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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편의점, 사리사리(Sari sari)를 넘보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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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조상우(필리핀)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필리핀 편의점 매출은 2018년 2,466억 페소(한화 약 5조 9,184억 원)에서 2023년 3,303억 페소(한화 약 7조 9,272억 원)로 5년 사이 약 34% 증가했다. 편의점은 주로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 지역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으며, 빠르고 간편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다시 말해 도시화, 소비자 생활 방식 변화, 그리고 편의점 접근성과 편리성 등에 힘입어 필리핀 내 편의점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편의점은 필리핀식 구멍가게인 사리사리(Sari-sari Store)와 경쟁관계에 있다고도 볼 수도 있다.
사리사리와 편의점
사리사리는 동네 잡화점(Sundry Store)으로 생활필수품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리사리는 가족 단위로 운영되며, 가게와 주거 공간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점은 사리사리가 지역 사회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리사리는 소규모지만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고 있으며, 고객과 개인적인 관계를 통해 충성도 높은 지역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사리사리에서는 통조림, 음료, 담배, 식용유, 소금, 설탕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냉장고가 있는 일부 가게는 탄산음료, 맥주, 생수 등도 판매하지만 보통 냉장을 요하는 신선식품은 판매하지 않는다.
(출처: BusinessWorld)
사리사리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이 대형마트보다 다소 비쌀 수 있지만, 사리사리는 소비자들이 먼 거리에 있는 마트까지 갈 필요 없이 동네에서 간편하게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한다. 필리핀 대중교통 접근성을 고려할 때, 사리사리는 소비자에게 편리한 선택지가 된다. 또한 사리사리는 소량으로 판매한다는 장점도 있다. 예를 들어, 사리사리에서는 담배를 한 갑 대신 한 개비씩도 판매하고 있어 현금 유동성이 좋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가격 면에서 대형마트와 경쟁하기는 어렵지만, 접근성, 소량 판매 그리고 외상이 가능할 정도로 지역민과 밀착되어 있다는 강점을 통해 지속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리사리와 달리 필리핀 편의점 산업은 도시 지역 유동 인구를 배경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세븐일레븐(7-Eleven)은 필리핀 편의점 시장에서 두드러진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1927년 미국에서 설립된 글로벌 편의점 브랜드로, 1984년에 필리핀 시장에 진출했으며, 2005년에 일본 기업에 지분을 매각했다. 2023년 기준, 세븐일레븐은 3,790개가 넘는 매장을 필리핀에서 운영하면서 업계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24시간 영업 체제를 통해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신선식품, 간식, 음료, 즉석식품, 가정용품 등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문 및 결제를 할 수 있으며, 온라인 전용 할인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이외에도 필리핀에는 여러 소규모 마트와 편의점들이 있다. 알파마트(Alfamart)는 1989년 자카르타에서 시작된 소규모 마트 체인으로, 2014년 필리핀 시장에 진출한 이후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알파마트는 필리핀 전역에 1,692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필리핀 소규모 마트 및 편의점 시장에서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로빈손 리테일 홀딩스는 2000년 필리핀에 진출한 미니스톱(Ministop)을 2022년 9월에 인수하여 상호를 엉클존스(Uncle John's)로 변경했다. 일본 로손(Lawson)은 2015년 필리핀에 진출했으며, 2023년 3월 기준으로 10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로손은 다양한 일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필리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필리핀 세븐일레븐. (출처: 조상우)
국내 편의점의 필리핀 진출 근황
한편 작년 말 기준으로 한국에는 5만 5,200개가 넘는 편의점이 있다. 이러한 호황 속에서 국내 편의점 업계는 해외로 진출하고 있으며, CU는 말레이시아와 몽골에서, GS25는 베트남에서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CU는 2018년, GS25는 2020년에 필리핀 시장에 진입했으나 자리를 잡는 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편의점들이 필리핀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식은 필리핀 편의점에서 매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가 필리핀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필리핀 내 편의점에서 한국 라면과 소주 등 한국 음식을 찾아보는 것은 이제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필리핀 편의점 시장을 선도하는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7월 ‘7-Fresh K-Style’을 출시하며 한식 인기를 적극 반영했다. 이 시리즈에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버거(K-Style Plant-based Chicken Burger), 치즈와 마늘 번(K-Style Garlic Cream Cheese Bun), 그리고 에그 드랍 샌드위치('K-Style Egg Drop Sandwich) 등이 포함됐다. 또한, 필리핀인들이 즐겨 먹는 시오파오(Siopao)에 고추장과 김치를 넣은 매콤한 맛도 출시했다. 이 제품은 기존 시오파오와는 다르게 한국적인 맛이 가미된 제품으로,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필리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세븐일레븐이 내놓은 것이다.
