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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신용카드 이자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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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손정수(브라질) 

 

 

브라질 정부가 연간 400%가 넘는 신용카드 연체비와 전쟁을 선포했다. 11월 기준 금리(Taxa Selic)는 12.25%로, 2021년부터 12번에 걸쳐 금리를 올렸다가 이번에 0.25% 포인트 내린 것이다. 높은 금리 정책으로 소비가 억제되었으며, 가계 부채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서민들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가계 부채 폭증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브라질 중앙은행(Banco Central)은 지난 5월 연체비 평균 금리가 2017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며 이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드 대출 금리는 연 200%대이며, 이 또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아 가계 부채는 49%로, 월급의 1/3을 빚 갚는 데 쓰고 있다고 밝혔다.

 

 

 

불경기로 신용카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이자율 부담이 늘고 있다.

(출처: Agencia Brasil)

 

 

연방정부는 무분별한 신용카드 연체비를 줄이기 위해 무이자 할부 한도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몇 년 동안 다양한 수단을 통해 이자율을 낮추고, 가계의 상환 부담을 줄이려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2015년 당시 기준금리가 14.25%로 상승하면서 지속해서 카드론 이자율 인하 방안을 검토해 왔다.

 

2017년에는 금융위원회가 카드론의 이자율을 연 20%로 제한하고, 최소 상환 비율을 15%에서 10%로 낮추는 내용의 규정을 마련했다. 이는 카드론 사용을 억제하고, 은행들이 저렴한 금리의 카드론 상품을 출시하도록 유도하려는 조치였다. 올해에는 카드론 이자율 인하와 관련한 논의가 다시 한번 활발해지고 있다. 정부는 카드론의 이자율을 연 15%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카드론 대신 저렴한 금리의 장기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가계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당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소비자들의 가계 지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부채 상환 연기 혜택을 제공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침체됐던 2020년, 브라질 4대 은행이 상환을 연장해 준 대출금액은 439억 8,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 밖에도 브라질 기획재정부는 과도한 카드 대출 금리 산정을 규제하는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6년 전 시행된 정책의 성공으로 인해, 정부는 다시 한번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방식의 이자율을 낮추고, 결과적으로 연체율을 낮추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차이점은, 이전에는 무이자 할부 이자율을 낮추는 방안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무이자 할부로 인해 과도하게 많은 물건을 구매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정부는 과도한 할부로 인해 소비자가 자신의 지출을 통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 있다. 

 

파울루 게라스 마토스 중앙은행 총재는 "무이자 할부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다소 더 규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채무자가 신용카드 부채를 무이자 할부 대신 다른 방식으로 분할 상환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이자율은 현재의 절반 수준인 약 9%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대안은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이자율을 제한하는 것이다. 중앙은행은 다음 몇 주 안에 이 방식에 대한 제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상업 전선 위원회(Frente Parlamentar do Comércio)의 지도자인 루이스 펠리페 드 올리베이라(Luís Felipe de Oliveira) 하원 의원은 무이자 할부 한도를 제한하는 모든 조치를 무너뜨리겠다고 선언했다. 올리베이라 의원은 무이자 할부가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혜택이며, 한도를 제한하는 것은 소비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무이자 할부가 중소기업에 중요한 매출 증대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이자를 낮추라는 시민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출처: Folhapress)

 

 

올리베이라 의원의 발언은 최근 브라질 정부가 무이자 할부 한도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정부는 소비자들의 과도한 부채를 방지하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올리베이라 의원의 발언은 브라질 상업 전선이 무이자 할부 한도에 대한 정부의 정책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상업 전선 위원회는 브라질 상공회의소와 연방 상원의 상업위원회가 주도하는 의원 모임으로, 브라질의 상업과 산업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브라질 은행 협회(Febraban)는 이런 정부의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제한에 대한 제안에 대해 무이자 할부 제도를 폐지하고, 신용카드 할부 거래를 재설계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 현재 이자율의 부담을 모두 떠안고 있는 카드 발급사의 부담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신용카드는 "소비에 중요한 도구"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디지털 은행의 진입으로 인해 경쟁이 심화하였고, 이에 따라 무이자 할부 사용이 증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자율에 상한을 두는 것은 신규 금융기관의 진입을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이는 대출 접근성 감소와 금융 포용의 저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발표했다.

 

한편 소매업계는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제도의 가장 큰 수혜자다. 중앙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2년에는 신용카드 할부 거래의 75%가 무이자 할부로 이루어졌다. 이는 신용카드로 100원을 지출할 때, 75원은 이자 없이 지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매업계는 무이자 할부가 소비에 중요한 도구이며, 이를 폐지하거나 이자율을 낮추는 것은 소매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라질 슈퍼마켓 협회(Abras)는 무이자 할부가 업계 성장에 필수적이며, 소비자들이 더 많이 구매하고 할부로 지불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카드 또는 PIX

 

