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김도연(베트남) 

베트남의 게임 산업은 2000년 초반 외국(미국, 일본, 한국, 중국) 게임이 유입되어 형성되었으며, 해외 게임 제작사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Game Market Data Newzoo(newzoo.com)에 따르면, 2022년 베트남 게임 시장 규모는 5억 700만 달러이며, 5,500만 명의 게임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 이 게임 유저 수는 동남아에서 1위인 인도네시아(1억 3,800만), 2위 필리핀(5,800만)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게임의 베트남 러시”

2000년대 초반 한국 게임(뮤, 카트라이터) 등이 베트남에 출시되면서 한국 게임이 베트남에 진출하는 계기가 되었으나, 이후 시장은 중국, 일본, 싱가포르 그리고 베트남 로컬 게임사 간의 경쟁으로 과열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현재 베트남 시장의 주류는 중국 게임이며 MMORPG(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게임이 독보적이다. 중국은 대규모 자본과 자국에서의 튼튼한 성장을 바탕으로 2005년부터 Tencent, NetEase, 37Games 등이 글로벌 무대에 다양한 게임 장르로 진출하게 된다. 특히 베트남은 중국과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고 중국의 삼국지, 서유기 등은 베트남에서도 친숙한 소설이다 보니, 중국은 빠르게 베트남 MMORPG 게임시장을 침투하게 되었다. 

2019년 베트남 주요 게임 장르

(출처: Funtap 제공)

한국의 경우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 또는 MMORPG인, 넥슨의 ‘바람의 나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화려한 3D 그래픽을 적용한 웹젠의 ‘뮤(MU) 온라인’이 서비스되어 MMORPG 시장의 인기를 끌었다.

중국이 베트남 및 동남아 게임 시장에 빠르게 발을 들여놓을 수 있던 것은 저사양의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에서도 대부분의 중국 MMORPG 게임이 원활히 실행될 뿐 아니라 베트남의 저렴한 모바일 데이터 통신비용이었다. (이에 비해 한국 MMORPG 게임은 최신 스마트폰 사양을 고려해 개발되어 동남아 시장에서 중국에 밀리는 감이 있다.) 

“Make in Vietnam Game”

베트남은 2004년 자체 MMORPG 게임 개발하여 베트남 시장에 출시하였습니다. 현재 베트남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 유니콘 기업인 VNG는 2004년 설립과 동시에 Võ Lâm Truyền Kỳ(Sword Heroes Fate Series)라는 PC 기반의 MMORPG 게임을 출시하였는데, 당시 10대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광적인 인기를 끌었다. 2005년 이후 모바일 버전도 출시하여 MMORPG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VNG는 Võ Lâm Truyền Kỳ의 흥행으로 일본까지 자국의 게임을 수출하는 베트남 최초의 회사로 승승장구하게 된다.

Vo Lam Truyen Ky (Sword Heroes Fate Series) 게임

(출처: VNG Game 웹사이트)

캐주얼 게임의 등장

캐주얼 게임(심플 게임)이란 콘텐츠가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우며 조작하기 쉽고 모바일 화면 스와이프만으로 할 수 있고, 플레이 시간이 짧고 라이프 사이클이 짧은 게임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앵그리 버드’, ‘플래피 버드’와 같이 잘 알려진 게임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와 같은 아주 단순한 게임이 게임 개발자에 의해 만들어지면서 전 세계 게임 유저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4년 Nguyen Ha Dong이라는 게임 개발자가 3일 만에 만든 Flappy Bird라는 아주 단순한 스마트폰용 게임이 있었는데, 이는 짧은 시간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였고, Dong은 엄청난 돈을 벌게 되었다. 필자의 베트남 친구들도 당시 이 게임에 흠뻑 빠져 있었는데, 게임 중독성이 너무 강해 학교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심각했다.

2014년 Flappy Bird와 게임 화면

(출처: CNN)

이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혹평을 받았는데, 게임의 중독성과 단순 카피 등으로 많은 비난을 받고 2년 만에 Apple App Store와 Google Play Store에서 영원히 사라졌다. 하지만 이는 베트남 젊은 게이머들과 게임 개발자들에게 베트남 게임 산업의 발전 가능성과 개인적인 성공의 희망 가능성을 보여준 계기가 되었다. 

