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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의 실크로드 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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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김대한(우즈베키스탄) 

 

 

중앙아시아 국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가니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중 경제 규모 2위에 해당하는 우즈베키스탄은 초대 대통령의 폐쇄적인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경제 개방정책과 농업 위주의 국가 산업을 제조업으로 환골탈태하려 하고 있다. 이는 서방 국가의 경제제재로 새로운 동맹확보와 전환점을 필요로 하는 중국과 제조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본이 필요한 우즈베키스탄의 상호 관계에 따라, 중-우 관계 강화와 함께 막대한 중국 자금이 우즈베키스탄으로 유입되는 계기가 되었다. 

 

우즈베키스탄은 중국 주도의 경제 협력체인 상하이협력기구(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의 회원국으로 가입하였고, 정부 차원의 각종 프로젝트를 중국 국영 기업에 맡기고 있다. 중국 역시 대(對) 우즈베키스탄 차관을 제공하며, 국영·민간기업의 우즈베키스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상하이협력기구(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2001년에 설립한 유라시아의 정치, 경제, 국제 안보 보장에 관한 국제기구이다. 세계 인구의 40%로 지리 규모와 인구 측면에서 세계 최대의 기구인데, GDP는 2023년 PPP 기준 세계 전체의 약 32%에 해당한다.

 

1996년 4월 26일 중국 상하이시에 모인 러시아, 중국,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정상들이 《국경 지대의 군사적 신뢰 강화를 위한 조약》을 체결하면서 상하이 5국(Shanghai Five)이 형성되었고, 2001년 6월 15일에 우즈베키스탄이 합류하면서 상하이 5국은 상하이협력기구로 개편되었다. 2017년 6월 9일에는 인도, 파키스탄이 가입하였고, 2023년 7월 4일에는 이란이 가입하였다.

 

- 정회원국(9개국): 중화인민공화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이란 

- 옵서버(2개국): 몽골, 벨라루스

- 대화 파트너: 스리랑카, 튀르키예,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캄보디아, 네팔, 이집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쿠웨이트, 몰디브, 미얀마, 아랍에미리트

- 초청 국가 및 기구: 투르크메니스탄, 독립 국가 연합, 동남아시아 국가연합

 

 

 

2024년 7월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담, 카자흐스탄

(출처: uzdaily.uz)

 

 

우즈베키스탄과 중국은 1992년 1월 수교를 시작으로,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하며 가까운 파트너 국가로 자리 잡았다. 현재 중국은 러시아를 제치고 우즈베키스탄의 최대 교역국으로 발돋움했다. 중국은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차관 등을 늘리며, 일대일로 사업의 중요한 파트너로 우즈베키스탄을 간주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꾸준히 증가해 왔다.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한 중국 기업은 2021년 1,800개에서 2022년 7월까지 2,000개로 늘어났으며, 교역량은 2023년 140억 달러(한화 약 19조 3,592억 원)에서 2024년 200억 달러(한화 약 27조 6,560억 원)로 무역량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우즈베키스탄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심각한 무역적자를 보고 있는데, 양국 간 교역액 140억 달러 중 우즈베키스탄의 중국 수출은 16억 달러(한화 약 2조 2,124억 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중국은 우즈베키스탄의 주요 대출국이기도 하다. 2023년 우즈베키스탄은 총 28억 달러(한화 약 3조 8,718억 원)의 차관을 받았는데,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중국이 각각 6억 1,600만 달러(한화 약 8,516억 원)와 3억 9,900만 달러(한화 약 5,515억 원)를 기여했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의 고질병인 에너지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기업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27기가와트로 확대하고, 녹색에너지 부문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또한 중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우즈베키스탄의 사회경제적 잠재력을 발굴하기 위한 경제개혁 운동에 착수하였다. 올해 1월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가 베이징 천안문광장 인민대회당에서 회담했는데, 두 정상은 '새 시대를 위한 전천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양국 관계를 격상시켰고 외교, 안보, 경제관계를 증진을 위한 14개 양해 문서에 서명했다. 

 

양국간의 미래비전을 공유한 두 정상은 정체 중인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CKU) 철도 프로젝트의 조기 시행을 촉구했다.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역시 '하나의 중국' 정책을 확고히 지지하고 대만, 신장에 대한 외부 간섭과 인권 문제를 비난하며, 중국의 편에 섰다.

