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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마당 > 뉴스레터 - 2024년 인도 총선: 정리와 향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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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인도 총선: 정리와 향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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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맹현철(인도)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 인도, 국회의원 선거와 주의회의원 선거를 합치면 일 년 내내 선거가 치뤄지는 인도에서 가장 중요한 국회의원 선거의 결과가 6월 4일 발표되었다. 유권자 숫자는 10억이 조금 못 미치는 9억 7천만 명이며, 이 많은 인원이 하루에 투표할 수 없기에 4월 19일부터 6주 동안 일곱 단계에 나눠서 치뤄졌다. 이 긴 기간의 투표를 통해서 5년 동안 인도를 이끌 543명의 하원의원이 선정된다. 넓고도 다양한 인도는 유권자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걸어서 밖에 갈 수 없는 외진 지역까지 투표소를 설치한다. 그리고 이런 장면은 인도가 민주주의 절차에 얼마나 진심인지 잘 보여주며, 해외 여러 나라에서도 이런 모습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인도 정치를 대표하는 인물.

좌측부터 야당 대표인물 라훌 간디와 여당 대표인물 나렌드라 모디 총리.

(출처: Nikkei)

 

 

2024년 인도 총선의 가장 큰 관심사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3연임 성공 여부이다.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3연임에 성공한 총리는 초대 자와할랄 네루 총리가 유일하다. 인도 뿐 아니라 여러 나라의 언론은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가 이 뒤를 이어서 두 번째로 3연임에 성공한 총리가 될지 관심을 보이며 관련 뉴스를 보도했다. 의원내각제 국가 인도에서 총리가 되려면 소속 정당이 과반을 달성하거나 (이번 인도 총선의 경우 272석 이상), 연립정부를 구성해서 과반이 넘어야 한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속한 인도국민당(BJP)는 지난 두 번의 총선에서 단독으로 과반을 넘겼다. 1984년 인도국민회의(India National Congress)가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획득한 이후 최초의 기록이다. 다양함을 특징으로 가진 넓은 나라 인도에서는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정치가 확고한 기반을 다지기 어렵다. 지역, 종교, 언어, 계층, 카스트 등으로 다양하게 나누어진 집단의 이해관계 통합이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2024년 인도 총선에서 여당인 인도국민당의 압승을 예상했다. 모디 총리의 지지율이 70%가 넘는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있다는 소문이 돌고, 이 소문이 사실일 것이라는 믿음이 생길 정도로 모디 총리는 큰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이를 뒷받침하듯이 다수의 공신력 있는 여론 조사 기관 역시 모디 총리와 인도국민당의 압승을 예상하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심지어 출구조사에서조차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 의석을 300석 – 350석 수준으로 예측하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인도국민당은 이전 선거 결과인 303석을 훌쩍 뛰어넘는 400석을 목표로 내세우며, 2024년 총선 후 개헌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인기는 여러 성과에 기반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극심한 2020년을 제외하고는 평균 GDP 성장률 7%대를 기록하며 모디 정부는 인도 경제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었다. 그리고 인도의 경제성장이 단순한 운 또는 외부의 영향만이 아니며, 모디 정부가 이끈 여러 경제개혁 정책이 유효했기에 경제 성장을 이끈 강한 지도력을 가진 모디 총리의 인기가 대단했던 것이다. 하지만 모든 예상과 기대는 크게 빗나갔다. 인도국민당은 과반에 못 미치는 243석을 얻었고, 결국 연정을 이룬 국민민주연합(National Democratic Alliance)의 주요 정당과 함께 과반 의석을 얻을 수 있었다. 