세븐일레븐이 필리핀에서 한식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에 세븐일레븐은 필리핀에 진출한 무제한 삼겹살 전문점 ‘낭만돼지(Romantic Baboy)’와 협업하여 치즈가 들어간 삼겹살 도시락과 비빔밥 도시락 등을 출시했다. 낭만돼지는 2017년 필리핀 시장에 진출하여 2024년 5월 기준으로 필리핀 전역에서 4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 업체이다. 이와 같은 협업 덕분에 세븐일레븐에서는 김밥, 잡채를 비롯한 다양한 한국 음식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현지 소비자들이 원하는 바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다.
필리핀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한식 도시락. (출처: 조상우)
한식에 대한 필리핀 내 수요가 증가하면서 다른 편의점 업체들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로손(Lawson)은 치즈삼겹살 덮밥, 돼지고기 비빔밥, 양념치킨 도시락 등 다양한 한식 메뉴를 선보였다. 로손 역시 현지화가 된 비빔밥과 닭고기가 든 도시락을 통해 매출 증대를 도모하고 있으며, 한식을 적극적으로 매출 상승 전략에 활용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필리핀 내에서 한식 인기가 높아진 배경에는 한류 콘텐츠가 있다.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가 필리핀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한식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콘텐츠를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 전략이 요식업계뿐만 아니라 편의점 업계에도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있다.
로손(Lawson)에서 판매 중인 한식 메뉴 홍보 이미지 (출처: Lawson Philippines 페이스북)
뻔한 마트의 필리핀 진출 성공 비결
한국에서 진출한 편의점 업계는 필리핀에서 고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짧은 시간에 성공적으로 필리핀 시장에 안착한 한국식 편의점 ‘뻔한마트(Funhan Mart)’도 있다. ‘뻔한마트’는 2021년 3월 첫 매장을 냈으며, 2024년 8월 5일, 20호점을 열었다. ‘뻔한마트’는 한국식 편의점을 표방하면서 고객이 한국에 방문한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매장을 구성했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은 한국에서 사용하는 라면 조리기를 활용해 직접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으며, 떡볶이와 김밥 등 한국 음식을 구매할 수 있다. 넷플릭스와 GS25가 협업하여 제주맥주가 제조한 ‘넷플릭스 제주라거’와 같은 제품들도 구비되어 있어, 한국 현지에서만 구매할 수 있을 것 같은 제품들을 통해 한국 대중문화 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뻔한마트’는 한국적인 요소들을 매장 곳곳에 반영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한국식 실내장식과 다양한 한국 제품 및 음식을 갖추어 소비자들이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다른 편의점과 달리, 직접 만든 떡볶이를 판매하고, 한국 편의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얼음컵 등을 제공함으로써 한국에 있는 편의점 느낌을 한층 더 살리고 있다. 또한, ‘뻔한마트’는 한국적인 요소들뿐만 아니라 필리핀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제품과 음식을 함께 구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매장을 찾도록 유도하고 있다.
(출처: 뻔한마트(Funhan Mart) 인스타그램)
다시 말해 ‘뻔한마트’는 단순히 '뻔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펀(Fun)한’ 한국 문화 일체를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전략은 필리핀 편의점 시장에서 차별화된 위치를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뻔한마트’는 한국 대중문화 인기를 적극 활용하여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며, 소비자가 요구하는 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필리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편의점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직 한국 편의점 업계는 필리핀에서 눈에 띄지 않지만 한국 대중문화와 한식 인기를 바탕으로 필리핀 편의점 내에서 한국 식료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같은 선도업체들은 한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매출을 늘리고 있으며, 한국식 편의점을 표방하는 ‘뻔한마트’는 한국 제품 이외에도 한국식 편의점이라는 문화적인 부분까지 마케팅적인 측면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한류 콘텐츠를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이 이후로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이며, 필리핀 시장 진출을 위해서 이러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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