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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의류산업과 한국 패션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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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홍성아(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의류 시장은 주목할 만한 산업 중 하나다. 2027년에는 530억 링깃(한화 약 15조 5,915억 원)의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말레이시아 의류 및 패션잡화 산업은 여성 의류 성장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인다. 시장 정보 분석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2년 말레이시아 여성 의류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약 25% 증가한 103억 링깃(한화 약 3조 300억 원)으로 2027년까지 연평균 8%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말레이시아 의류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의류 수입 성장도 기대된다. 글로벌 무역통계업체 OEC 월드(OEC World)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수입 의류는 2017년 49억 1,000만 달러(한화 약 6조 7,856억)에서 2022년 80억 2,000만 달러(한화 약 11조 836억 원)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수입 의류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2%로 낮은 수준이다. 2022년 기준 중국산 수입 의류는 전체 수입 의류의 49.2%로 1위를 달성했지만, 한국 의류는 수입 시장의 1.81%를 점유했다.

 

 

규모는 작지만 심상치 않은 K-패션 열풍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한국 의류 시장 규모는 작지만 ‘K-패션’ 열풍이 불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패션을 소비하는 성향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문 「말레이시아의 한류: 말레이시아 젊은 층의 구매 경향 연구(Korean wave in Malaysia: A study on purchasing behavior of Malaysian youth)」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응답자의 58%가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패션을 따라 한다’고 말했다. 한국패션에 대한 말레이시아 소비자의 높은 관심은 케이팝, 한국 드라마의 영향이 크다. 

 

한류의 영향으로 말레이시아의 젊은 세대는 한국 아이돌과 한류 스타들의 한국 패션을 동경하게 되었고 말레이시아 인플루언서들이 한국 패션을 따라 하면서 국내 패션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되기 시작했다. 

특히 종교적 제약이 많은 이슬람권 말레이시아 여성들은 패션에도 제한이 있지만 한국 패션 트렌드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노출을 최소화하는 스타일링이 공유되면서 젊은 말레이시아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말레이시아 틱톡 이용자(yuyuwanee90)는 “한국 패션이지만 격식 있고 단정한(versi sopan) 옷차림” 트렌드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식 패션을 공유한 무슬림 여성 

(출처: 틱톡 계정(@yuyuwanee90))

 

 

또한 한류 열풍으로 한국어를 유희적으로 사용한 언어를 새겨 넣은 티셔츠도 인기다. 예를 들어 한국어 오빠(Oppa)를 소재로 영어 기회(Opportunity)를 ‘Oppa-tunity’로 재구성한 티셔츠가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오빠’는 말레이시아 한류 팬들이 가장 즐겨 쓰는 호칭으로 아이돌을 가리키는 것은 물론 잘생긴 남성을 부르는 호칭으로도 쓰인다. 이처럼 해외 소비자들은 한류 영향으로 한국어가 주는 의미를 알고 있기에 젊은 감각에 맞는 서체로 디자인한 티셔츠가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이다. 

 

 

 

Oppa-tunity 티셔츠

(출처: 페이스북 계정(@kdramagear))

 

 

한국 패션 업계의 말레이시아 진출 현황

 

말레이시아에서 한류가 주목받은 것은 2000년대 초반이지만 한국 패션 업계가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은 2015년이다. 이랜드 그룹은 중국‧홍콩‧대만에 이어 말레이시아 파빌리온 몰에 스파오(SPAO), 미쏘(MIXXO), 후아유(WHO.A.U) 등 3개 브랜드를 선보였다. 이 중에는 스파오가 선웨이 벨로시티 몰, 스카이에비뉴 겐팅 하이랜즈 등 말레이시아 4개 쇼핑몰에 성공적으로 매장을 확장했다. 또한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MLB(엠엘비), 휠라(FILA), 마르디 메크르디(Mardi Mercredi),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이미스(EMIS), 마땡킴(Matin Kim) 등 한국 패션 브랜드가 말레이시아 젊은 층을 겨냥해 진출했다. 한국 패션 브랜드는 한류, 브랜드 협업, 전자상거래 유통 등을 연계한 마케팅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한류 마케팅 전략

