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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형 OPEC 발전 현황과 신설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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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최근원(러시아)

 

가스 산업에서 '가스형 OPEC'을 신설하는 아이디어는 오랫동안 논의됐으며, 현재 유사한 동맹이 실현 가능성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의 발전 상황과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OPEC(Organization of the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은 1960년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에 의해 설립되었다. 초기에는 미국의 원유 생산량에 대한 가격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되었으며, 이후 회원국이 늘어나며 현재 13개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OPEC 회원국은 전 세계 원유 재고의 약 2/3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원유 생산량의 1/3과 원유 수출량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OPEC 회의장 (출처: Bloomberg)



가스 산업에서도 '가스형 OPEC'의 형성 아이디어가 제기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가스와 석탄 시장 규제를 위한 국제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가스 OPEC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2023년 8월 초, 석유와 가스 매장량 1위인 러시아와 2위인 이란이 가스 허브를 구축하기 위한 회의를 모스크바에서 진행했다. 이를 통해 이란은 러시아와의 협력으로 '에너지 허브' 설립에 합의했다. 이란의 청색연료 공급망은 이라크와 터키로 연결되며, 가스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다.

2023년 5월, 러시아 부총리 알렉산더 노박은 이란을 방문하여 이란 남부에 전자 거래 허브 설립을 합의했다. 또한 투르크메니스탄 가스를 이란으로 수입해 북부 지역에 공급 할 계획이다. 러시아 가스프롬(GAZPROM)과의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협력을 토대로 이란과 러시아는 가스 생산과 유통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 나가며 '가스 OPEC'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러시아 알렉산더 노박 부총리와 이란 자바드 오우지 석유부 장관과의 회의
(출처: 러시아 주정부)


다만, '가스 OPEC' 구축에는 몇 가지 문제점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존재한다.

첫째로, OPEC은 세계에서 유일한 합법적 카르텔이다. 

모든 회원국은 가격을 정하고 그들만의 규칙을 세워 운영한다. 따라서 가스 산업에 동일한 조직을 설치하려면 구속력 있는 강력한 합의 내용과 법적 기반이 필요한데, 현재 이러한 부분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둘째로, 조직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외교적으로 굳건한 구성원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물론이고, 오랫동안 서방의 제재를 받아온 이란은 국제 외교관계가 순탄치만은 않다. 따라서 유사 경제 연합을 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또한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랫동안 경쟁 관계에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사우디의 입지가 국제 무대에서 중요해진 만큼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따라서 카르텔 형성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셋째로, 가스 수입국 입장에서 가스 카르텔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시장경제 원리에 기반하여 가스 가격이 유동적으로 움직이기를 바랄 것이며, 특수 조직이 이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탐탁치 않게 볼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많은 자금이 투입되어야 하는데, 현재 러시아와 이란은 당장 장기 프로젝트를 이끌어 가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두 나라는 당장 리스크가 큰 프로젝트를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며, 진행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일정 지역에만 국한된 가스 허브 프로젝트로 발전할 것으로 본다.

지난 2022년 원자재 시장은 상당한 변화를 경험했다. 유럽을 제외한 제3국들은 러시아에서 가스를 수입하는 것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유럽은 여태까지 가스의 45%를 러시아 가스관을 통해 수입했으며, 2022년 초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 가스 수입 중단 선언은 가스 시장이 완전한 스팟 거래 시장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결과 가스 가격은 순간적인 수요와 공급 변동으로 하루 동안 수십 퍼센트의 등락을 보이는 혼란이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LNG 산업에 큰 영향을 주었는데, 유럽의 LNG 수요 증가로 가스 가격은 아시아 시장 가격을 뛰어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일부 공급 업체들은 아시아 고객들과의 장기 공급 계약을 어기고 유럽으로 LNG 탱커를 보내면서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에서 위기 상황이 벌어졌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EIA)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따뜻한 겨울과 충분한 가스 저장량으로 인해 아시아의 스팟 LNG 수요가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유럽으로 엄청난 양의 LNG가 우회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

2022~2023년 겨울은 유럽에 있어 두 번째로 따뜻한 겨울이었으며, 특히 1월이 가장 따뜻했다고 미국 국립해양대기연구국(NOAA)이 발표했다. 이로써 유럽 연합은 가스 부족 상황을 피하고 혼란을 피할 수 있었다.

2020~2021년에는 석유 및 가스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며 원자재 시장이 어려움을 겪었고, 기업들이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의 분쟁 발발로 가격은 상승세로 돌아갔다. 러시아와 이란은 이러한 상황을 기반으로 '가스형 OPEC'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특히 수요 및 공급의 균형을 맞추어 가격 변동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가스 시장에서 천연가스(NG)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점유율은 거의 50:50이다. 러시아 에너지부는 2030년까지 LNG의 점유율이 70%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적인 가스 관련 기술 혁명으로 인해 미국이 대규모 LNG 공장을 설립하고 새로운 LNG 터미널을 구축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카르텔 구축 논의의 주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은 호주와 카타르를 앞질러 세계 최대 LNG 생산자가 될 전망이며, 2022년 미국의 LNG 수출은 16%가량 증가하여 전 세계 LNG 수출국 중 1위로 떠올랐다.

러시아의 에너지 분석가들은 현재 가스 수출국 포럼(GECF)이 유일하게 가스 산업 문제를 논의하고 기술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통해 현재 가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러시아는 유럽 시장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국가들과 경쟁하면서 GECF가 적절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러시아와 이란은 GECF를 통해 소통하며 카르텔 형성 계획을 추진할 계획이다.



2023년 6월 18일 GECF에서 가스 시장 트렌드라는 주제로 모인 회원국
(출처: GECF 홈페이지)



시사점

러시아와 이란은 가스 시장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 현재 세계 가스 산업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으며, 러시아가 유럽의 중요한 가스 시장에서의 입지를 잃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란은 거대한 가스 비축 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파트너들과 공동 수출 인프라를 구축하여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가스 생산국들은 안정적인 투자와 가격 균형,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스 수출국 포럼 (GECF) 등의 소통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러시아의 전문가 다수는 가스 생산국들이 '가스 OPEC'을 형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단순한 경쟁자 관계를 넘어선 협력이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또한 가스가 미래에도 필수적인 에너지 자원으로 남을 수 있도록 연구하고 개발해야 하며, 대체에너지원을 탐색하는 여러 국가들을 규탄하는 것보다는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러시아, 미국, 카타르,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노르웨이 등이 주요 가스 생산국으로 분류되며, 특히 카타르, 호주, 미국, 러시아,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등이 LNG 생산국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국가들은 가스 시장의 흐름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와 이란의 '가스 OPEC' 협력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수입 안정성과 에너지 비용 변동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에 따른 에너지 공급 전략의 다변화와 외부 정치 경제 영향 수용이 필요하며, 동시에 새로운 협력 기회도 모색할 수 있을 것임은 확실하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