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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말레이시아 안경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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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홍성아(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금융기관인 RHB 투자은행에 따르면, 2024년 말레이시아 안경 소매시장은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6.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은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로 인한 시력 저하와 고령 인구의 노안 문제로 인해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또한, 안경이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으면서 변화하는 유행에 따라 안경테, 렌즈, 선글라스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명품 안경과 선글라스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아세안(ASEAN) 국가 중에서도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 가처분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안경을 패션 소품으로 구매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말레이시아 안경점

(출처: 홍성아)

 

 

1. 의료용 안경 시장 수요

 

말레이시아에서는 모바일 기기 사용 증가와 고령화 등의 요인으로 인해 교정용 및 노안용 안경을 착용하는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2015년 65.14%에서 2019년 90.71%로 급격히 증가했다. 현지 매체 더스타(The Star)에 따르면, 2021년 스마트폰 보급률은 94.8%에 달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에는 100%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말레이시아 통신·멀티미디어 위원회(MCMC)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말레이시아의 인터넷 사용률은 88.7%이며, 현지 인터넷 업체들이 요금 인하 등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인터넷 사용률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폰 보급률과 인터넷 환경의 개선은 말레이시아에서 의료용 안경 착용 인구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전자기기 사용의 증가로 인해 안구 건강이 악화되고 시력이 감퇴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 최대 안경 프랜차이즈인 포커스 포인트 홀딩스(Focus Point Holdings)는 2024년에 20개 매장을 추가로 개점할 계획이다.

 

또한, 말레이시아에서는 노인 인구의 증가로 인해 노안과 백내장 등 시력 관련 질병으로 안경을 찾는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에 0~14세와 15~64세 인구는 줄어든 반면, 65세 이상 노년층은 2019년 6.7%에서 2020년 7%로 증가했다.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레이시아는 이미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7%를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2044년에는 고령사회 기준인 14%에, 2056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에 달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인구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안경테를 포함한 노안용 안경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 패션 용품으로 떠오른 안경

 

말레이시아 젊은 세대 사이에서 안경이 개성을 표현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되면서, 케이팝 가수들이 착용한 안경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산 안경테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말레이시아 안경점은 '인기'나 '오빠' 등 한국어 간판을 내세우거나 한국산 제품을 판매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특히 유명 아이돌이 착용한 안경테에 대한 관심이 많아, 현지 안경점에서는 가벼운 소재의 반무테와 뿔테 등 개성 있는 한국산 안경테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2004년에 설립된 말레이시아 안경점 프랜차이즈 O.W.L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패션 감각이 있는 한국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을 판매한다"고 브랜드를 소개하며 패션 안경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O.W.L에서 판매하는 한국산 안경테는 129링깃(약 3만 6,000원)에서 329링깃(약 9만 원)으로, 말레이시아 최저임금이 1,500링깃(약 42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다소 높은 가격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산 안경테는 높은 품질과 유행을 선도한다는 인식 덕분에 현지 중산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많다.

 

 

 

O.W.L에서 판매하는 한국산 안경테 

(출처: 홍성아)

 

 

이러한 현상은 최근 말레이시아에 문을 연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젠틀몬스터는 케이팝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가 즐겨 착용해 유명해진 한국의 선글라스 브랜드로, 2023년 11월 쿠알라룸푸르 익스체인지 TRX(The Exchange TRX)에 매장을 열었다. 한류의 영향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수요가 높아지면서 고급 백화점 익스체인지 TRX의 명품 구역에 입점하게 된 것이다. 젠틀몬스터 말레이시아 매장에서 판매하는 선글라스와 안경 제품의 가격은 1,000링깃(약 28만 원) 이상이지만,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의 인기는 여전하다.