 

이랜드 그룹의 스파오는 말레이시아 진출 직후인 2016년 2월 엑소(EXO), 슈퍼주니어(Super Junior), AOA 등 한류 스타를 광고 모델로 앞세워 브랜드 경쟁력을 제고했다. 한류스타라는 친숙한 이미지는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과 매출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논문 「말레이시아의 한류: 말레이시아 젊은 층의 구매 경향 연구(Korean wave in Malaysia: A study on purchasing behavior of Malaysian youth)」에 따르면 응답자의 60%는 한국 연예인을 보고 상품을 구매한다고 답했다. 따라서 인지도가 낮은 국내 브랜드는 전속모델의 팬덤으로 누리는 매출 견인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한국 내 유명 연예인 및 패션 인플루언서들이 애용하는 브랜드가 장기적인 효과를 끌어내는 전략도 살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수지 등 많은 연예인이 착용한 이미스, MLB 등 브랜드는 말레이시아 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논문 「한류가 말레이시아 문화에 미친 영향(Korean Wave Effect on Malaysian Culture)」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젊은 세대들은 한국 드라마, 뮤직비디오, 영화에서 한류 스타가 착용한 패션을 모방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말레이시아에서 한류 열풍이 확산하고 소셜미디어 효과가 맞물리면서 한류 스타가 입기만 하면 매출로 직결되는 사례가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2) 브랜드 협업

 

국내 패션 브랜드는 다른 브랜드와 협업으로 색다른 경험과 재미를 제공하며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 스파오는 젊은 세대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브랜드 협업 마케팅을 지속해서 펼쳐나가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다른 브랜드만이 아니라 이종 산업과 다양한 협업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2019년에는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 말레이시아(Honor Malaysia)와 협업을 맺어 패션 제품을 홍보했다. 스파오는 아너 말레이시아와 스파오 매장에서 개성과 스타일을 드러내는 사진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면 아너 말레이시아 스마트폰을 상품으로 제공하는 챌린지 행사를 진행했다. 챌린지 행사로 젊은 세대들은 자신의 코디 영상을 올리고 댓글을 통해 제품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등 새로운 패션 룩북으로 자리한 모습이다. 특히 젊은 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이색 경험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런 행사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스파오와 아너 말레이시아 챌린지 행사 

(출처: 인스타그램 계정(@ke_xin_415))

 

 

3) 전자상거래 마케팅 전략

 

전자상거래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제품 구매가 가능해 소비자 상품 접근성이 좋다는 이점이 있다. 시장 분석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 Data)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의 2023년 성장률은 15%로 잠재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의류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럭키슈에뜨(Lucky Chouette), 로켓X런치(Rocket X Lunch) 등 15개 한국 업체가 동남아시아 최대 패션 전문 온라인 플랫폼인 잘로라(Zalora)에 온라인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를 통해 국내 브랜드는 한류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오프라인 진출에 앞서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국 패션 팝업 스토어 광고

(출처: 잘로라 홈페이지)

 

 

이처럼 한국 패션 브랜드는 말레이시아에 다양한 방식으로 트렌드를 반영해 현지 젊은 세대를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2010년대 중반, 이랜드 그룹의 SPA 브랜드가 진출한 이후 마르디 메크르디, 마땡킴 등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를 선보였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을 발판 삼아 유통 채널을 확장해 본격적인 말레이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 브랜드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현지에서 인기 있는 한류 스타를 모델로 발탁해 인지도 상승을 꾀하고 브랜드와의 협업 역시 젊은 세대의 주목을 받아 성공적으로 마쳤다. 말레이시아는 패션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한국 수입 시장도 두드러지지 않는 수준이지만, 한류 선호도가 높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지금 말레이시아에서 한국 패션은 시작점에 있기에 앞으로 한국 패션이 말레이시아에서 어떻게 시장 성장을 꾀할 것인지에 따라 결과도 달라질 것이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