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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원이 살기 좋은 국가이자 은퇴 생활지로 꼽히는 말레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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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홍성아(말레이시아)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른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투자개발청(MIDA)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아세안(ASEAN)에서 가장 매력적인 외국인직접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세제혜택을 포함한 정부 지원과 풍부한 천연자원, 저렴한 노동비 등 투자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정부는 16건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여 타국과 무역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아세안 주요 국가(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브루나이)와 99%의 무관세(Zero-Tariff) 혜택을 채택하고 있어 아세안에서 사업을 확대하려는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의 경제연구기관 '밀켄 연구소'는 ‘2022 세계 기회 지수 보고서(Global Opportunity Index 2022: Focus on Emerging Southeast Asia)’를 통해 아세안에서 잠재력이 가장 큰 투자처로 말레이시아를 선정했다. 

 

 

2022 세계 기회 지수 보고서 1위를 차지한 말레이시아

(출처: 밀켄 연구소)

 

 

한국도 말레이시아와 경제 교류를 늘리며 경제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현지 매체 <더선데일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과 말레이시아 간 총 교역액은 약 1,142억 링깃(약 32조 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3%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2022년 기준 한국은 말레이시아의 여덟 번째 무역 파트너이며, 아세안 국가 가운데 베트남과 싱가포르에 이은 3위 교역국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발간한 ‘2022년 해외진출 한국기업 디렉토리’에 따르면, 2022년 12월 기준(조사대상에서 제외된 브루나이를 제외) 아세안 9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베트남·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 가운데 한국기업이 진출한 기업 수는 말레이시아가 네 번째로 많다. 아세안 9개국 중 한국기업이 가장 많이 등록된 국가는 베트남(3,657건)이며 이어서 인도네시아(1,018건), 태국(370건), 말레이시아(199건) 순이다. 

 

 

 

아세안 9개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숫자

(출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또한 한국 기업은 말레이시아에 교역 거점으로 해외사무소 및 해외지사를 확대 설치하고 있다. 2022년 말레이시아의 해외사무소 및 해외지사 승인 건수는 99건으로, 이 가운데 한국은 싱가포르(14건), 일본(13건)에 이어 12건으로 세 번째에 해당한다. 이에 지난 7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쿠알라룸푸르에 FTA해외활용지원센터(해외센터)를 열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해외센터는 중국 베이징, 일본 도쿄 등 11개국 16개의 도시에 있다. 

 

 

주재원이 거주하고 근무하기 좋은 국가 4위

 

글로벌 기업들의 말레이시아 진출이 이어지면서 해외 주재원 수와 투자 금액 모두 크게 증가했다. 2010년 기준 60개 국가, 5,000개 이상의 다국적기업이 진출해 약 3만 5,000명의 주재원이 파견된 것으로 나타난다. 투자기업 인베스트 아시안(Invest Asian)에 따르면 2023년 말레이시아 내 해외주재원 수는 약 25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외국인직접투자 금액도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말레이시아 투자개발청에 따르면, 2022년 외국인직접투자 규모는 733억 링깃(약 20조 9,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481억 링깃 · 약 13조 7,000억 원)보다 증가했다. 

 

말레이시아는 규제를 완화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건전 재정 기반을 조성하며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22 세계 인적자원 경쟁력지수 보고서(INSEAD Global Competitiveness Index 2022)’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48.28점으로 전 세계 133개국 중 45위로 집계됐다. 아세안 국가 중에는 싱가포르(75.8점·1위), 브루나이(49.26점·2위) 다음으로 높은 순위다. 세계 인적자원 경쟁력지수는 국내 환경(Enable), 인재 유치(Attract), 인재 양성(Grow), 인재 보유(Retain), 직업 기술(Vocational and Technical Skills), 전 세계 지식·기술(Global Knowledge Skill) 분야 등 6가지 주요 평가 지표를 기준으로 경쟁력 지수를 측정한다. 말레이시아는 고학력 노동자, 디지털 기술, 고부가가치 수출 등 전 세계 지식·기술 부문과 정치적 안정성, 투명성, 도시화 등 국내 환경 부문에서 각각 33위, 36위로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의 세계 인적자원 경쟁력지수

(출처: 2022 세계 인적자원 경쟁력지수 보고서)

 

 