 

 

 

젠틀몬스터 말레이시아 매장

(출처: 홍성아)

 

 

3. 증가하는 한국산 콘택트 렌즈 

 

젠틀몬스터와 같은 주요 브랜드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선글라스와 안경을 효과적으로 알리고 있는 가운데, 말레이시아 내 콘택트 렌즈 시장은 안경점이 주요 유통 채널로 나타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는 난시, 다초점, 투명 등 교정용 콘택트 렌즈와 컬러 렌즈 같은 패션용 콘택트 렌즈 등 네 가지 종류가 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콘택트 렌즈 매출은 2020년 3억 7,240만 링깃(약 1,088억 원)에서 2021년 4억 350만 링깃(약 1,179억 원)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야외 활동 시간이 늘어나고 패션용품으로 렌즈를 착용하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렌즈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말레이시아가 코로나19로 이동을 통제하던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전년 대비 수입률이 37.6%, 6.7% 감소했으나, 2022년 1분기 콘택트 렌즈 수입 규모는 1,950만 달러(약 267억 원)로 전년도 1분기 대비 13.6% 증가했다. 2022년 1분기 기준 말레이시아의 최대 콘택트 렌즈 수출국은 싱가포르로, 총 수입 규모의 53.3%를 차지했다. 그 뒤를 독일, 아일랜드, 한국, 미국이 이었다. 한국은 전체 수입의 7.9%를 차지하며 말레이시아의 4번째로 큰 수출국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한국의 말레이시아에 대한 콘택트 렌즈 수출 비중은 전체의 4.8%였으나, 2021년에는 6.4%, 2022년 1분기에는 7.9%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2년 1분기 말레이시아 국가별 콘텍트 렌즈 수입(단위: US$ 백만) 

(출처: 유로모니터 인터네셔널)

 

 

콘택트 렌즈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최근 시장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 말레이시아에서 콘택트 렌즈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으며, 동남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라자다(Lazada)나 쇼피(Shopee)를 통해 구매하는 경향이 있었다. 'fn 아이포커스'가 인용한 2020년 한국,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4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소비자의 90%는 콘택트 렌즈를 매장에서 구매하기보다 집으로 배송 받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는 4개 국가 중 가장 높은 응답률로,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이 온라인 구매의 편리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수요에 따라,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한국산 콘택트 렌즈와 컬러 렌즈를 판매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2022년 1월 7일 말레이시아 의료기기청(Medical Device Authority, MDA)이 광학 기기 및 콘택트 렌즈의 온라인 판매를 제한한다고 발표하면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의 콘택트 렌즈 판매가 엄격히 금지되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말레이시아 현지 안경 브랜드들은 소비자 편의를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말레이시아 안경 브랜드 스펙타클렉스(Spectaclex)는 2023년 말레이시아 최초로 가상 체험(Virtual Try-On)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 증강 현실(AR)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실제 안경을 착용한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하여, 소비자들이 집에서도 피부 톤과 얼굴형에 맞는 제품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스펙타클렉스가 주목하는 시장은 MZ세대(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출생한 Z세대)다. 스펙타클렉스 창립자 다니엘 림(Daniel Lim)은 인사이드 리테일(Inside Retail)과의 인터뷰에서 "스펙타클렉스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유행을 추구하는 MZ세대를 겨냥한 서비스를 출시했다"며, "실제 소비자의 90%는 MZ세대로, 디지털 공간에서의 서비스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안경 업체들과 수입 브랜드들은 MZ세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경 산업은 코로나19 이후 위기를 맞았지만, 교정용 안경테, 안경 렌즈, 콘택트 렌즈 등 안경 시장은 디지털 가속화와 고령화의 영향을 받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한류의 영향을 받은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은 케이팝 가수 등 유명 연예인이 착용한 브랜드를 선호하고, 안경을 개성 표현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블랙핑크 제니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현지 브랜드는 한국산 제품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디지털에 익숙하고 편리함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층을 위해 가상 안경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들을 사로잡고 있다. 안경 시장에 대한 수요와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 기술 수준 덕분에 말레이시아 안경 산업은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안경 시장에도 충분한 기회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