 ‘한국식 불고기 축제(Korean Dishes Bulgogi Fest)’라는 이름으로 현지화된 소불고기 덮밥, 소불고기 랩, 닭불고기 덮밥을 출시했으며, 같은 시기에 잡채도 함께 선보였다. 2016년 2월에는 비빔밥(Bibimbowl)을, 같은 해 5월에는 매운 비빔밥(Spicy Bibimbowl)과 커리 비빔밥(Creamy Curry Bibimbowl)을 출시하며 필리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카페 코레아노(Cafe Koreano)’라는 이름으로 커피와 빙수를 판매하며 한국 음식을 사랑하는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본촌치킨 ‘카페 코리아노’

(출처: 본촌치킨 페이스북)

 

 

한국 대중문화를 즐기는 현지인들이 늘어나고, 탄 대표가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본촌치킨은 필리핀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본촌치킨 필리핀은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치맥을 비롯한 한국 요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개하며, 필리핀 내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를 자사 성공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언급했다. 현재 본촌치킨은 한국식 치킨 외에도 비빔밥, 잡채, 빙수 등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필리핀 대중에게 익숙해진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본촌치킨은 필리핀에서 약 330개 매장을 운영 중인 글로벌 프랜차이즈인 KFC보다는 매장 수가 적지만, 한국식 치킨을 판매하는 업체 중에서는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필리핀 내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기회이자 과제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한국에서 직접 진출한 치킨 브랜드의 인기는 아직 높지 않지만, 치킨과 맥주를 함께 즐기는 필리핀인들이 점점 늘고 있다. 「2022 필리핀 진출전략」에 따르면, 필리핀 내 한류의 인기로 인해 치맥(치킨과 맥주)에 대한 현지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지만, 이러한 인지도 증가에도 불구하고 치맥과 폭탄주 등 한국식 음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은 여전히 많지 않다.

 

이런 상황 속에서 2023년 10월 27일, 깐부치킨이 필리핀에 첫 해외 지점을 열었다. 2006년 경기도 용인시에서 시작된 깐부치킨은 2021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깐부’라는 단어가 유명해지며 인지도와 매출이 급속도로 상승했다. 깐부치킨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해외로 진출하여 필리핀의 솔레어 리조트 엔터테인먼트 시티(Solaire Resort Entertainment City)에 첫 해외 매장을 열었다. 깐부치킨이 입점한 솔레어 리조트는 2013년 3월 16일에 개장한 카지노, 호텔, 복합문화단지다.

 

또한, 2023년 7월에는 굽네치킨이 필리핀에 첫발을 내디뎠으며, 굽네치킨은 2025년까지 해외 지점을 100개로 확대할 계획이라 필리핀 내 매장 수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8월에는 네네치킨이 수도권에 위치한 원 아얄라(One Ayala)에 필리핀 첫 매장을 열었으며, 현재 2호점과 3호점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깐부치킨의 필리핀 진출과 관련하여 여러 필리핀 언론매체들은 문화적 의미까지 함께 고찰하면서 기사를 작성했다. 《Manila Standard》는 깐부치킨 김승일 대표의 말을 인용해 "깐부"라는 단어를 소개하며, "치킨과 맥주는 ‘영혼의 단짝(Soul Food)’이다"라고 전했다. 《GMA Lifestyle》는 "한국 드라마 팬이라면 '치맥'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을 것이며, 치맥은 한국 음주 문화의 일부로 2002년 FIFA 월드컵 이후 해외에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치킨(Chikin)’과 ‘맥주(Maekju)’라는 한국어 단어를 소개하며, 두 음식이 잘 어울린다는 설명과 함께 "깐부치킨 필리핀 첫 지점에서는 15가지 다양한 맛의 치킨을 판매하고 있으며, 처음 방문하는 경우 '빠삭커리네치킨'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매체인 《Philstar》는 손예진과 현빈이 출연했던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언급하며, "‘치(Chi)’는 치킨, ‘맥(Maek)’은 한국어로 맥주를 뜻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드라마 주인공들처럼 치맥을 즐기며 하루를 낭만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며, "튀긴 닭이 싫다면 인삼과 밤 등이 들어간 삼계탕을 먹어보라"는 조언도 전했다. 이처럼 필리핀 언론들은 한식을 단순한 요리로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문화적 의미까지 함께 전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필리핀 기업들은 브랜드 홍보를 위해 점점 더 한국 대중문화를 활용하고 있다. 2020년 8월 창업한 복 코리언 프라이드 치킨(BOK Korean Fried Chicken)은 상호에 '한국(Korean)'을 포함하여 자사를 홍보하고 있다. 상호에 포함된 '복(Bok)'이라는 단어는 한국어로 '복(Fortune)'을 뜻하기도 하지만, 필리핀에서 쓰는 따갈로그어로는 '복(Bok)'이 친구나 동료를 부를 때 사용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또한, 복 코리언 프라이드 치킨 매장에서는 '닭튀김'과 '양념'이라는 한국어 단어를 찾아볼 수 있으며, '김치볶음밥'을 판매하는 등 한국적인 요소를 반영하여 현지화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복 치킨

(출처: BOK Korean Fried Chicken 홈페이지)

 

 

일찍이 필리핀 시장에 진출했으나 2021년에 철수한 교촌치킨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 유명 기업도 현지 고객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현지에서 안착하는 데 실패할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시장 분석과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요리 개발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력을 활용한다면, 한국식 치킨 가게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국 프랜차이즈도 필리핀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한류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필리핀 내 한류 팬과 현지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해 나가며 한국식 음주 문화와 치킨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더욱 늘어나길 기대한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