 

다만, 양국 협력의 주요 지표로 여겨지는 CKU 철도 프로젝트는 자금력에 대한 문제 제기와 프로젝트의 불확실성 및 회의감 등으로 해결의 실마리가 잘 보이지 않고 있다. 지리적 제약에 갇힌 우즈베키스탄이 중국과의 관계를 활용해 물류와 인프라 확충을 갖출 필요는 인정하고 있지만, 일대일로 산업을 통해 “부채의 함정”에 빠진 여러 나라의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대응하기 위해 EU에서 시행 중인 ‘글로벌 게이트웨이’ 사업에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적극 관심을 표하며, CKU 철도 프로젝트의 새로운 옵션을 모색하는 모습도 보인다.

 

 

 

CKU 철도프로젝트 노선

(출처: International Road Transport Union)

 

 

CKU 지연이 우즈베키스탄에 미치는 영향

 

1997년 중국,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은 ‘대서부 발전 전략’에 맞춰 CKU 철도 노선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523km 길이의 철도 노선은 신장의 카슈가르에서 시작하여 키르기스스탄을 거쳐 우즈베키스탄의 안디잔에 이른다. CKU 철도 노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대한 새로운 활로로 기대를 얻었다. 

 

이 노선은 중국에서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터키를 거쳐 유럽까지 운행하며, 남부 노선으로의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CKU는 기존 노선에 비해 중국에 상당한 이점을 제공한다. 이는 기존 노선보다도 900km 더 짧은데, 중국에서 출발하는 화물이 유럽 및 중동 시장에 7~8일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동남아시아 및 중동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전략적 우위를 제공하는 동시에 중국이 우크라이나 위기 이후 서방의 제재로 인해 훼손된 러시아 북부 경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게 한다. CKU 철도 노선은 지난해 시안에서 열린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핵심 합의 중 하나였고,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의 핵심사업이다. 총공사비는 45억 달러(한화 약 6조 2,212억 원)로 추정되고, 2023년 10월 착공될 예정이었으나, 자본 문제, 3국 간의 의견 불일치, 외교 문제 등으로 난관에 봉착하고 지연된 상황이다. 

 

먼저, CKU 철도는 중국에서 유럽으로 상품을 운송하는 더 짧은 경로를 목표로 하는데, 이는 잠재적으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을 통과하는 기존 경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므로 두 국가의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키르기스 측은 현지 주민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험난한 산악 지형을 통과하는 더 긴 경로를 원한 반면, 우즈베키스탄과 중국 측은 더 짧고 더 경제적인 옵션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재정 문제인데,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이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할 재정적 여력이 부족하다. 키르기스스탄은 외채의 절반을 중국에 빚지고 있고, 우즈베키스탄은 GDP의 16%를 중국에 빚지고 있다. 높아지는 중국에 대한 부채와 심화된 국내 경제 위기로 인해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키르기스스탄 내각 장관은 “우리와 우즈베키스탄은 이 길이 필요하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며 본 중국에 더 나은 조건을 어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삐걱대는 CKU 철도 프로젝트에 우즈베키스탄 역시 다른 옵션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게이트웨이 투자자 포럼(Global Gateway Investors Forum)에 우즈베키스탄 총리가 참석해 EU 회원국과의 연결을 개선하고, CKU 철도 프로젝트의 대안으로 EU의 중간 회랑(Middle Corridor) 경로 참여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2016년 취임한 이후 우즈베키스탄의 사회경제적 잠재력을 발굴하기 위한 경제 개혁 운동에 착수했는데, 개혁에는 민영화 장려와 외환 통제 완화, 글로벌 기업에 대한 경제 개방이 포함되었다. 이러한 경제적 자유화는 유럽연합이 지지하는 점진적인 민주화 과정과 법치주의에 의거했는데, 폐쇄적인 경제에서 벗어나 유럽연합과의 관계 강화 및 글로벌 시장의 일원이 되겠다는 의지이기도 했다. 

 

이런 행보에 발맞추어 유럽연합 집행 부회장은 포럼에 참석한 유럽 및 국제 금융 기관이 중앙아시아의 지속 가능한 교통 연결을 위한 지원과 투자에 10억 유로(한화 약 1조 5,049억 원)를 투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U, Global Gateway Forum

(출처: European Commission)

 

 

이처럼 EU, 중국, 대한민국 등 글로벌 국가들은 우즈베키스탄의 다양한 경제적 잠재력과 교역의 요충지로 주목하며, 총성 없는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 역시 EDCF 차관을 통해 2,700억 규모의 고속철 공급 및 유지보수 사업을 수주했다. 국산 고속철의 첫 수출은 적극적인 수출 외교와 정부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향후 국산 고속 차량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과 우즈베키스탄 실크로드 철도로의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중국과 유럽의 공세를 이겨내고 한국기업이 실크로드 철도를 선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한국-우즈베키스탄 고속철 공급계약체결식

(출처: Railwaypro.com)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