 

국내총생산 성장률로 요약되는 인도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경제 성장을 기반으로 하는 여론 조사에서 나타난 모디 총리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인도국민당의 의석이 크게 감소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인도국민당은 처음으로 과반을 달성한 2014년 선거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으며, 303석을 달성한 2019년 선거와는 비슷한 표를 얻었다. 2014년 선거에서 인도국민당은 전체 표 중에서 31% 수준의 표를 얻었다. 이를 가지고 과반을 달성하며 ‘역대 최소 득표율 과반’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다당제 소선구제의 장점을 아주 잘 누린 선거라 할 수 있다. 2024년 총선에서는 38%에 가까운 표를 얻었으며, 이는 2019년 인도국민당 득표율과 비슷한 수치이다. 2019년 선거와 비교해서 비슷한 득표율을 기록하면서도 의석이 크게 감소한 이유는 이례적으로 야당이 굳건하게 뭉쳤기 때문이다. 인도국민당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우타르 프라데시, 웨스트 벵골, 마하라슈트라, 라자스탄에서 득표율 감소폭보다 의석 감소폭이 훨씬 크게 나타났다. 인도를 대표하는 정당이자, 인도국민회의의 전국구 경쟁자인 인도국민회의(India National Congress)는 우타르 프라데시에서 지난 선거보다 55명이나 적은 12명 후보를 출마시켰으며, 웨스트 벵골에서도 지난 선거보다 27명이나 적은 13명 후보를 출마시켰다. 전국적으로는 지난 총선에서 422개 지역구에 후보를 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328개 지역구에 후보를 했다. 2014년 인도국민회의는 출마한 선거구의 9.48%에서 의석을 차지했고, 2019년에는 12.31%에서 의석을 차지했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는 30%를 넘겨 매우 효율적으로 선거를 치뤘다. 

 

 

 

개표 후 예상외의 성과에 자축하는 인도국민회의 지지자

(출처: AP Photo)

 

 

인도 국민당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이유는 인도의 경제성장이 가지는 특징에 기인한다. 정보기술산업으로 대표되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인도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개선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시키기 위해서 제조업 육성을 핵심 경제 정책으로 내세우며, 해외 제조기업 유치, 인프라건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인도 제조업은 성장 중에 있으나, 제조업 성장률은 국내총생산 성장률에 못 미치고 있다. 그 결과 제조업이 전체 경제 생산에 차지하는 비율은 17% 수준에서 약간 하향하고 있다. 제조업마저도 다국적 대기업 중심이고, 정부의 인프라건설의 주요 파트너는 인도 대기업이다. 서비스업 이외의 산업에서 대기업 중심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고 있다. 그 결과 효율성은 달성했지만, 모디 정부가 내세운 일자리 창출에는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 성장의 결과가 중산층 또는 그 이상 경제 계층에 집중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불만이 커져 가고 있다. 모디 정부는 복지 지출을 두 배로 늘렸으나, 이는 체계적인 복지지출이 아니라 빈곤층을 두 대상으로 하는 선심성 지출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서민들은 경제 성장의 이득은 누리지 못하면서 복지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이다. 개발사회연구소(Centre for Studies of Developing Societies)에서 2024년 3월 발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인도의 발전을 ‘부자만을 위한 발전’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32%로, 이는 2019년 총선 전인 24%에 비해서 크게 증가했다. 인도국민당의 의석이 크게 줄어든 우타르 프라데시, 라자스탄, 마하라슈트라, 웨스트 벵골 등의 지역은 인도 평균 이하의 경제 성과를 내는 지역이다. 평균적인 인도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에서 소외된 계층과 지역의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인도국민당 지지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국민당의 선거 성적표가 예상과 크게 벗어난 이유를 경제 이외의 분야에서도 찾을 수 있다. 전통적으로 인도 선거는 카스트에 기반한 계층을 대상으로 혜택을 분배하면서 표를 얻는 방식으로 치뤄졌다. 이번 총선 전부터 인도 주요 야당들은 하위 카스트에게 할당된 공공 분야 일자리와 교육 혜택을 내세우면서 득표수가 많은 집단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선거 운동을 폈다. 한편 인도국민당은 카스트를 기반으로 한 역차별 정책보다는 무슬림을 적대하며 힌두교 세력을 하나로 뭉치는 전략을 고수했다. 

 

인도에서 발행부수가 가장 많은 영자신문인 타임즈 오브 인디아(Times of India)는 우타르 프라데시의 시타푸르 선거구를 이번 총선의 상징으로 꼽았다. 시타푸르 선거구는 전통적으로 힌두교도의 영향력이 강한 곳이다. 게다가 이슬람에 대한 힌두교의 승리로까지 여겨지는 라마 사원이 설립된 아요디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야당 연합은 이 지역을 따내기 위해서 유명 정치인을 공천하려고 했으나, 다수의 정치인들이 이 지역 출마를 거절했다. 승리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기타 후진 계층(Other Backward Class) 출신의 무명 정치인이 이 지역에 출마하게 되었다. 재미있게도 선거 운동이 벌어지면서 기타 후진 계층을 중심으로 하위 카스트들이 집결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무명 후보가 당선되었다. 

