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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미래, 극우파의 승리로 끝난 네덜란드 총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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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장혜경(네덜란드)
네덜란드의 역사상 가장 최대의 변화로 묘사되는 충격적인 총선 결과가 나왔다. 헤르트 빌덜스(Geert Wilders)가 이끄는 극우, 반이슬람 자유당 (PVV:Partij voor de Vrijheid)이 네덜란드 의회에서 최대 정당이 되었다.
총 150석 중 37석, 가히 전 국민이 놀랄 만큼의 의석을 차지했다. 이제 자유당은 의석의 과반수를 만들어 정부를 구성하는데 핵심적 힘을 갖게 되었고 과반 의석을 넘는 76석을 만들기 위해 다른 정당과 힘을 합치는 등 어떠한 정치력을 발휘하는가의 역량만이 남게 되었다. 선거 직후, 네덜란드의 학계, 재계, 언론들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11월 22일이 치러진 선거는 자정이 넘어 거의 결과를 알 수 있었다.
2023년 네덜란드 총선 결과 정당별 의석수. 15개 정당이 의회에 진출했으며, 37석을 얻은 자유당과 어떤 당이 함께 정부를 구성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좌: 의석수 우: 네덜란드 지자체별 투표 현황 (출처: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
정부 구성 방법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다당 체제를 갖고 있으며 국민은 선거를 통해 어떤 정당도 1당으로 정부를 이루지 못하도록 투표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15개 정당이 의회의 의석을 차지했다. 다수당은 과반수가 넘는 의석 확보를 위해 다른 당과 토론과 협상을 통해 연합 형성을 해야 한다. 때문에 투표 이후 정부 구성에 긴 시간이 걸리고 복잡한 과정이 존재한다. 함께 만들 정부를 위해서 서로 협의하고 조율하고 연합 정부를 꾸려갈 정당의 정책을 받아들여야 하는 절차가 남은 것이다. 인고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성경만큼이나 두터운 연정 합의문에 서명하는 날까지 이번에 탄생할 정부는 며칠이나 걸릴 것인가!
선거 이후 정부 구성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기에 네덜란드 사상 처음 있는 정치 판도의 변화 역사는 이제부터 써 내려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과정은 무척 험난하고 어려운 과정임을 알 수 있는 예는 지난 정부 출범을 위해 걸렸던 무려 271일이 걸린 시간을 봐도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다. 한국의 정치 상황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 과정은 과반수가 넘는 의석 76석을 만들기 위한 지난한 과정이며 정당의 의석수와 정책 선호도에 따라 내각과 장관직을 나누게 된다.
이번에 특히 이 과정이 까다롭게 느껴지는 것은, 이미 선거 전 정당 토론 과정에서 자유당과 연정을 생각하는 당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공공연히 들어냈기 때문이다. 다수당이 되지 못한 자유당은 연합 정부에 포함되기 어려웠지만 이미 다수당이 된 자유당은 정부를 구성하는 핵심으로 부상했기 때문에 연합 정부 형성에 상당한 어려움이 생기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난무한다. 어찌 됐든 2023년 11월 총선에서 최대 당은 자유당이 되었다. 이는 앞으로의 네덜란드의 긴 시간이 정책이 달라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네덜란드 정치는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 자유민주당 VVD(Volkspartij voor Vrijheid en Democratie)가 집권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기였지만, 코로나19와 국제적인 갈등으로 인해 국내 정세가 불안정해지는 모습이 보였다.
난민 문제 역시 유럽 전역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사회에서 큰 이슈가 되었다. 이주민 수가 증가하면서 사회적,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이주민과 난민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지원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몇몇 국민들은 이러한 노력이 자신들의 생활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느끼고 있을 수도 있다.
지난 정부가 4년을 채우지 못하고 해체된 것은 정책적인 차이와 연합정부를 구성하는 당 간의 합의 부족으로 인한 결과다. 난민 문제가 주원인이었으며, 자유민주당(VVD)은 연합을 유지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마크 뤼테(Mark Rutte) 총리가 13년간 재직하며 네덜란드 최장수 총리로서 업적을 남긴 상황에서 일어난 변화이다. 앞으로의 정치적인 상황과 정부 협상은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 국민들은 이러한 변화에 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유당의 탄생
자유당의 대표 헤르드 빌덜스 (출처: 위키페디아 커먼스)
자유당을 창당한 헤러트 빌덜스는 자유민주당 VVD의 당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가 탈당하여 만든 신생당인 자유당 PVV는 2006년 1인 하원의원으로 시작해 그해 선거에서 아홉 석을 차지하는 쾌거를 보였다. 이후 2010년에 24석으로 자유민주당의 연정 파트너로 함께 정부를 구성했지만 합의가 깨지면서 다시 선거가 치러진 2012년에는 15석으로 다소 의석수가 낮아졌지만 2017년에는 20석을 차지하며 두 번째 큰 정당으로 발돋움한다. 2021년 총선에서도 17석을 얻으며 제3당의 위치를 고수했다. 창당 때부터 꾸준히 지지층을 다지며 성장한 자유당은 마침내 37석을 얻으며 최다수 당이 되었다.
자유당은 극우 정당으로 몇몇 사건으로 악명이 높다. 이슬람을 ‘지체된 문화의 이데올로기’로 묘사하고 모로코인을 ‘쓰레기’라고 부르는 것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한 선동적인 수사의 사용으로 미국의 트럼프와 비교되며 이민자들에게는 미움의 아이콘이다. 그러나 그는 신당 창당 이후, 꾸준히 총선에서 의석을 차지하며 성장해 왔다. 그의 꾸준한 존재감은 현시점에서 네덜란드의 많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추측한다. 지난 정당이 연합을 깨게 된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이민 정책은 자유당의 입지를 최다 당이 되는 것까지 견인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총선 전에서 그는 반이슬람의 수사를 많이 누그러뜨리려 노력했고 오히려 기후변화 대응, 주택 문제, 인플레이션의 해결을 약속하면서 경제적 난국을 풀어보려는 많은 정책을 쏟아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 국경 통제 복원, 불법 이민자 구금 및 추방, EU 내 근로자에 대한 노동 허가제 재도입 등 그가 제안한 극단적인 조치 중 일부는 네덜란드의 근본적 DNA를 바꾸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자국 우선주의로 급선회하게 될 경우, 그간 네덜란드가 꾸준히 노력하며 세계에 보여준 관용과 개방성이 사라지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네덜란드의 EU 탈퇴, 넥시트를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공헌을 한 정당의 대표,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를 보내는 것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거 전에서 공표하고 한 때 푸틴의 통치를 칭찬했던 이력이 있는 정당의 대표가 이제 네덜란드의 정부 최고 핵심 인물로 부각되었다. 물론, 현재까지는 그와 함께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나서는 정당은 없다. 12월 6일 새 하원의원으로 취임하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는 총리 마크 루테(Mark Rutte)가 현 장관들과 함께 정부를 이끈다. 앞으로의 일을 걱정하는 다수의 국민들은 지금이 가장 평화로운 시간이 아닐까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사위는 던져졌고, 네덜란드는 빌덜스가 이끄는 자유당을 중심으로 만들어질 정부가 어떤 정당과의 연합으로 꾸려질지에 대해 네덜란드 유권자 모두 초미의 관심사다.
만약 자유당이 76석의 연합 정부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그때는 다시 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번 네덜란드 총선 결과는 유럽 내 다른 국가들의 선거에서도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에서 극우 정당이 자리를 잡게 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국제적 변화에 벌써 여러 가지의 예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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