이처럼 안정적인 경제 체제를 바탕으로 다양한 국가의 해외주재원을 유치하고 있는 가운데, 말레이시아는 해외주재원이 선정한 거주 하고 근무하기 좋은 국가로 꼽힌 점도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우선 말레이시아 내 해외주재원의 정의와 기준을 살펴보고자 한다. 세계은행이 2020년 발표한 보고서 ‘말레이시아 내 외국인 근로자 숫자(Who is Keeping Score? Estimating the number of foreign workers in Malaysia)’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취업비자는 고용비자(Employment Pass)와 방문비자(Visit Pass) 두 종류가 있다. 고용비자는 취업을 위한 체류 비자로 해외주재원(expatriate) 또는 지식/기술 노동자(Knowledge/skilled)가 소지할 수 있다. 반면 저숙련 노동자(foreign workers)는 방문비자(Visit Pass)만 신청할 수 있다. 이 글에서 해외주재원은 고용비자를 소지한 자를 의미한다. 

 

세계 최대 해외주재원 사이트 인터네이션(Internation)이 발표한 ‘Expat Nations 2023’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전 세계 172개국 가운데 해외주재원이 거주하고 근무하기 좋은 국가 4위를 차지했다. 이 순위는 172개국에서 생활하는 171개 국적의 외국인 약 12,065명을 대상으로 생활비, 거주 부문, 경력 전망, 사회관계, 의료 부문 등 56개 지표를 점수화한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172개국 중 멕시코, 스페인, 파나마에 이어 4위를, 아시아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말레이시아가 상위권에 속한 지표는 개인 재정 부문(Personal Finance·5위), 주재원 생활 필수 부문(Expat Essential·4위), 주택 부문(Housing·2위), 언어(Language·4위)다. 

 

 

 

해외주재원이 거주하고 근무하기 좋은 국가 4위로 선정된 말레이시아

(출처: 더 네이션스(The Nations))

 

 

이는 말레이시아에 체류하는 해외주재원이 충분한 가처분 소득이 있고 생활비 대비 높은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해외주재원이 간단한 은행 계좌 개설 절차, 부정부패 없는 투명한 사회 등에 만족하고 합리적인 금액에 주택을 임대하거나 매매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 것을 뜻한다. 아울러 다양한 민족, 문화가 공존하는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어가 공용어지만 영어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주효했다. 

 

 

MM2H로 은퇴 이민지로 부상

 

해외 기업들의 지속적인 투자유치로 말레이시아의 지리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시아 마이세컨드홈 프로그램(MM2H)으로 은퇴 이민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김도혜(2019)의 논문 「“환영할만한” 은퇴이주자의 탄생: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의 비자정책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50세 이상의 일본과 유럽의 은퇴자를 자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1987년 은퇴 이주 비자인 실버 헤어프로그램(Silver Hair Program)을 도입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은퇴 이주 비자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인 1990년대부터다. 2000년대에는 이를 재정비해 외국인 투자와 이민을 장려하는 은퇴이주 비자인 MM2H(Malaysia My Second Home)를 운영하고 있다. MM2H를 소지한 외국인은 10년 단위로 장기체류할 수 있고 부동산 소유도 인정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019년까지 총 4만 8,471명의 외국인을 유치해 약 406억 링깃(약 11조 6,006억 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했다. 

 

 

2002~2019 MM2H 발급 현황

(출처: MM2H)

 

 

말레이시아는 생활비가 적고 치안이 안전한 점 등 때문에 은퇴지로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미국 나스닥의 고뱅킹레이트(GOBankingRates)에 따르면, 한 달에 2,000달러 미만으로 은퇴하기 가장 안전한 곳으로 말레이시아가 선정됐다. 고뱅킹레이트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월평균 생활비가 1,066달러(한화 약 134만 8,219원)이며, 세계 평화 지수 순위는 1.471로 1위를 차지했다. 2021년 비자 발급 조건이 대폭 강화되면서 지원자가 급감했으나, 최근 외국인 유치를 위해 MM2H 비자 신청 조건을 완화한다고 밝혀 MM2H 비자 신청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10월 13일 MM2H 취득조건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비자 자율화 정책(Visa Liberalisation Plan)을 포함한 2024 예산안을 상정했다. 

 

말레이시아는 이처럼 주재원이 근무하고 살기 좋은 국가이자 은퇴자들에게도 각광받는 특수성을 지닌다. 한국 내에서 고령화, 은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말레이시아만의 특징들을 활용해 주재원 생활부터 은퇴 이주까지의 생애를 설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