 

 

 

선거 승리를 축하 중인 시타푸르 선거구 라케시 라토르 후보와 지지자 

(출처: Times of India)

 

 

요약하자면, 경제성장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지역 및 계층의 이탈, 카스트를 기반으로 하는 이권으로 단합되는 표심, 전국구 정당의 하락세와 지역구 정당의 부활 등이 이번 선거의 핵심 키워드이다. 

 

연정을 통해서 정치할 수밖에 없어진 인도국민당과 모디 3.0 정부는 향후 어떤 방향으로 인도를 이끌어 가게 될 것인가? 우선 경제, 외교 분야의 정책은 기존 정책을 큰 틀에서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예상과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과를 얻었지만, 240석 획득은 인도 정치사를 볼 때 좋은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래도 아직은 모디 정부의 경제 성과가 표심에서 드러난 것이다. 또한 모디 정부 지난 10년간 인도 외교 성과 역시 눈에 띈다.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동 분쟁 등 여러 굵직한 국제적 사건 속에서 인도는 어느 한편에 크게 쏠리지 않고 자국의 이익을 아주 잘 누리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모디 총리는 기존에 잘하던 정책을 그대로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큰 틀을 유지하면서 복지 혜택의 대상을 늘이면서 서민을 위한 복지 지축을 늘일 가능성이 크다. 모디 정권의 출범부터 꾸준하게 추진하던 제조업 육성 정책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창출을 통한 서민경제 활성화에 제조업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모디 총리가 신뢰하는 소수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정책에는 일정 부분 수정이 불가피하다. 지역 정당의 힘이 강해지면서, 주정부의 영향력 역시 지난 10년보다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도에서 사업을 하고 있거나 인도 진출을 고민하는 기업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내용이다. 

 

정치적으로는 연정 하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정치력과 모디 총리 이후 권력 승계가 향후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10년간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강력한 카리스마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인도국민당이 과반을 차지하여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한 상황에 맞는 정치 유형이기도 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연정 경험이 없는 것을 불안 요소로 지목한다. 모디 총리 연정 파트너인 니티쉬 쿠마르 전 주총리와 찬드라바부 나이두 주총리에 주목해야 한다. 이 둘은 매우 강한 정치력과 협상력을 가진 노회한 정치인이다. 각 연정 파트너의 스무 배에 달하는 의석수를 가진 인도국민당이지만 의외로 연정에 잡음이 있을 수도 있다. 이번 총선 기간 중 야당이 모디 총리의 은퇴 여부를 중요 쟁점으로 부각시켰다. 인도국민당의 암묵적인 규칙에 따르면 75세가 정치인의 정년이며, 모디 총리는 내년 가을에 75세가 된다. 과연 모디 총리는 내년에 정치인으로 은퇴할 것인가? 만약 은퇴한다면 누가 후계자로 등장할 것인가? 인도 국민회의가 이번 선거에서 불안정한 승리를 거둔 탓에 후계 구도가 더욱 안개 속에 들어갔다. 후계 문제를 두고 돌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상 인도 총선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향후 전망을 내놓았다. 총선 개표일 인도 주가는 예상외의 선거 결과에 6% 가까이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빠르게 회복하여 인도 주가 지수는 사상 최고를 경신하고 있다. 모디 총리의 3연임으로 인해서 과거 성과를 본 경제 정책이 큰 틀에서 일관적으로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또한 민주주의 후퇴, 야당 탄압, 정부 의사 결정 구조의 불투명성, 돌발적으로 갈등을 유발하는 외교 등 모디 정부의 위험요인이 단독 과반 실패를 통해서 일정 수준 제어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경제 성장의 엔진은 유지하면서, 모디 리스크라 불리는 위험요인을 제어할 브레이크를 인도에 장착한 선거라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인도의 성장 가능성이 밝게 볼 수 있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