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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고급 주류 시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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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홍성아(말레이시아)
1. 말레이시아 주류 시장 동향
1) 말레이시아 고급 주류 시장 규모
말레이시아는 고급 주류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가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고급 주류 매출 규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인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3년 증류주 시장 수익은 2억 1,990만 달러(약 3,046억 원)로, 2020년의 1억 8,897만 달러(약 2,618억 원) 대비 16.35% 상승했다. 2028년에는 증류주 시장 수익이 2억 9,220만 달러(약 4,04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말레이시아는 위스키보다 와인 수요가 높은 국가로, 와인 시장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와인 시장 수익은 4억 7,671만 달러(약 6,605억 원)로, 2020년의 3억 8,000만 달러(약 5,265억 원) 대비 25.45% 증가했다. 2028년에는 이 수익이 7억 5,410만 달러(약 1조 448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20-2028 말레이시아 주류 시장 수익 (출처: 스태티스타(Statista))
2. 주류 시장 트렌드
1) 증류주(위스키, 진, 럼) 시장 트렌드
말레이시아 국제 식품 & 음료 박람회(Malaysian International Food & Beverage Trade Fair, MIFB)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8년까지 고급 주류 시장(증류주 및 와인)은 연평균 성장률(CAGR) 6%의 높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MIFB는 현재 고급 주류 산업의 잠재적 성장 요인으로 ‘가처분 소득 증가’, ‘젊은 소비자 취향의 변화’, ‘고급 주류 체험 행사 증가’ 등을 꼽았다.
말레이시아 통계청의 2023년 가계조사(The Household Income and Expenditure Survey)에 따르면, 2022년 말레이시아의 월 가처분 소득(이자, 세금 등을 제외하고 소비나 저축에 사용 가능한 소득)은 7,111링깃(약 212만 원)으로, 2019년의 6,764링깃(약 201만 원)보다 증가했다. 또한, 말레이시아 젊은층 사이에서 위스키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고, 증류주에 과즙이나 음료를 섞은 칵테일이 인기를 끌면서 증류주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젊은층은 새로운 것과 독특한 경험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들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제품들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칵테일 (출처: 홍성아 촬영)
대표적으로 엘링 림(Eiling Lim)은 2019년에 말레이시아 최초의 독립병입(Independent Bottling, IB) 브랜드를 선보였다. 독립병입은 자체 증류소 없이 위스키 원액이 담긴 오크통을 구매해 병입 후 판매하는 것을 의미하며, 반면 자체 증류소에서 숙성, 병입하여 판매하는 것을 공식병입(Official Bottling, OB)이라고 한다.
'엘링 림' 브랜드는 처음 출시되어 다양한 주류 제품을 선보이게 되었다. 엘링 림은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의 위스키를 제공하기 위해 중소규모 증류소에서 원액을 구매해 병입할 뿐만 아니라, 고객 맞춤형 병입과 취향에 맞춘 라벨링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한 최근에는 트렌드를 반영해 주류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잭푸르트(Jackfruit), 판단(Pandan), 산내(山柰, Galangal) 등 말레이시아의 대표 식재료를 활용한 진(Gin)을 출시했다.
‘엘링 림’이 출시한 진(Gin) ( 출처: 엘링 림 홈페이지(https://eilinglim.com/) )
또한, 와인팍 코퍼레이션(Winepak Corporation)이 2020년에 말레이시아 최초의 더블 피트 위스키인 ‘티마(Timah)’를 출시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티마 위스키는 젊은 층이 브랜드와 감성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공략하여, 말레이시아의 역사를 내세운 스토리텔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티마(Timah)'라는 브랜드 이름은 말레이시아의 대표 자원인 주석(朱錫)의 말레이어에서 유래되었다. 브랜드 라벨에는 1871년 말레이시아 페낭(Penang) 최초의 경찰청장이자, 말레이시아에 위스키 문화를 처음 전파한 인물인 캡틴 스피디(Captain Speedy)를 활용했다. 티마 위스키는 2020년 세계 3대 주류 품평회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 국제주류품평회(SFWSC)에서 기타 위스키 부문 은상을 수상하며, 그 품질을 인정받았다.