이후 2020년, 베트남 게임 amanotes가 호주, 뉴질랜드, 동남아 시장의 모바일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하여, 또 하나의 베트남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amanotes Game 게임 화면 

(출처: amanotes 웹사이트)

베트남의 게임은 운영 성격에 따라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 스튜디오(Game Studio)와 게임을 배포하는 게임 퍼블리셔(Game Publisher)로 나뉜다. 대표적인 게임 스튜디오는 OneSoft, Amanotes, iKame, Hiker, Topebox, Wolffun, Mirale Group 등이다. 

베트남의 주요 게임 스튜디오

(출처: 김도연 작성)

베트남은 동남아에서 전통적으로 게임 퍼블리셔 영역이 큰 시장이다. 동남아의 게임 허브로, 2000년 초반에는 프랑스 게임 퍼블리셔인 Gameloft와 Ubisoft가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시작하였고, 베트남 현지 퍼블리셔인 VNG, VTC와 중국 Tencent, NetEase, 그리고 싱가포르 기업인 Garena가 베트남의 게임을 베트남과 아시아에 전파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베트남의 주요 퍼블리셔 

(출처: 김도연 작성)

게임 스튜디오는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 기획, 기술, 그리고 게임 개발자와 같은 인력을 통해 게임을 개발하고, 게임 퍼블리셔는 게임 개발사, 스튜디오와 협력하여 게임 서비스를 로컬 베트남 환경(베트남 현지 네트워크, 서버, 클라우드 인프라 관리 등)에 맞춰 기술적으로 잘 배포한다. 이를 통해 게임이 베트남에서 잘 팔릴 수 있게 마케팅 및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개발사와 분배한다.

베트남 Game Publishing 기능

(출처: Funtap 제공)

사실 게임 개발은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과정이라 개발 기간도 길고(적게는 1년, 길게는 10년까지 걸림), 성공에 대한 보장도 없는 리스크가 매우 큰 산업이다. 동남아 게임 회사들이 중국, 한국의 게임에 밀려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현실에 처해있다. 이에 베트남의 경우 자체 게임 개발보다는 이미 해외에서 만들어진 게임을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Localization, 운용, 홍보, 결제, 회원 수 확대 등 게임 퍼블리싱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이를 개발사와 RS(Revenue Share)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VNG Game - 베트남의 대표적인 게임 스튜디오 및 게임 퍼블리셔

베트남에서 가장 큰 유니콘인 VNG Group CEO Le Hong Minh은 14살 때부터 게임에 미쳐 2000년대 초반 베트남에서 PC방을 오픈하였고, 그 후 VNG라는 회사를 창업하여 네트워크 게임 개발을 시작하였다.

VNG 창업자 Le Hong Minh과 VNG 모태인 PC방 사업 

(출처: CNN)

VNG Game은 2005년에 Vo Lam Truyen Ky라는 PC 기반 MMORPG 게임을 출시하여 베트남 최초로 일본과 동남아로 VNG Game을 수출하게 되었으며, 2021년까지 베트남 MMORPG에서 1위를 차지했다. VNG는 게임 퍼블리싱을 하기에 매우 적합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VNG Group의 다양한 인터넷 사업(Zing TV, Zing Music 등), Zalo 채팅 플랫폼, 결제 시스템(Zalo Pay, Payment), VNG 데이터센터 및 VNG 클라우드 등을 보유하고 있어 게임 퍼블리싱에 최적화된 생태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VNG ecosystem

(출처: VNG 웹사이트)

VNG Game은 2018년부터 Crossfire, ROS 출시를 시작으로, 2019년에는 모바일 게임 Bang Bang, Dead Target 등을 베트남뿐만 아니라 동남아 국가에 출시하였다. 특히 Dead Target Zombie라는 모바일 게임으로 전 세계 누적 1억 5천만 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여 베트남의 대중적인 게임이 되었다. 

2022년에는 이러한 탄탄한 MMORPG와 캐주얼 게임 출시와 외부 투자를 통해 E-스포츠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으며, 2024년 IPO를 눈앞에 두고 있다. 

마치며

베트남에는 한국이나 중국과 같이 게임 이용에 대한 규제가 없어서 점차 게임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대다수 게임이 중국 게임사에 의존하고 있고, 게임 저작권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 

베트남에 게임으로 진출한다면 현지어, 마케팅, 운영은 필수이며, 결제 연동 등 현지화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퍼블리셔가 손익분기점을 맞추기까지 약 2년이 걸리는데, 이를 위해서는 인내와 함께 장기적인 사업 발전을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