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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스페인 소비 트렌드는 ‘가성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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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최지윤(스페인) 

 

 

스페인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2년 스페인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무려 8.4%였으며, 2023년에는 3.1%, 올해는 3.4%로 조금씩 나아지는 추세를 보이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는 그렇지 못하다. 이에 스페인 정부는 기초 식품군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0%로 유지하는 정책을 2024년 9월까지 연장하여 식품 가격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전쟁, 에너지 문제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람들은 소비에 더 신중해졌으며,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 방식도 점점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칸타르의 2023년 4분기 소비자 전망 보고서에서 스페인 소비자의 38%는 향후 몇 달간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팬데믹 이후 경제 상황이 나아졌음에도 국민의 구매력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한다. 또한, 45%의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PB상품(자체 개발 상품) 구매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유럽 20개국 2만 명을 대상으로 한 「유럽 소비자 지불(payments) 보고서」를 보면, 스페인 국민의 50%는 공과금 납부 등 생활비를 제외하고 남는 돈이 1년 전보다 적다고 답했다. 또한, 조사에 참여한 59%의 사람은 1년 이내에 휴가나 여행을 취소하거나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선식품 구매 감소, PB상품의 구매 증가

 

2023년 한 해 동안 스페인에서 국민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슈퍼마켓 체인은 ‘메르까도나’로, 시장 점유율이 26.7%에 달한다. 그 뒤를 이어 까르푸 9.9%, 리들 6.4%, 에로스키 4.3%, 디아가 3.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소비자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가격이 저렴한 PB상품을 선호하게 되었고, 슈퍼마켓은 다양한 프로모션과 할인 행사를 통해 고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각 슈퍼마켓 브랜드의 PB상품은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칸타르는 지난해 스페인 소비자 지출의 43.7%는 PB상품이 차지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2024년에도 PB상품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국가 중에서도 특히 스페인에서 특히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반면, 스페인 보험회사 아에곤(Aegon)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페인 국민의 45%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식품 소비를 줄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교적 비싸고 장기간 보관이 어려운 신선식품의 소비가 감소한 것이다. 소비가 줄어든 품목은 생선(52.5%)이 1위를 차지했고, 고기(34.9%), 과일(18.1%)이 그 뒤를 이었다. 이베리아반도에 위치한 스페인은 먹거리가 풍부하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는 영양소가 가득한 신선식품 대신 가공식품을 위주로 음식을 구매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스페인 농림수산식품부(MAPA)는 2014년 1인당 과일 소비량이 102.5kg였지만, 지난해 78.6%로 감소하여 가장 낮은 섭취량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신선식품과 과일 소비가 감소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다. 정부의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선식품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스페인 국민은 더욱 저렴하고 오래 지속되는 제품을 우선시하게 되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격이 저렴하고 유통기한이 긴 가공식품과 초가공식품이 소비자에게 더욱 매력적인 선택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가성비 식당,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의 인기

 

스페인 내 패스트푸드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는 과거와 다르게 현대적이고 빠른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특히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은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서 직접 식사를 준비할 시간이 거의 없다. 편의성은 삶에 중요한 요소가 되면서 조리 시간이 짧은 패스트푸드, 가공식품이 자연스레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전통적인 식당에 비해 간편하고 금액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고 브레이크타임이 없어 아무 때나 신속하게 식사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또한, MZ세대를 중심으로 선호하는 음식이 달라진 것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세계화와 식품 광고의 영향을 받은 젊은 세대는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을 더 많이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스페인 젊은 세대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 섭취의 이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비만율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이는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씨엔 몬타디토스의 타파스 메뉴.

(출처: spain.100montaditos.com)

 

 

스페인 통계청(INE)에 따르면, 스페인 사람은 연간 1,000유로(한화 약 150만 원) 이상을 외식에 사용한다고 한다.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많이 올랐지만, 외식 사랑은 여전하다. 그러나 예전과 비교하면, 외식 패턴이 많이 달라졌다. 값비싼 식당에 가는 대신 저렴한 메뉴가 있는 식당을 찾는다든지, 한 번에 쓰는 금액을 줄이는 식으로 돈을 아낀다. 