브라질 국민 22%는 평균 3개 이상의 신용카드를 소지하고 있으며 5개 이상 소지한 고객은 미상환 대출금이 평균 2,551달러(337만 4,717원)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6월 기준 브라질 전역에 1억 1,100만 개의 신용카드가 있는데 이는 경제 활동 인구의 두 배에 달한다"라며 "신용카드 금리 급등에 중앙은행이 가계 부채 증가에 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브라질에서 신용카드 할부가 많은 이유는 소득 수준이 낮고 저축률이 낮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평균 가구 소득은 2,500헤알(약 66만 원)에 불과하고, 저축률은 10% 미만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당장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신용카드 할부를 이용한다. 또한 신용카드 보급률은 70%에 달하며 할부 상품도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어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있다. 저소득층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신용카드 할부 상품에 대한 세금 감면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으로 신용카드 할부가 가계 부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22년 기준 브라질의 가계 부채 중 신용카드 부채는 26%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가계와 기업의 대출 연체율은 각각 6.2%, 2.8%를 기록하고 있어 상당히 높다.

 

할부 이자를 내리기 위한 방안 중 브라질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PIX를 통한 할인도 추진되고 있다. PIX는 2020년 11월에 출시된 실시간 결제 및 송금 시스템이다. 중앙은행(Banco Central do Brasil)에서 개발했으며 기존 결제 시스템보다 빠르고 간편하며 안전하다. 휴일과 주말을 포함하여 24시간 365일 사용할 수 있으며, 계좌번호나 은행명 같은 정보를 입력할 필요 없이 QR 코드나 전화번호만으로 결제하고 송금할 수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결제 혁명을 가져왔으며 2023년 7월 기준으로, PIX 사용자 수는 2억 5,0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일일 거래액은 1,000억 헤알(약 26조 원)에 달하고 있다. 아직까지 개인에게는 수수료가 없지만 은행에 따라 법인 계좌는 거래 금액의 0.89% 또는 최대 300헤알(8만 원)까지 받는다. 기존 은행과 달리 디지털 은행은 계좌를 여는 게 쉬워, 직거래 시 신용카드 대신 PIX 사용이 늘고 있다. 여기에 할부까지 해주는 디지털 은행이 늘며 신용카드 대체론까지 나오고 있다. 

 

Nubank과 PicPay와 같은 은행은 신용카드의 한도를 활용한 할부 Pix를 허용하고 있다. Pagaleve와 Drip는 신용카드 없이 할부 Pix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자 없이 제공되지만 할부 횟수가 줄어들고 파트너 상점에서만 작동된다. 은행과 카드사에 따라 다르지만 할부는 최대 24개월까지 가능하며, 2.09%에서 3.99%의 월 이자가 부과된다. 그러나 돈을 받는 사람은 즉시 전체 금액을 받을 수 있어 상업계는 점차 PIX를 선호하고 있다. 

 

PIX 할부의 작동 방식은 디지털 신용과 같지만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 중개자가 필요하지 않다. PIX 할부는 현금으로 구매하고 싶지만 계좌에 충분한 잔액이 없는 경우 또는 이자나 추가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고 할부로 구매하려는 경우 대안이 될 수 있다. 브라질 인터넷 협회(Abranet)의 조사에 따르면 신용카드 사용자의 75%가 제품이나 서비스의 구매를 할부로 하는 습관이 있다. 이는 할부가 이미 사람들 사이에서 매우 일반적임을 보여 준다.

 

한편 브라질 중앙은행(Banco Central do Brasil)은 2024년 말까지 디지털 화폐(CBDC)인 'Drex'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8일 발표했다. Drex는 브라질의 현지 화폐인 헤알(Real)을 기반으로 하며, 법정 통화의 지위를 가질 것이다. 즉, Drex는 현금과 동일한 지위를 가지며, 법적인 지급 수단으로 인정될 것이다. 

 

Drex는 기존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Drex는 실시간 결제가 가능하며, 수수료가 낮기 때문에 기존의 지불 시스템보다 효율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Drex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수립하는데 새로운 수단을 제공할 수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출시를 앞두고 Drex의 기술적 개발과 법적 근거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Drex의 도입에 따른 잠재적 위험과 이점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2024년까지 중앙은행에서 출시할 디지털 화폐 DREX

(출처: Banco Central do Brasil)

 

 

기준 금리 인하 전망

 

브라질 중앙은행은 8월 2일 기준금리를 13.75%에서 13.25%로 낮추면서 완화적 통화 정책 사이클을 예고했다. 고금리에서 소폭 하락하며 시장과 정부는 금리 인하에 대한 큰 기대를 이뤘다. 특히 올해 취임한 룰라 대통령과 경제팀은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중앙은행 총재 로베르토 캄포스 네토를 강하게 비판하며 새로운 전략인 시장 안정 정책을 발표했다. 

 

통화정책 위원회(Copom)는 8월에 매달 0.25%포인트씩의 소폭 인하가 예상되며, 연말까지 금리는 9.25%까지 떨어질 것으로 발표했으나 이는 현실이 되지 못했다. 10월 말까지만 해도 기준금리는 2024년 말에는 9%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위원회는 기준금리 인하 발표회에서 "미국의 장기 금리 상승, 다양한 국가의 인플레이션 핵심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새로운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2023년, 2024년, 2025년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Focus 조사에 따르면 각각 4.6%, 3.9%, 3.5%이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