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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행복한 나라 네덜란드 - Buurtgezinnen(뷰얼트허지넌, 이웃 가족) 재단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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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장혜경(네덜란드)
네덜란드의 가족 다섯명의 아들을 둔 대가족 (출처: 장혜경)
2023년 네덜란드 여성 1인당 평균 자녀 수는 1.43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1980년대에는 1.5명 정도였으며 이후 2010년까지 1.80으로 꾸준히 상승한 뒤 지속적인 하락세로 2023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점점 낮아지는 네덜란드 출산율
통계청은 네덜란드의 출산율 하락의 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 출산 여성의 연령층 증가 ‧ 20, 30대 여성의 출산율 감소가 두드러짐 ‧ 20, 30대 여성의 학업 및 사회 진출의 증가로 출산 시기 늦춰짐
그럼에도 네덜란드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추세가 아닌 것은 여성 1인당의 자녀 수는 줄지 않았다는 통계가 자료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적은 폭이더라도 출산율의 감소는 네덜란드의 인구 고령화를 가속화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각도로 접근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육아 지원의 확대,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며, 임신, 출산에 대한 의료 지원도 강화되어야 한다. 더불어 안정적인 주거 환경이 조성되어야 함은 물론, 성평등 인식 개선을 포함한 자녀 교육비 부담이 경감되어야 출산을 계획하는 젊은 인구는 증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출산율 증가를 위한 정책은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네덜란드는 임신, 출산과 관련된 국가 정책이나 사회적 제도 등이 체계적으로 잘 만들어져 있음에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정책을 새롭게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암스테르담에서는 시민들이 만든 재단에서 시행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사업 시행 전인 2014년 1.38명이던 합계출산율이 2019년 1.59명으로 증가했다. 이곳에서 시작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기’ 운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네덜란드의 정책을 만들어 가는 시민의 힘
Buurtgezinnen(뷰얼트허지넌)은 한국어로 해석하자면 이웃 가족 정도로 볼 수 있지만 내용으로 살펴보면 이웃이 가족이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이하 ‘이웃 가족 재단’이라 칭하겠다. 이웃 가족 재단은 네덜란드의 지역사회 기반 육아 지원 단체다. 부모들이 함께 모여 육아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지원하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주된 활동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웃 가족 재단의 참가자들 (출처: 이웃 가족 재단 웹사이트)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의 힘이 필요하다.”라는 속담이 떠오르는 이 재단의 노력은 이제 네덜란드 전역으로 확대되어 성과를 얻고 있다. 이웃 가족 재단은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전통적 육아 지원 체계가 약화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육아 지원 모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자발적인 주민 참여형 육아 친화적 환경 조성이라는 사업 의의와 함께 진행된 프로젝트는 개별 가정 내 자녀 양육의 어려움과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가족들의 결합으로 함께 아이를 키워내고자 하는 가정이 모여 성공적인 육아 공동체를 이룬 사례로 꼽힌다.
주요 활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웃 가족 재단 홈페이지 내용 정리 (출처: https://www.buurtgezinnen.nl)
이웃 가족 재단은 ‘육아는 부모만의 책임이 아니라 지역 사회가 함께 나눠야 할 책무’라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한 상호 돌봄 체계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국가와 가족 중심의 전통적 육아 지원 패러다임을 보완하는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초기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헤이그 등 주요 도시들에서도 이 모델을 차용한 지역 기반 육아 지원 단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2020년 기준 전국 약 200개 도시에서 400여 개의 유사 단체들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의 여왕의 방문으로 전국에 더욱 알려진 이웃 가족 재단 이야기 (출처: https://www.buurtgezinnen.nl)
시민 활동이 이렇게 넓고 빠르게 확산하는 요인은 몇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국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다. 2016년 ‘활기찬 지역사회 만들기’ 정책의 일환으로 지역 기반 육아 공동체 지원 법제화가 이뤄졌다. 법제화는 신규 단체 설립 및 운영에 대한 재정 지원 정책으로 이어졌다. 둘째는 지방 정부와의 파트너십으로 꼽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 육아 지원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과 협력이 증대됨은 물론이고 공공 육아 인프라와 연계한 통합 지원 체계가 구축되었다. 셋째는 민간 부문 참여의 확대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연계한 물적‧인적 자원이 지원되고 지역 상공인 단체 등과의 상호 협력이 활성화되었다. 넷째는 성공 사례 확산과 경험 공유로 인해 선도 단체들의 활동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인지도 확산과 동시에 전국 단위 네트워크 구축으로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했다. 이에 사업은 더욱 확대되고 안정되며 새로운 육아 시스템 구축이 가능했다.
이렇듯 중앙정부, 지방정부, 시민사회, 기업 등 다양한 주체 간의 협력 체계가 잘 이뤄지면서 이웃 가족 재단의 공동 육아 시스템이 빠르게 전국으로 퍼져나갈 수 있었으며 이는 선례로 남았다.
이웃 가족 재단의 활동은 단순히 육아 지원을 넘어, 주민 참여와 지역사회 통합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네덜란드 정부가 추진 중인 ‘참여 사회(Participatiesamenleving)’ 기조와도 맞물려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고령자 돌봄, 취약계층 지원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단체들도 생겨나는 추세다. 네덜란드 특유의 시민사회 역량과 지역 공동체 문화가 접목되어 지속 가능한 주민 참여형 복지 모델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한국도 최근 마을공동체, 주민자치회 등 지역사회 기반의 자조 모임들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과 이웃 가족 재단의 경험을 잘 접목한다면, 주민 주도의 육아 지원 생태계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