티마 위스키 상표 ( 출처: 티마 위스키 홈페이지(https://www.timahwhiskey.com/) )
소비자와 위스키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도 다양화되고 있다. 'TEG 미디어(TEG Media)'는 2018년부터 말레이시아 최대의 위스키 시음회인 위스키 플러스(WhiskyPlus)를 개최해 오고 있다. 이 행사는 2019년부터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만 열리던 것을 북부 지역의 최대 도시인 페낭으로 확장하여, 연 2회 개최되고 있다. 매년 50개 이상의 글로벌 주류업체가 참여해 위스키, 진, 럼 등 다양한 증류주를 선보이며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24년 7월 20일 페낭에서 열린 제8회 위스키 플러스 행사에서는 VIP 입장권이 모두 매진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위스키플러스 행사장 (출처: 홍성아 촬영)
2) 와인 시장 트렌드
말레이시아에서 주목할 만한 주류 시장 중 하나는 와인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리포트 링커(ReportLinker)에 따르면, 2023년 말레이시아의 와인 소비량은 5,000톤으로, 세계 79위에 해당한다. 리포트 링커는 말레이시아의 와인 소비량이 매년 0.9%씩 성장해 2028년에는 5,300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다국적 시장조사기관 6W 리서치는 2020~2026년 말레이시아 와인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6%로 전망하며, 말레이시아를 아세안 시장에서 싱가포르 다음으로 와인 소비량이 많은 국가로 꼽았다. 이러한 성장은 가처분 소득 증가,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다양한 할인 행사, 고급 와인 판매 매장의 증가, 그리고 젊은 세대의 호응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개성 있는 향과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와인이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고되었다.
실제로 젊은 소비자층이 와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2년에 발표된 연구 「쿠알라룸푸르 사립대학교 학생들의 주류에 대한 지식, 태도 및 소비패턴(Knowledge, Attitude and Consumption Pattern of Alcohol Among University Students at a Private University in Kuala Lumpur, Malaysia: A Cross-Sectional Study)」에서 18~30세의 UCSI 대학 재학생 374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의 와인 선호도는 34.8%로, 맥주(59.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또한, 2019년 국민건강 및 질병 조사를 분석한 2022년 논문 「중상위 소득 국가에서 알코올 소비패턴 연구 결과(Findings from a Nationwide Study on Alcohol Consumption Patterns in an Upper Middle-Income Country)」에서도 맥주(65%)에 이어 와인(17.5%)의 소비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말레이시아에서 와인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주류 시장은 와인과 음식을 함께 즐기는 페어링(pairing) 행사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5년 설립된 와인 시음 전문 업체 ‘와인 테이스팅 말레이시아(Wine Tasting Malaysia)’는 중식, 일식 등 다양한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소개하는 페어링 행사를 개최했다. 또한, 싱가포르의 이탈리아 와인 전문 수입업체 ‘WIFI(With Love From Italy)’는 2023년에 14개 양조장이 참석한 이탈리아 와인 시음회 ‘벨로 비노(Bello Vino)’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3. 나가면서
말레이시아에서 고급 주류 소비층이 확대됨에 따라 주류 소비량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이 ‘고급 주류’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자, 주류 업계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주류 업계는 말레이시아 주류를 소개하는 다양한 행사를 늘리며, 고급 주류를 즐기는 문화가 점차 자리 잡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주류업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현재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한국 주류는 대부분 진로 소주 등 희석식 소주에 집중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농산물을 직접 발효하고 증류한 고급 증류식 소주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화요, 일품진로 등 증류식 소주가 현지 슈퍼마켓에 유통되고 있어, 고급 주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주류업체가 말레이시아로 진출을 확대하려면, 이슬람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위스키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주류를 예외 없이 이슬람의 금기인 하람(haram)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는 다민족, 다종교 국가로, 중국계와 인도계 말레이시아인을 중심으로 음주 문화가 확산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류가 이슬람 문화를 연상시키는 경우에는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 위스키인 티마(Timah)는 말레이어로 주석을 의미하지만,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의 딸 파티마(Fatimah)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또한, 라벨에 그려진 캡틴 스피디가 에티오피아 전통 의상을 착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슬람계에서는 무슬림의 송콕(songkok)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라벨 변경을 요구하는 비난을 받았다. 이처럼 말레이시아에서 주류 마케팅은 종교계와의 논란을 피하기 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고려한 전략을 세운다면, 말레이시아에서 국내 지역 전통주 등 고급 주류의 시장을 성공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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