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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발, 자전거 - 전기자전거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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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이주영(독일)

 

독일 전기자전거 산업이 급성장세다.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대중교통 이용 최소화라는 생활방식 변화가 맞물림에 따라 개인 모빌리티 산업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 전기자전거 판매량 증가가 눈에 띄는데, 30대 이상 연령대가 주를 이루고, 특히 50~60대 이용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출처: Norddeutscher Rundfunk)

 

 

 

독일은 자전거천국으로 불린다. 자전거 사용이 일상화되어 있어, 남녀노소 모두 자전거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3년 독일 정부 발표에 따르면, 독일 전역에 7천8백만 대의 자전거가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독일 인구가 8천3백만 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독일 전체 가구의 80%가 최소 한 대의 자전거를 보유하고 있고, 두 대 이상을 보유한 가구 수가 3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보고에 따르면 독일 국민 80% 이상이 일상생활에 자전거를 이용한다고 답했고, 55%는 등하교 및 출퇴근 등 대중교통 대체수단으로 사용한다고 했다. 또한 15km 내외 거리는 자동차보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독일인들의 높은 자전거 이용률은 어디서 온 것일까?


 

독일의 자전거 이용 인구수에는 어린이 이용자 수도 빼놓을 수 없다. 독일에선 유아 시기부터 ‘라우프파라트(Lauffahrrad)’라는 자전거를 사용한다. 라우프파라트는 페달 없이 탈 수 있는 자전거로, 독일 어린이들은 이를 활용해 균형 잡는 훈련을 하는 등 자전거와 친해지고, 익숙해진다. 특히 초등학교 정규과정에 교통법규와 규칙 등을 가르치는 학습시간이 따로 있어,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돕는다. 실제 거리와 도로를 재현한 자전거 학습장에서의 실습을 통해, 건널목과 커브길 및 좌회전과 우회전 운행 등 실제 상황에 가까운 학습을 진행한다. 이런 교육은 어린이가 부모의 자전거를 따라 자전거로 등교할 때, 그리고 청소년이 되어 혼자 등교할 때까지 교통규칙을 지키며 안전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토대가 된다.   


 

페달 없는 자전거, 라우프파라트를 타는 어린이 (출처: pixabay)

 



한편 독일의 퇴직한 노년층은 삼삼오오 소그룹을 만들어 도시에서 도시로 자전거 여행을 즐긴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전거 길을 달리는 것은 적은 비용으로 자연을 누리고 건강을 증진시키며,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활동이다. 특히 65세 이상의 시니어에게 자전거는 무릎에 부담이 적은 운동 수단이자 근거리 이동 수단으로 일상화되어 있다. 이들은 자전거 도로가 잘 닦여져 있어 짧게는 왕복 50km의 자전거 여행을 즐겨 하기도 한다.


전기자전거 주요 사용자의 비율이 중장년층과 노년층이 높은 이유는, 이미 수십 년 동안 자전거를 타며 생활해온 습관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이다. 일반 자전거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다보니 함께 사용할 전기자전거도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전기자전거는 배터리와 모터를 사용해 탑승자의 페달링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체력적 부담을 덜어준다는 이점이 있다. 적은 힘만으로 25km/h로 달릴 수 있는 것이 큰 매력이며, 이런 점이 시니어의 전기자전거 구매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Fahrrad XXL E-Bike-STUDIE 2020)



일각에서는 모터와 배터리의 힘으로 운행하는 전기자전거가 일반 자전거에 비해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런 우려가 무색하게도 체력 증진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오히려 오르막길에 대한 부담을 줄여줌으로써, 규칙적이고 지속적으로 야외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게 하는 전자자전거만의 큰 장점이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고 심장과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과체중이거나 심혈관 환자 및 당뇨 환자, 그리고 노년층의 전기자전거 이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일반 자전거의 경우, 가속이나 감속 시 지나친 페달 조정으로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고, 오르막길 역시 큰 체력소모가 필요해 신체에 부담이 상당할 수 있다. 그러나 전기자전거는 비교적 균일하게 하중을 지지하고, 근력의 부하를 줄이는 등 운동 강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이다. 무릎 수술을 받은 경우, 아쿠아스틱과 같이 물속에서 체중부담을 줄여 재활치료를 하는 것과 같이, 전기자전거도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일반 자전거에 비해 전기자전거 자체가 무겁기 때문에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의 상황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모터와 충전지의 무게로 인해 전기자전거는 보통 20kg이 훌쩍 넘는다. 이 때문에 자전거 조작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도로 상황에서 빠르게 브레이크를 잡지 못하는 상황 발생 시, 사고로 이어지는 사례도 상당하다. 65세 이상의 전기자전거 이용자는 44세 이하의 이용자에 비해 사고 발생률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5km/h의 속도로 달리는 20kg 이상의 전기자전거 하중을 능숙하게 제어하지 못할 경우 사고 위험도 급상승한다. 일단 사고가 나면 사고 피해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심각한 부상을 입을 확률도 높아진다. 충돌이나 낙상 시 골절 이상의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내무부장관은 노년층 전기자전거 이용자에게 안전교육 참여를 강조하기도 했다.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필요시 안전 교육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자격을 갖춘 전문 인솔자가 안전하게 전기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안전 운전교육을 진행한다. 프로그램에는 다양한 상황에서 안전하게 출발하는 방법, 커브길 통과하는 방법, 장애물 피하는 방법, 신호하는 방법, 사각지대에서 행동하는 방법 등을 담고 있다. 


전기자전거에 대한 높은 관심에 대해 친환경적 이유도 빼놓을 수 없다. 개인 승용차 대신 전기자전거를 이용할 경우 차량 한 대당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연간 225kg에 달한다. 탄소가스 배출에 대한 경각심 높아지는 상황에서 배기가스 없는 전기자전거에 대한 선호도는 당연히 높다. 


깔끔한 디자인에 훌륭한 성능까지 겸비한 전기자전거를 이용하면 15km 정도의 짧은 거리는 운동도 할 겸, 출퇴근 이동수단으로 충분히 효과적이다. 또한 주차에 대한 걱정이나 교통 체증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는다. 그 밖에 일반 자전거는 출근 동안 땀이 나는 등의 불편함이 있었지만, 전기자전거는 이런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출처: pixabay)





 

2011년부터 2022년까지 연간 전기자전거의 판매대수 추이 (출처: Statista)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독일 연간 전기자전거 판매량은 꾸준히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022년 한해에만 220만 대가 판매되어 기록을 갱신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수치이다. 또한 2021년엔 독일 자전거 판매량의 약 43%를 차지했다. 친환경 트랜드 속에서 모터, 배터리 성능 개발, 업체마다의 차별화된 디자인, 자체 개발된 첨단 기술 등에 힘입어 고유가 시대에 전기자전거 이용자 증가세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