 

이에 따라 최근 많은 식당은 ‘저가 마케팅’을 내세우고 있다. 스페인 전역에서 가장 유명한 저가 프랜차이즈 타파스 바인 씨엔 몬타디토스(100 montaditos)는 1유로로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내세우며 젊은 소비자층을 끌어모으고 있다. 타파스는 술과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작은 안주의 개념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끼니를 때우기 좋아 전통적으로 스페인에서 인기가 많은 음식이다. 씨엔 몬타디토스는 2000년에 설립되어 꾸준히 스페인 국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국내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하여 유럽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보급형 저가 핸드폰의 판매량 증가

 

 

2024년 1분기 스페인 휴대전화 점유율 그래프

(출처: computerhoy.com)

 

 

삼성 Z플립6, Z폴드6, S24 기종은 스페인에서도 판매되고 있으며, 마드리드 곳곳에서 광고를 볼 수 있을 만큼 삼성은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23년 스페인 내 휴대전화 점유율은 샤오미가 32%로 1위를 차지했고, 삼성은 그 뒤를 이어 30%를 차지했다. 2024년 1분기에 95만 4,000대의 핸드폰을 판매한 삼성은 점유율 1위(29%)를 회복했고, 샤오미는 근소한 차이(28%)로 뒤를 이었다. 

 

스페인에서 삼성 핸드폰은 전체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툴 정도로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고 있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보급형 라인 제품 덕분이다. 스페인에서 1,000유로(한화 약 150만 원)가 넘는 프리미엄 라인 핸드폰 구매 비율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작년 가장 많이 판매된 핸드폰 기종을 보면 전부 삼성의 보급형 라인인 A시리즈, 샤오미가 순위권에 올라와 있다. 휴대전화, PC 등의 구매를 미루고, 점점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에 따라 앞으로도 스페인에서는 저가형 전자제품이 유행을 얻을 것으로 예측된다. 

 

 

 

2023년 스페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Top 10

(출처: computerhoy.com)

 

 

알리, 테무, 쉬인 등 초저가 온라인 상품 구매 급증

 

중국발 초저가 온라인 플랫폼은 스페인에서도 큰 인기를 거두고 있다. 말도 안 될 정도로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제품 라인 덕분에 스페인에서 계속해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스페인은 유럽에서 다섯 번째로 테무 방문자가 많은 국가로, 월평균 방문 수는 천만 회 정도이다. 스페인의 백화점 체인인 엘꼬르떼잉글레스와 아마존은 명실공히 스페인에서 가장 사용자가 많은 온라인 플랫폼이지만, 저렴한 제품을 무기로 한 중국 플랫폼의 진출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2024년 상반기 서유럽 9개국(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아일랜드)의 소비재 전자상거래를 분석한 보고서(NIQ Consumer Online Panel)에 따르면, 스페인에서 이루어진 온라인 구매 3개 중 1개는 알리, 테무, 쉬인과 같은 중국 플랫폼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2024년 상반기 스페인의 주요 중국 플랫폼 주문 점유율은 34%에 이르렀으며, 이는 이탈리아(14%), 프랑스(9%), 독일(8%) 등의 국가보다 훨씬 높은 수치였다. 

 

 

휴가 비용 감소, 저렴한 계획 찾는 사람들

 

일간지 라 라손(La razon)에 따르면, 스페인 국민의 90%는 이번 여름에 휴가를 떠날 것이고, 평균 14일 동안 여행을 갈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휴가 동안 1인당 평균 903유로(한화 약 135만 원)를 지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작년에 조사된 1,200유로(한화 약 180만 원)에 비해 23% 감소한 수준이다. 일간지 에우로파 프레스(Europa press)의 보도 자료에서도 스페인 사람들은 2023년 휴가 평균 예산이었던 1,715유로(한화 약 256만 원)에서 40% 감소한 1,050유로(한화 약 156만 원)까지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여름휴가를 가지 않는 비율도 증가했는데 모두 재정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생활비가 터무니없이 증가한 탓에 휴가는 사치로 여겨져 아예 휴가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생겨난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경제적 우려가 결합하여 스페인 사람들은 휴가 비용을 줄이고 더 저렴한 대안을 찾아 예산을 줄이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곳’을 주제로 한 기사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출처: guiadelocio.es/madrid, timeout.es, madridsecreto.co)

 

 

소셜미디어, 일간지에서도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키워드는 ‘가성비’, ‘저렴’, ‘무료’이다. 많은 스페인 인플루언서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 저렴한 식당 즐기기 등의 콘텐츠를 공유하고, 이는 사람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는다. 스페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가격이 필수다. 아무리 품질이 좋고, 서비스가 좋아도 가격이 부담되면 스페인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예전과 같은 생활수준을 유지하고 싶지만, 오를 대로 올라버린 물가 때문에 스페인 사람들은 가성비 좋은 서비스와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찾고 있으며, 앞으로 이런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